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07 WEDWEDNESDAY, OCTOBER 7, 2026

공장 돌리기 전 화면에서 먼저…이지로보틱스, 영업이익 4억→46억

공장 돌리기 전 화면에서 먼저…이지로보틱스, 영업이익 4억→46억

자동차 공장에 새 로봇을 설치한다고 생각해보자. 로봇 팔이 옆 설비와 부딪히지는 않는지, 부품을 옮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설치를 마친 뒤 문제를 발견하면 설비를 다시 옮기거나 생산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

이지로보틱스는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는 회사다. 컴퓨터 안에 공장과 로봇을 구현하고, 실제 가동에 앞서 움직임을 시험한다. 이름만 보면 로봇을 만드는 회사 같지만, 주력은 가상공장과 로봇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 기술 서비스다.

2001년 설립된 이 회사가 지난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222.1억 원, 영업이익은 46.4억 원이다. 전년보다 매출은 26.6% 늘었고, 영업이익은 약 12배가 됐다.

4년 적자에서 벗어나, 이익률 20%대로

이지로보틱스는 처음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회사는 아니다. 2017~2019년에는 연속으로 영업흑자를 냈다. 이후 2020~2023년 4년간 영업적자가 이어졌고, 2024년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 4년의 실적을 보면 회복 과정이 드러난다.

연도

매출

영업손익

2022년

148.7억 원

−4.5억 원

2023년

147.8억 원

−2.8억 원

2024년

175.5억 원

+3.8억 원

2025년

222.1억 원

+46.4억 원

2022~2023년에는 매출이 150억 원 안팎에 머물렀다. 이후 2년 연속 매출이 늘면서 적자를 벗어났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20.9%까지 올라갔다. 매출 100원 가운데 약 21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오랜 업력을 가진 기업이 몇 년간의 부진을 벗어나,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실적의 특징이다.

로봇의 움직임을 미리 시험하는 회사

이지로보틱스의 대표 소프트웨어는 ‘디엠웍스(DMWorks)’다. 공장 설비를 가상으로 배치하고 로봇의 동작과 생산 과정을 시험하는 데 쓰인다. 회사가 공개한 소개 자료에는 현대자동차·기아, GM, BMW 등이 고객 사례로 등장한다. 쉽게 말하면 공장의 ‘사전 리허설’을 돕는 도구다. 로봇이 부품을 옮기는 경로를 바꾸거나 설비 사이의 간격을 조정하면서 실제 공장에서 생길 문제를 미리 찾는다. 생산라인을 세운 뒤 고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디지털트윈 열풍에 맞춰 뛰어든 신생 기업과는 다르다. 2013년 전문매체 인터뷰에서도 가상공장과 로봇 시뮬레이션을 핵심 사업으로 소개했다. 현실의 공장을 컴퓨터 안에 구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온 것이다. 감사보고서에서도 사업의 성격이 드러난다. 지난해 매출 전액은 ‘용역수익’으로 잡혀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 사용료와 현장 기술 서비스의 비중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매출 전체가 소프트웨어 구독료처럼 반복해서 들어오는 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매출 47억 늘 때, 비용은 4억 늘었다

이익이 급증한 이유는 매출과 비용의 증가 폭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약 46.6억 원 늘었다. 반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데 들어간 영업비용은 약 4.1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비용이 따라 늘지 않으면서, 추가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이익으로 남았다.

비용 내역에서 눈에 띄는 항목은 복리후생비다. 판매관리비에 포함된 복리후생비가 9.4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줄었다. 감소액은 약 6.8억 원으로, 전체 판매관리비 감소액인 4.5억 원보다 컸다. 이 항목이 비용 절감에 큰 영향을 준 것이다. 다만 감사보고서에는 감소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전년에 일회성 지출이 있었는지, 비용 처리 방식이나 복지 제도가 달라졌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이 감소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고 가정할 수는 없다.

