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위, 글로벌 6위 휠 제조사의 씁쓸한 추락
핸즈코퍼레이션은 1972년 동화합판 주식회사로 설립되어 1984년부터 자동차용 알루미늄 휠을 전문적으로 제조해 온 중견기업이다. 현대자동차, 기아,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며, 생산 능력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6위권의 위상을 자랑해 왔다. 2016년 12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이후, 2025년 5월부터는 사업부별 독립성 제고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오너 3세인 승현창 회장과 박세진 생산공장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그러나 오랜 업력과 탄탄한 글로벌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이어진 적자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며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출처: 핸즈코퍼레이션 홈페이지)
2024년: 대규모 수주에도 불구하고 켜진 '계속기업 불확실성' 경고등
2024년 핸즈코퍼레이션은 현대자동차와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약 4,881억 원(2023년 전체 매출의 65.1% 규모)에 달하는 북미 지역 알루미늄 휠 공급 계약을 맺으며 반등의 기회를 모색했다. 하지만 중국 등 글로벌 휠 시장의 출혈 경쟁과 전반적인 원가 상승, 높은 판관비 유지 및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의 압박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모로코 공장 이슈와 악화된 수익성 탓에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받기도 했다.
이러한 재무 악화는 2025년 3월 21일 제출된 2024년도(제53기) 감사보고서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부여하면서도,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을 핵심 감사사항으로 명시하며 시장에 강한 경고등을 켰다. 당시 감사인은 회사가 2024년 한 해에만 74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무려 2,607억 원이나 초과하고 있어 기업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2025년: 반짝 흑자 뒤 찾아온 공장 화재와 최악의 실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핸즈코퍼레이션은 2025년 1분기 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오랜만에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듯했다. 이어 5월에는 박세진 공장장을 공동 대표로 선임하며 효율성 극대화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연간 200만 개 생산 능력을 갖춘 중국 칭다오 공장에서 주조기 용탕이 넘치며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한 달 이상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생산 및 공급에 큰 차질을 빚었고, 2분기부터 다시 대규모 영업손실(82억 원)로 돌아서며 실적 개선의 희망이 꺾이고 말았다.
여기에 대외적 악재가 겹쳤다. 2026년 초, 미국 연방대법원의 글로벌 상호관세 제도 위법 판결 등 관세 불확실성이 대두되었고,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회사는 결국 고정비 절감을 위해 2026년 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모로코 종속법인(HANDS 8 S.A.)의 생산을 두 달간 일시 중단하는 고육지책까지 꺼내들었다.
2026년 3월: 1년 전 경고의 현실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 직면
2024년도의 경고와 2025년의 악재들은 결국 결산 과정에서 최악의 성적표로 돌아왔다. 2026년 3월 24일 공시된 2025년도(제54기) 감사보고서에서 한영회계법인은 핸즈코퍼레이션의 재무제표 및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최종적으로 '의견거절'을 통보했다.
감사인은 2025년 결산 결과 85억 원의 영업손실과 무려 1,688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규모가 2,864억 원으로 전년보다 더욱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2024년 말 421%였던 부채비율은 2025년 말 726%까지 폭등했고, 누적 결손금은 1,638억 원으로 불어났다. 의견거절의 가장 결정적인 사유는, 현재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채권금융기관들과 금융채무 만기 연장을 위한 사적 합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합의의 성사 및 자구 계획의 실현 여부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을 도저히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2020년부터 이어진 핸즈코퍼레이션의 적자 행진은 6년 연속으로 굳어졌다. 현재 회사의 주식은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즉각 거래가 정지되었으며, 시가총액 역시 코스피 하반기 상장폐지 기준인 300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262억 원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한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국내 1위 자동차 휠 제조사가 채권단과의 막판 사적 합의를 기적적으로 이끌어내고 상장폐지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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