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K-뷰티, K-푸드 등 K-브랜드의 전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위변조 방지 보안 솔루션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던 강소기업 엔비에스티(NBST, 대표 조인석)가 결국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 상태다.
독보적 기술력으로 무장... K-브랜드 밸류업(Value Up) 이끌며 승승장구
2017년 설립된 엔비에스티는 위변조 예방에 최적화된 정품 인증 라벨 'G-Tag'를 앞세워 급성장한 보안 전문 기업이다. 스마트폰 플래시나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과 이미지가 변하는 '갤럭시(Galaxy)', '오로라(Aurora)' 등의 다층 보안 소재 기술을 적용했으며, IT 기반의 유통 추적 시스템(G-Code, G-Check)을 결합해 소비자, 유통 관리자, 브랜드사 모두가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3중 보안 구조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특히 엔비에스티는 연구개발(R&D)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 산학연 협력을 맺고 기술을 지속해서 고도화했으며, 가품의 최대 온상지로 불리는 중국 광저우에 일찌감치 생산 공장을 구축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사업 영역도 넓혀 나갔다. 화장품과 K-팝 굿즈를 넘어 육군 장병 방역을 위해 납품된 붙이는 체온계 '팸퍼밴드' 등 의료기기와 다양한 소비재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그 결과 조달청의 해외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G-PASS) 및 중소벤처기업부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2025 하반기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경쟁력은 눈부신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9년 매출 79억 원, 영업이익 3억 원이었던 실적은 2021년 매출 93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으로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2021년까지만 해도 20억 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할 만큼 재무 구조도 탄탄했다. 넘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초에는 천안 북부 BIT 산업단지에 기존 시설의 약 5배에 달하는 2,000평 규모의 대규모 연구소 및 공장 부지 계약을 체결하며 퀀텀 점프를 노렸다.
꺾인 실적과 덮쳐온 부채 청구서... 유동성 위기에 결국 '백기'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 대규모 확장 계획의 이면에서는 유동성 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2022년부터 실적이 꺾이기 시작하며 매출 65억 원, 영업손실 5억 6,000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 악화는 이듬해 더욱 심화하여 2023년에는 매출이 43억 원으로 반토막 났고, 영업손실은 18억 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회사의 뼈대인 자본 건전성도 급격히 무너졌다. 2021년 20억 원을 웃돌던 이익잉여금은 3년 만에 모두 증발했고, 2024년 말 기준으로는 오히려 41억 원의 결손금이 발생하며 재무 상태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훼손됐다.
회생 신청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차입금 상환 압박이었다. 2023년부터 전환사채와 장기차입금 등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면서 유동부채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 연간 1억 2,000만 원 수준이던 이자비용도 2024년 말 5억 6,000만 원까지 급증하면서 매출총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높아지는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했다.
누적된 적자로 인해 현금 창출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도래한 거액의 부채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는 기업의 숨통을 조였고, 결국 단기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누적된 적자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엔비에스티는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수원회생법원 제3부는 2026년 3월 19일 자로 채무자 엔비에스티 주식회사에 대해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엔비에스티의 모든 회생채권자 및 담보권자는 회생채권에 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경매절차 등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K-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혁신을 거듭해 온 유망 강소기업이 재무 악화의 벽을 넘지 못하고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향후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과 채무 조정 과정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무료 체험하기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뉴스에포크 뉴스레터 · 무료 · 언제든 해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