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3 FRIFRIDAY, OCTOBER 23, 2026

'개미 주식과 회장님 주식'부터 동전주 퇴출까지… 자본시장 제도 개편 한 주 점검

 '개미 주식과 회장님 주식'부터 동전주 퇴출까지… 자본시장 제도 개편 한 주 점검

의무공개매수 법안 소위 통과, 그러나 '대주주 선행매수' 허용으로 일반주주 매각 기회는 6분의 1

코스닥 '3부 리그' 승강제는 절대평가로 선회… 우량 리그 100곳 제한 폐지

동전주 첫 상장폐지 수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개인 손실 6.3조… 당국 국감서 사과

코스피가 10월에만 19% 넘게 빠지며 역대 월간 하락률 6위를 기록한 사이, 여의도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겨냥한 제도 개편 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번 주에만 경영권 거래 때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의무공개매수 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했고, 코스닥을 세 개 리그로 나누는 승강제의 윤곽이 바뀌었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의 첫 상장폐지 사례가 나왔고, 금융당국 수장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고개를 숙였다. 방향은 '주주 보호와 시장 정화'로 같지만, 세부 설계를 들여다보면 일반주주가 체감할 변화의 크기는 제각각이다./

의무공개매수: 법은 통과했지만 '회장님 주식'이 먼저 팔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의무공개매수 법안은 경영권을 인수하는 쪽이 전체 주식의 '50%+1주'를 사들이도록 했다. 대주주만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넘기고, 일반주주는 소외되는 관행을 막자는 취지다.

문제는 '대주주 지분 선행매수'를 허용한 구조다. 대주주 지분이 40%인 회사를 예로 들면, 인수자는 대주주 지분 40%를 먼저 사들인 뒤 일반주주 지분은 약 10%만 추가로 매수해도 의무를 채운다. 나머지 60%를 가진 일반주주들이 모두 매각을 신청하더라도 각자 보유 물량의 약 6분의 1만 처분할 수 있다. 대주주는 전량을 프리미엄을 받고 넘기고, 일반주주는 대부분을 시장에 그대로 들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대안으로는 '비례적 공개매수'가 거론된다. VIP자산운용은 대주주 선행매수를 없애고 응모 물량에 비례해 매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같은 50%를 사들이고 모든 주주가 전량 응모하면 대주주(40%)는 20%를, 일반주주는 합산 30%를 팔 수 있어 모든 주주가 같은 비율로 매각 기회를 얻는다.

지배구조와 주가의 연관성도 숫자로 드러난다. VIP자산운용 분석에 따르면 지배주주 지분율이 50%를 넘는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중위값은 0.62배로, 지분율 30% 미만 기업(1.09배)의 절반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주주와 나누지 않는 구조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스닥 승강제: '100곳 정예'에서 '기준만 넘으면 승격'으로

코스닥 시장을 셀렉트(우량기업), 스탠더드(일반기업), 관리군(부실기업) 세 리그로 나누는 승강제는 설계 방향이 바뀌었다. 당초 시가총액 중심으로 셀렉트 기업을 100곳 이내로 압축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최종적으로는 편입 기업 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가총액, 매출·이익 성장성, 기술력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셀렉트로 승격할 수 있어, 요건 충족 기업이 늘면 셀렉트 규모가 200~300곳까지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정원을 두지 않는 미국 나스닥의 기업군 구분 방식을 참고했다. 우량기업을 명확히 구분해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투자 유인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구체적인 승강 요건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당초 4분기로 예정됐던 공청회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셀렉트 편입이 기관 자금 유입과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지는 결국 승격 기준이 얼마나 엄격하게 정해지느냐에 달려 있다. 기준이 느슨해 편입 기업이 너무 많아지면 '우량 리그'라는 신호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동전주 퇴출: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의 첫 적용

시장 정화 측면에서는 '동전주' 퇴출이 현실화하고 있다. 7월 1일 시행된 상장폐지 요건 강화 이후 처음으로 주가 미달을 이유로 코스닥 5개사가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45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이상을 회복해야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데, 5개사 모두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상은 티케이지애강(773원), 뉴인텍(544원), 형지글로벌(301원), 바른손이앤에이(418원), 아이스크림에듀(527원)다(10월 22일 종가 기준).

변수는 법원이다. 앞서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은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됐고, 거래소는 본안 판결 전까지 이들의 상장폐지 절차를 유예했다. 거래소는 주가 1,000원 미만에 따른 상장폐지 규정은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대상 기업들의 법적 대응 여부에 따라 실제 퇴출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부실기업은 빨리 내보낸다'는 원칙이 법정에서 얼마나 버티느냐가 승강제의 관리군 운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 보호의 실패

제도 개편의 그늘도 드러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미래에셋증권 등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합산하면,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 개인투자자가 본 손실은 6조 3,130억 원에 이른다. 출시 두 달 반 만이다.

상품 구조의 위험도 노출됐다. 6월 8일 SK하이닉스 본주가 7%대 하락했을 때 한 레버리지 상품은 약 15% 떨어져야 했지만 오히려 49% 급등했다. 장 마감 직전 이 상품을 매수한 개인은 다음 날 40% 넘는 손실을 봤다. 금감원이 파악한 이 괴리율 사고의 피해 규모는 1,081주, 약 1,200만 원으로 조사 결과를 검토 중이다.

이찬진 원장은 15일간의 증권신고서 심사 기간에 상품 구조와 핵심 위험을 심사했다며 '졸속 출시' 지적은 부인했다. 다만 통상 거치는 예비상장심사 없이 금감원에 바로 접수돼 빠르게 진행된 측면은 인정했다. 상품 폐지에 대해서는 투자자 재산권 문제라며 선을 그었고, 추가 조치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같은 방향, 다른 속도: 무엇을 봐야 하나

이번 주 쏟아진 제도들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한국 증시의 할인 요인으로 꼽혀온 '일반주주 소외'와 '부실기업 방치'를 실제로 줄일 수 있느냐다. 같은 날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프리IPO·IPO 검토 중단을 공시하며 중복상장 논란도 일단락되는 등, 자본시장 정책 이슈는 개별 기업의 의사결정까지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설계의 디테일이 효과를 좌우한다. 의무공개매수는 대주주 선행매수가 허용되는 한 일반주주가 체감하는 프리미엄 공유는 제한적이다. 코스닥 승강제는 기준과 시행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동전주 퇴출은 법원 판단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레버리지 ETF 사례는 시장 활성화를 앞세운 제도가 투자자 보호 장치보다 빨리 나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줬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은 의무공개매수 법안의 정무위 전체회의·본회의 통과와 최종 조문, 거래소의 코스닥 승강 요건 연구용역 결과와 공청회 일정, 동전주 5개사의 상장폐지 이의신청·가처분 여부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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