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26 FRIFRIDAY, JUNE 26, 2026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상장 추진 … 주요 외신들의 반응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상장 추진 … 주요 외신들의 반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Nasdaq)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과 외신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한 공격적인 첨단 설비 투자는 물론,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기업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알리바바 뛰어넘는 역사적 조달 규모

외신들은 무엇보다 이번 상장의 압도적인 자금 조달 규모에 가장 크게 반응했다. 로이터(Reuters) 등 주요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번 나스닥 ADR 상장을 통해 신주를 발행하여 약 294억 달러(원화 약 45조 4,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특히 로이터는 희망가 상단에서 거래가 성사될 경우, 지난 2014년 뉴욕 증시에 데뷔했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218억 달러를 훌쩍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의 ADR 상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매체들 역시 이를 사우디 아람코 IPO 등과 비교될 만한 역사적인 초대형 거래로 평가했다.

HBM 지배력 앞세운 "AI 대표주" 밸류에이션 재평가

이번 상장의 핵심 동력으로는 AI 인프라 수요 급증이 꼽힌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Nvidia)와 구글(Google) 등 글로벌 빅테크 시스템에 사용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는 지배적인 업체로서 글로벌 AI 붐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SK하이닉스가 AI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으며 HBM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 증시 입성은 기업가치의 '밸류에이션 갭 축소' 신호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로이터와 FT 등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넓어지면서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Micron) 대비 적용받던 할인 요인이 줄어들고, 유사한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았다.

공급 확대 리스크와 투자 접근성 확대의 나비효과

다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 존재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유력 금융 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이번 대규모 조달 자금이 신규 팹 건설과 장비 투자에 투입됨에 따라 메모리 생산능력이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며, 장기적으로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과의 가격 전쟁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적인 AI 메모리 열풍뿐만 아니라 '공급 확대 리스크' 역시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마켓워치(MarketWatch)는 이번 상장이 미국 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기존에 한국 거래소를 통하거나 메모리 ETF를 우회해야 했던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마이크론에 집중되던 자금 유입을 뺏어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섹터 전체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관심을 키우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7월 10일 나스닥 데뷔… 글로벌 컴퍼니 위상 강화할 것"

이러한 시장의 뜨거운 반응 속에 SK하이닉스 측도 공식 입장과 세부 일정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 PR팀은 24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ADR 상장 관련 사항을 공시했으며, 미국 현지 개장에 맞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신고서(Form F-1)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Citibank)이 예탁은행을 맡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이 주관사로 참여한다.

공개된 잠정 일정에 따르면, 한/미 금융당국의 승인 및 신고서 효력 발생을 전제로 오는 7월 6일 수요예측 절차를 개시해 7월 10일(미국시간 기준) 공모가 확정 및 나스닥 상장·거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모집 수량은 기명식 보통주 1,779만 주 이내로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약 2.50%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최종 수량 및 발행 조건은 시장 상황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확정된 조건에 따라 발행되는 신주는 7월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추가 상장된다.

조달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번째 팹 건설(약 31조 원)과 청주 첨단 패키징(P&T7) 시설 구축(약 19조 원),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구매(약 11조 9,400억 원) 등 전액 자본적 지출(CAPEX)에 사용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ADR 상장 이후 투자자 저변이 확대돼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AI 기술 혁신의 중심인 미국에서 접점을 넓혀 글로벌 컴퍼니(Global Company)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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