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세대 홀린 '국민 사진관' 프린팅박스, 적자 전환
프린팅박스는 전용 웹과 앱에 사진이나 문서를 올리면 클라우드를 통해 전국 키오스크에서 24시간 내에 즉시 출력할 수 있는 무인 출력 공유 플랫폼이다. CU, GS25 등 4대 편의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등 전국에 1,300여 대 이상의 기기를 설치하여 운영 중이며, 유명 애니메이션이나 아이돌 팬덤 등 다양한 콘텐츠 IP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1030 세대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어왔다.
2021년 사명을 비전오티에스에서 '프린팅박스'로 변경한 이후 외형은 무서운 속도로 커졌다. 2019년 10.3억 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1년 19.1억 원, 2022년 51.5억 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88.4억 원과 93.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3년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추정 기업가치 310억 원 수준에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후에도 추가 유상증자(기업가치 500억대 추정),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승승장구했다.

프린팅박스 라운지 홍대, 출처: 프린팅박스 홈페이지
2025년 뼈아픈 '어닝쇼크'… 매출은 반토막, 영업이익률은 -52.57%로 추락
프린팅박스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6년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화려한 청사진과 달리, 최근 확인된 2025년 재무제표는 상장 추진을 무색하게 할 만큼 치명적인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뼈아픈 부분은 꺾여버린 성장성이다. 2024년 약 93.8억 원에 달하던 매출은 2025년 약 5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이상 급감했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처참하다. 매출은 반토막 났지만 원가와 판관비 부담이 오히려 가중되면서, 2025년 영업이익률은 -52.57%라는 절망적인 수치로 곤두박질쳤다. 쉽게 말해 100원어치를 팔면 52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로 전락한 것이다.
회사가 위기에 빠진 주원인은 비정상적인 비용 구조, '임차료 고정비 등의 증가'다. 상식적으로 매출이 꺾이면 비용도 함께 줄여야 하지만 프린팅박스는 정반대였다. 전체 판관비는 2024년 28.3억 원에서 2025년 33.7억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판관비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임차료의 증가세가 눈에 들어온다. 2024년 약 2억 원이던 임차료는 2025년 약 14.8억 원으로 1년 만에 7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무인 출력 플랫폼의 핵심인 오프라인 매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인프라 리스 계약이나, 가맹 및 입점 계약 조건에 변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런 고정비가 결국 회사의 실적에 영향을 준 것이다.
자본금 청산 턱밑까지 온 '자본잠식' 위기… 부채비율 944.5%
영업 부진은 곧바로 재무구조의 붕괴로 이어졌다. 2025년 한 해에만 약 29.4억 원의 막대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전액 증발하고 -24.4억 원의 결손금이 쌓였다.
이 여파로 2024년 33.1억 원이던 자본총계(순자산)는 불과 1년 만에 6.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현재 회사의 납입 자본금(약 5.38억 원)과 거의 맞먹는 수준으로, 향후 추가적인 손실이 조금만 더 발생해도 자본금마저 깎여나가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하게 된다. 반면 부채총계는 약 62.8억 원까지 불어나, 부채비율이 통상적 안정권을 초과 하면서 재무 불안을 노출했다.
현금 말랐는데 내부로 11.3억 증발?… 단기대여금 항목
어닝쇼크보도 문제지만 자금 흐름에서 포착된 특이한 점이 있다. 25년 재무를 확인해보면 '주주·임원·종업원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약 8.8억 원, '특수관계자 단기대여금'으로 2.5억 원이 새롭게 발생했다.
현재 회사는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약 1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할 만큼 현금이 필요한 상태다. 매출채권 약 10.3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당장 회수한다고 해도 돌아오는 빚과 이자를 막기에 부족한 '운전자본 부실' 상황이다. 그런데도 회사의 유동성 자금 약 11.3억(대여금만 계산하면 8.8억) 원이 내부 관계자들의 대출금으로 빠져나갔다는 점은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어닝쇼크의 프린팅박스, 상장의 꿈은 당분간 미뤄야 할듯
더욱 암울한 것은 매년 갚아야 할 눈덩이 이자다. 영업외비용을 보면 2025년 이자비용으로만 4.1억 원이 지출됐다. 회사가 본업인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전혀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년 4억 원대의 금융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종합해보면, 현재 프린팅박스는 대규모 외부 자본 수혈 없이는 자생적으로 위기를 탈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작년 1월 주관사를 선정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반토막 난 매출, 심각한 영업적자와 유동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코스닥 상장의 꿈은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린팅박스가 그동안 전국 주요 거점에 1,300여 대의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무인 콘텐츠 출력 시장에서 쌓아온 저력은 분명하다. 1030세대 팬덤 문화와 결합하여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히 유효하다. 비록 지금은 뼈아픈 재무적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회사가 이번 사태를 뼈를 깎는 성장통이자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란다. 무리한 비용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내부 통제를 엄격히 다잡는다면, 이 위기를 경험 삼아 더욱 내실 있고 단단한 기업으로 거듭나 머지않은 미래에 코스닥 상장이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체험하기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뉴스에포크 뉴스레터 · 무료 · 언제든 해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