기술 개발에는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썼다. 연구개발비는 20.6억 원에서 23.4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의 약 10분의 1이다. 연구개발 지출을 줄여 이익을 끌어올린 것은 아니었다.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현금도 15.5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늘었다. 장부상 이익뿐 아니라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합병과 금융투자까지 봐야 실적이 보인다

감사보고서에는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이지로보틱스는 2024년 12월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인 이지소프트테크를 흡수합병했다. 회사가 밝힌 목적은 경영 효율화다. 합병 당시 들어온 현금은 약 64.7억 원이었다. 넘겨받은 자산 대부분이 현금이어서 자금 여력을 넓히는 효과가 컸다. 다만 자산 내역만으로 피합병 회사의 인력이나 영업 기반을 판단할 수는 없다.

2025년은 합병 후 한 해를 온전히 운영한 첫해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 증가에 합병한 사업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기존 사업의 성장과 합병 효과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순이익에는 금융투자 성과도 더해졌다. 지난해 순이익은 55.9억 원으로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보유 증권을 팔아 남긴 순이익이 약 6.2억 원, 배당금 수익이 약 2.2억 원이었다. 회사는 상당한 규모의 금융자산도 운용하고 있어, 순이익을 모두 로봇·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번 돈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본업에서 남긴 영업이익 46.4억 원은 전년과 비교해 뚜렷한 개선이다. 합병 이후 매출을 늘리는 동안 비용 증가를 억제했고, 연구개발 지출을 늘리면서도 이익을 냈다.

로봇 산업에서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움직이는 기계다. 그 기계가 공장에서 제대로 일하려면 동선을 설계하고, 다른 설비와 부딪히지 않는지 확인하고, 실제 작업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지로보틱스가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은 이 부분에 있다.

앞으로는 이번 수익성을 꾸준히 이어가는지가 중요하다. 고객이 공장을 더 적은 시행착오로 만들고 운영하도록 돕는다면 새로운 수주로 이어질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 적자를 벗어나 이익을 키운 이지로보틱스가 기술 개발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제조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공장 돌리기 전 화면에서 먼저…이지로보틱스, 영업이익 4억→46억

자동차 공장에 새 로봇을 설치한다고 생각해보자. 로봇 팔이 옆 설비와 부딪히지는 않는지, 부품을 옮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설치를 마친 뒤 문제를 발견하면 설비를 다시 옮기거나 생산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

이지로보틱스는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는 회사다. 컴퓨터 안에 공장과 로봇을 구현하고, 실제 가동에 앞서 움직임을 시험한다. 이름만 보면 로봇을 만드는 회사 같지만, 주력은 가상공장과 로봇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 기술 서비스다.

2001년 설립된 이 회사가 지난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222.1억 원, 영업이익은 46.4억 원이다. 전년보다 매출은 26.6% 늘었고, 영업이익은 약 12배가 됐다.

4년 적자에서 벗어나, 이익률 20%대로

이지로보틱스는 처음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회사는 아니다. 2017~2019년에는 연속으로 영업흑자를 냈다. 이후 2020~2023년 4년간 영업적자가 이어졌고, 2024년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 4년의 실적을 보면 회복 과정이 드러난다.

연도

매출

영업손익

2022년

148.7억 원

−4.5억 원

2023년

147.8억 원

−2.8억 원

2024년

175.5억 원

+3.8억 원

2025년

222.1억 원

+46.4억 원

2022~2023년에는 매출이 150억 원 안팎에 머물렀다. 이후 2년 연속 매출이 늘면서 적자를 벗어났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20.9%까지 올라갔다. 매출 100원 가운데 약 21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오랜 업력을 가진 기업이 몇 년간의 부진을 벗어나,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실적의 특징이다.

