
194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변압기 전문 제조업체인 국제전기는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 온 전력기기 핵심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국제전기는 과감한 체질 개선과 구조 개편을 거치며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합병 효과 걷어낸 '진짜 성적표'… 매출 54%·영업이익 57% 급증
국제전기는 2025년 1월 1일 자로 자사의 지배회사였던 주식회사 아세아이엔티를 흡수합병했다. 회계상 역합병 처리된 이 이벤트로 인해 재무제표상의 전년 대비 실적이 194억 원에서 1,425억 원으로 수 배씩 폭발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역합병 회계 처리에 따른 회계적 착시 현상이다. 하지만 이 착시를 완전히 제거하고 두 회사의 본래 체급을 합산해 비교해 보아도, 국제전기의 실질적인 우량 성장은 뚜렷하게 확인된다.
합병 전인 2024년, 두 회사가 각각 올린 원래 매출은 국제전기가 약 729.5억 원, 아세아이엔티가 약 193.9억 원으로 단순 합산 매출은 약 923.4억 원 규모였다. 반면 합병 후 2025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매출은 약 1,425.2억 원을 기록했다. 만약 합병을 하지 않고 각자 사업을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을 합친 전체 체급의 매출은 약 54.3% 성장한 것이다.
회사의 핵심 본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영업이익 지표는 더욱 고무적이다. 2024년 합병 전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국제전기 115.2억 원, 아세아이엔티 14.8억 원으로 단순 합산 시 약 130.0억 원이었다. 2025년 실적에서는 영업이익이 약 204.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는 약 56.9% 성장한 수치로, 매출 성장률(54.3%)을 상회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공적인 비용 효율화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종 이익 단계인 당기순이익 역시 크게 늘었다. 2024년 중복되는 지분법이익(109.3억 원)을 제거한 두 회사의 실질 합산 순이익은 약 124.1억 원이었으나, 2025년 합병 후 당기순이익은 약 168.1억 원으로 약 43.8% 성장했다. 이는 앵커PE의 인수 이후 진행된 볼트온 전략과 데이터센터 등 전력 인프라 업황 호조가 맞물리면서, 본업 자체가 확실하게 턴어라운드 및 성장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급증한 선수금과 매출채권, "풍부한 수주 잔고의 증명"
향후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들도 긍정적이다. 수주 산업의 특성상 온기를 나타내는 선수금이 2025년 말 기준 22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4년 기준 두 회사의 단순 합산 선수금(약 183억 원) 대비 확연히 증가한 수치다. 선수금은 제품을 만들기 전 고객사로부터 미리 받은 돈인 만큼, 향후 1~2년 내에 고스란히 매출로 인식될 확실한 수주 잔고가 확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매출 확대로 인해 매출채권 역시 2024년 단순 합산액(약 188억 원)에서 2025년 307억 원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회사 측은 대손충당금 설정액을 약 2.9억 원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며 관리 중이지만, 향후 회수 기간이 길어지지 않는지 리스크 관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남은 우발 리스크와 앵커PE의 '2,000억 밸류' 엑싯 청사진
회사가 직면한 우발 리스크도 존재한다. 현재 국제전기는 '지에스티트항스포메터흐'라는 업체로부터 부정경쟁행위금지 등의 소송을 당해 대법원 재판을 진행 중이다. 소송가액은 22억 원 규모로, 회사는 패소 가능성에 대비해 5.1억 원을 소송충당부채로 설정해 두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손실 전입이나 현금 유출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한편, 2025년 중 국제전기가 임직원에게 부여한 주식선택권(스톡옵션)은 향후 PEF의 출구전략(Exit) 타임라인을 엿볼 수 있는 단서다. 회사는 임직원에게 총 16,342주의 주식선택권을 부여했는데, 행사가격이 주당 약 49.3만 원 선으로 상당히 높게 책정되었다. 부여일로부터 2년 경과 후 행사할 수 있는 이 조건은, 향후 2~3년 내에 회사의 기업가치(Valuation)를 이 행사가격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앵커PE의 강한 자신감과 목표치를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현재 이 스톡옵션 발행 기준으로 역산한 기업가치는 약 2,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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