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단독] ‘스마트스쿨’ 기업 에스아이지, 결국 파산 선고… 코스닥 상장 꿈 ‘물거품’

[단독] ‘스마트스쿨’ 기업 에스아이지, 결국 파산 선고… 코스닥 상장 꿈 ‘물거품’

전국 8000여 학교·KTX역 장악했던 유망 벤처, 16일 파산 선고

2024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유동부채가 자산 30억 초과

회계기준 변경 등 ‘방어책’에도 수익성 붕괴 못 막아

국내 스마트단말 충전보관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스마트스쿨’ 인프라의 강자로 군림했던 에스아이지가 결국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전국 8000여 개 학교와 주요 KTX 역사에 인프라를 깔며 코스닥 상장(IPO)까지 노렸지만, 누적된 적자와 기형적인 고비용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법원, 16일 ‘간이파산’ 결정… 자산 사실상 ‘0’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6일 주식회사 에스아이지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주목할 점은 법원이 이를 ‘간이파산’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간이파산은 채무자의 재산액이 5억 원 미만일 때 적용되는 절차로, 현재 회사가 보유한 자산이 사실상 바닥났음을 의미한다. 채권 신고는 오는 30일까지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진행된다.

“전 세계 확장 꿈꿨는데”… 6년 만에 멈춘 성장 엔진

2019년 7월 설립된 에스아이지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교육 확산과 함께 급성장했다. 이희규 대표는 교실 내 다수의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때 발생하는 전력 과부하 문제를 ‘AI 가변충전 기술’로 해결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주력 제품 ‘싱크프로’는 전국 8000여 개 학교에 보급됐고, 코레일과 협력해 서울역·부산역 등 전국 150여 개 역사에 보조배터리 대여 시스템 ‘모바일타워’를 설치하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까지 진출했다. 이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AI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코스닥에 입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파산 선고로 그가 꿈꾸던 ‘글로벌 스마트 인프라 기업’의 비전은 물거품이 됐다.

‘완전 자본잠식’과 재무적 경고등
에스아이지의 외형 성장 뒤에는 심각한 재무 부실이 똬리를 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아이지는 이미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 자본잠식(자본총계 -2.8억 원)’ 상태였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65.7억 원)가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34.9억 원)보다 30억 원 이상 많아,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존속이 불가능한 ‘시한부’ 상태였던 셈이다. 감사인 역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회사는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해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2023년까지 적용하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2024년부터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으로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K-IFRS상 ‘부채’로 분류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K-GAAP을 통해 ‘자본’으로 인식시켜 부채비율을 낮추려는 고육지책이었으나, 근본적인 부실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팔수록 손해”… 81% 육박한 원가율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익성 붕괴다. 에스아이지의 매출원가율은 81.7%에 달했다. 100원어치를 팔면 원가로 82원이 나가고, 남은 18원으로 인건비와 임대료, 이자 등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였다. 제조업 평균을 훨씬 웃도는 고원가 구조다.

영업현금흐름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고정비 통제에 실패하며 당기순손실만 32.7억 원을 기록했다.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점도 치명타였다. 연간 이자비용만 4.1억 원에 달해, 영업을 통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전형을 보여줬다.

에스지아이는 매출 채권을 회수하고 재고를 줄이며 현금을 확보하려 했으나, 이미 망가진 수익 구조와 금융 비용을 감당하기엔 늦은 감이 있었고 결국은 간이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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