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국내 1호 드론 상장사' 꿈꾸던 숨비, 직원 수 60% 급감, M&A 매물로..

 '국내 1호 드론 상장사' 꿈꾸던 숨비, 직원 수 60% 급감, M&A 매물로..

'국내 1호 방산 드론 상장사'를 목표로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항공테크기업 숨비가 심각한 재무 위기와 상장 철회 후폭풍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투자 유치에 나섰다.

한때 정부 기관 및 방산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숨비가 자본잠식과 인력 이탈이라는 늪에 빠지게 되었다.

■ 화려했던 비상: 독보적 기술력, 정부·대기업 협업과 대규모 프리IPO 성공

숨비는 당초 순수 자체 기술력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체인 개인항공비행체(PAV)와 100kg급 화물운송 무인기(CAV) 상용화에 집중하며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던 기업이다. 특히 2022년 인천 옹진군 자월도에서 100차례의 PAV 시험비행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국방과학연구소(ADD)로부터 비행제어시스템과 모터 핵심 기술에 대해 '성공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인선 대표이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

방산 대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했다. 2023년 한화시스템의 1차 협력업체로 등록된 데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화생방 정찰 차량에 탑재되는 무인기를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에서는 LIG넥스원(군인공제회·IBK캐피탈과 공동 설립한 방산혁신펀드), 쏠리드엑스 등 8개 기관으로부터 총 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피치덱 데이터에 따르면 숨비는 창립 이래 560억 원이 넘는 누적 투자를 받았으며, 최근 프리IPO 당시 기업 가치는 약 840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꺾인 날개: 깐깐해진 거래소 문턱, 상장 예비심사 자진 철회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던 숨비는 증시 입성 문턱에서 치명적인 좌절을 겪었다. 숨비는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기술성 평가 'A, BBB' 등급을 받아 특례상장 요건을 갖춘 뒤, 키움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2025년 1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심사 과정에서 매출 가시성과 수주 실적 부족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술력은 인정받았으나, 단기간 내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적 성과가 미흡하다는 한국거래소의 지적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숨비는 예비심사 청구 불과 3개월 만인 2025년 4월, 상장 절차를 자진 철회하며 '세컨드 무버(Second-mover)'로 전략을 수정,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덮쳐온 유동성 위기: 눈덩이 적자와 "계속기업 불확실성" 한계 직면, 직원수도 60% 급감

상장 철회보다 뼈아픈 것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재무 상태다. 5년전인 2019년 매출 7.2억, 영업손실 28억과 비교해 볼 때 2024년 매출은 27억 원 수준까지는 올라왔지만 , 영업손실은 69억 원을 기록했다.

군수 및 UAM 신사업을 위한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대규모 누적 결손이 발생했고, 결국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부 감사를 맡은 인덕회계법인은 2024년 말 부채 총계가 자본을 초과함에 따라 감사의견에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대한 중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재무적 유동성 위험과 영업 지속성 위험이 공식화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2024년 평균 55명 수준을 유지하던 직원 수는 2025년부터 신규 채용 중단 및 지속적인 퇴사자 발생으로 인해 2025년 말 기준 22명까지 급락하였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내부 통제 및 신사업 준비 등을 목적으로 직원 수를 늘리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행보다.

■ 돌파구는 경영권 매각? 사실상 M&A 시장 매물로

코스닥 상장 재도전을 공언했지만, 당장의 생존이 시급해진 숨비는 결국 '매각'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숨비는 최근 국내 회계법인과 접촉하며 최대 3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거래 구조는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과 함께 현재 최대주주인 오인선 대표(보통주 약25% 보유) 등을 포함한 기존 주주의 구주 매각을 병행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자금 조달이나 프리IPO의 연장선이 아닌, 사실상 경영권 이전을 전제로 한 M&A(인수합병) 절차로 해석하고 있다. 대규모 추가 자본 수혈 없이는 R&D와 사업 확장은 물론 존속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비는 외부 투자를 많이 받은 상황이라, M&A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결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

'국내 1호 드론 상장사'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친 숨비. 벼랑 끝에서 선택한 '경영권 매각' 카드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고 재무 안정성을 확보해 회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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