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차량 및 특수전원장치 제작 전문기업인 다원시스가 총체적 경영 난국에 빠지며 코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비판과 경찰 수사, 대규모 적자에 이은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까지 겹치면서 시장과 주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1996년 설립된 다원시스는 핵융합전원장치, 플라즈마 전원장치 등 특수전원장치 제조를 주력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이후 2015년 전동차 사업을 영위하던 (주)로윈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전동차 시장에 본격 진입했고, 철도차량 제작을 회사의 핵심 주력 사업으로 키워왔다.

[출처: 다원시스 홈페이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납품 지연과 '사기' 오명
최근 다원시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핵심적인 이유는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상습적인 전동차 납품 지연'과 그에 따른 부실 문제 때문이다.
다원시스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9,149억 원 규모의 'ITX-마음' 474량 신규 차량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18량의 납품을 지연시켰다. 서울교통공사와 맺은 2,200억 원 규모의 5호선 노후 전동차 교체 사업에서도 초도 차량조차 납품하지 못해, 결국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러한 공공조달 시스템의 마비 사태에 국토교통부는 납품 지연과 선급금 유용 등의 정황을 파악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것 아니냐"며 다원시스를 직접 겨냥해 강도 높은 질타를 쏟아냈다. 이를 계기로 포스코이앤씨 등 민간과의 1,138억 원 규모 신안산선 전동차 공급 계약마저 해지 통보를 받으며 기업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감사인도 등 돌린 불투명한 경영과 재무 파탄
이처럼 납품 지연과 사법 리스크로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인 가운데, 최근 2025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으며 직격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17일부터 주식 매매거래가 전면 정지되었고, 본격적인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삼일회계법인이 제시한 의견 거절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다원시스는 납품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과 원가 부담으로 재무 상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2025년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1,081억 원, 당기순손실은 1,924억 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로 전환했다. 또한, 현재 자본총계는 -5,156억 원으로 자본금(191억 원)을 완전히 까먹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7,235억 원이나 초과하는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지 계속기업 가정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회계감사에 필수적인 기본 자료조차 제출되지 않았다. 외부감사인은 경영진이 서명한 '경영진 진술서'를 비롯해 진행기준 매출 및 매출원가, 영업권 평가, 금융자산 평가, 우발부채 완전성 등을 검증할 핵심 자료를 사측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해 감사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내부회계관리제도 평가에서도 재무보고 과정의 오류를 식별하고 수정하지 못하는 '중요한 취약점'이 다수 발견되어 의견거절을 받았다.
벼랑 끝에 선 경영권 매각과 상장폐지 이의신청
이러한 경영 파탄 속에서도 박선순 대표는 지난해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 10억 1,000만 원을 포함해 16억 5,600만 원의 막대한 보수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 소액주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현재 다원시스는 엔지니어링공제조합에 지분을 매각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 양도 및 쇄신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레일 측이 160억 원 규모의 다원시스 부동산 및 채권을 가압류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인수 주체인 공제조합의 부담이 커져 이마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다원시스는 한국거래소의 규정에 따라 오는 4월 13일까지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막대한 자본잠식 해소와 감사인의 의견거절 사유를 단기간 내에 해소하지 못한다면 코스닥 시장에서의 퇴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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