로봇의 움직임을 미리 시험하는 회사

이지로보틱스의 대표 소프트웨어는 ‘디엠웍스(DMWorks)’다. 공장 설비를 가상으로 배치하고 로봇의 동작과 생산 과정을 시험하는 데 쓰인다. 회사가 공개한 소개 자료에는 현대자동차·기아, GM, BMW 등이 고객 사례로 등장한다. (회사 소개)

쉽게 말하면 공장의 ‘사전 리허설’을 돕는 도구다. 로봇이 부품을 옮기는 경로를 바꾸거나 설비 사이의 간격을 조정하면서 실제 공장에서 생길 문제를 미리 찾는다. 생산라인을 세운 뒤 고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디지털트윈 열풍에 맞춰 뛰어든 신생 기업과는 다르다. 2013년 전문매체 인터뷰에서도 가상공장과 로봇 시뮬레이션을 핵심 사업으로 소개했다. 현실의 공장을 컴퓨터 안에 구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온 것이다. (월간로봇기술 인터뷰)

감사보고서에서도 사업의 성격이 드러난다. 지난해 매출 전액은 ‘용역수익’으로 잡혀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 사용료와 현장 기술 서비스의 비중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매출 전체가 소프트웨어 구독료처럼 반복해서 들어오는 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매출 47억 늘 때, 비용은 4억 늘었다

이익이 급증한 이유는 매출과 비용의 증가 폭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약 46.6억 원 늘었다. 반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데 들어간 영업비용은 약 4.1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비용이 따라 늘지 않으면서, 추가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이익으로 남았다.

비용 내역에서 눈에 띄는 항목은 복리후생비다. 판매관리비에 포함된 복리후생비가 9.4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줄었다. 감소액은 약 6.8억 원으로, 전체 판매관리비 감소액인 4.5억 원보다 컸다. 이 항목이 비용 절감에 큰 영향을 준 것이다.

다만 감사보고서에는 감소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전년에 일회성 지출이 있었는지, 비용 처리 방식이나 복지 제도가 달라졌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이 감소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고 가정할 수는 없다.

기술 개발에는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썼다. 연구개발비는 20.6억 원에서 23.4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의 약 10분의 1이다. 연구개발 지출을 줄여 이익을 끌어올린 것은 아니었다.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현금도 15.5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늘었다. 장부상 이익뿐 아니라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합병과 금융투자까지 봐야 실적이 보인다

감사보고서에는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이지로보틱스는 2024년 12월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인 이지소프트테크를 흡수합병했다. 회사가 밝힌 목적은 경영 효율화다.

합병 당시 들어온 현금은 약 64.7억 원이었다. 넘겨받은 자산 대부분이 현금이어서 자금 여력을 넓히는 효과가 컸다. 다만 자산 내역만으로 피합병 회사의 인력이나 영업 기반을 판단할 수는 없다.

2025년은 합병 후 한 해를 온전히 운영한 첫해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 증가에 합병한 사업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기존 사업의 성장과 합병 효과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순이익에는 금융투자 성과도 더해졌다. 지난해 순이익은 55.9억 원으로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보유 증권을 팔아 남긴 순이익이 약 6.2억 원, 배당금 수익이 약 2.2억 원이었다. 회사는 상당한 규모의 금융자산도 운용하고 있어, 순이익을 모두 로봇·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번 돈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본업에서 남긴 영업이익 46.4억 원은 전년과 비교해 뚜렷한 개선이다. 합병 이후 매출을 늘리는 동안 비용 증가를 억제했고, 연구개발 지출을 늘리면서도 이익을 냈다.

로봇 산업에서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움직이는 기계다. 그 기계가 공장에서 제대로 일하려면 동선을 설계하고, 다른 설비와 부딪히지 않는지 확인하고, 실제 작업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지로보틱스가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은 이 부분에 있다.

앞으로는 이번 수익성을 꾸준히 이어가는지가 중요하다. 고객이 공장을 더 적은 시행착오로 만들고 운영하도록 돕는다면 새로운 수주로 이어질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 적자를 벗어나 이익을 키운 이지로보틱스가 기술 개발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제조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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