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02 FRIFRIDAY, OCTOBER 2, 2026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만드는 엠피엠지, 매출 190억…다시 흑자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만드는 엠피엠지, 매출 190억…다시 흑자로

봄에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 가을에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음악 팬들에게 익숙한 이 축제들을 만드는 회사가 엠피엠지(MPMG)다. 무대 위 가수의 이름은 알아도 공연을 준비한 회사 이름은 낯선 사람이 많다. 엠피엠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들 페스티벌과 ‘해브 어 나이스 데이’를 비롯해 연간 100여 회 이상의 콘서트를 주최해 왔다고 소개한다. 관객에게는 하루의 추억으로 남는 공연이지만, 회사에는 출연진을 섭외하고 장소와 무대를 마련해 관객을 모으는 사업이다.

오랫동안 공연을 만들어 온 이 회사도 매년 돈을 번 것은 아니다. 2024년에는 약 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2025년 공연 매출이 크게 늘면서 20억 원대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공연 수입 111억 원에서 186억 원으로

엠피엠지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190.5억 원으로 전년 114.6억 원보다 66.2% 늘었다. 영업손익은 9.8억 원 적자에서 20.6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100원당 약 11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공연이었다. 공연 수입은 2024년 111억 원에서 2025년 186.3억 원으로 늘었다. 전체 매출의 약 98%다.

공연 수입이 늘어나는 동안 제작에 들어간 비용은 상대적으로 덜 증가했다. 공연매출원가는 100.5억 원에서 134.6억 원으로 늘었다. 공연 수입에서 이 원가를 뺀 금액은 약 10.4억 원에서 51.6억 원으로 커졌다. 이 돈으로 본사 운영비 등을 감당하고도 이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이는 비용을 대폭 줄여 만든 흑자와는 다르다. 전체 판매관리비도 20.6억 원에서 23억 원으로 증가했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비용 증가를 그보다 낮게 유지한 것이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음반과 매니지먼트는 별도 회사로

엠피엠지를 이해할 때 짚어야 할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공연과 함께 음반 제작, 음원 판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했지만, 2024년 5월 말 이들 사업을 떼어 ‘엠피엠지뮤직’을 설립했다. 엠피엠지뮤직은 현재 소란, 쏜애플, SURL, 터치드, 유다빈밴드 등의 소속사로, 음반·음원 제작과 매니지먼트 등을 하고 있다. 이름과 사업의 뿌리는 같지만 법인은 구분된다.

이번에 살펴본 190.5억 원의 매출과 20.6억 원의 영업이익은 공연기획·행사대행 중심으로 남은 엠피엠지의 실적이다. 소속 가수들의 음반과 음원 성과까지 모두 합친 숫자는 아니다. 이 때문에 과거 실적을 비교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엠피엠지는 2022년 약 20.2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당시에는 분리 전 사업이 함께 들어 있었다. 2023년 실적도 이후 보고서에서 분리된 사업을 구분해 다시 표시했다. 따라서 매출의 오르내림을 전부 공연 흥행의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이번 보고서에서 비교한 2024년과 2025년의 공연 중심 사업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유명한 축제를 꾸준히 이어가는 힘

공연은 관객이 많다고 반드시 큰 이익을 남기는 사업은 아니다. 출연료와 대관료, 무대·음향·조명, 현장 운영비가 함께 들어간다. 야외 페스티벌은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다. 티켓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이미 준비한 비용을 모두 줄이기는 어렵다. 이런 사업에서 오래 이어온 페스티벌 이름은 중요한 자산이다. 관객에게는 어떤 분위기의 공연을 만날지 알려주는 약속이고, 기획사에는 다음 공연을 다시 알릴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엠피엠지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과 뷰티풀 민트 라이프처럼 반복해서 열 수 있는 공연 브랜드를 갖고 있다.

2025년 실적은 이런 공연 사업이 수익으로 이어진 사례다. 다만 순이익 38.2억 원을 모두 공연으로 번 돈이라고 볼 수는 없다. 투자자산 평가이익과 처분이익도 합계 21억 원가량 반영돼 있다. 공연 사업의 회복을 보여주는 숫자는 영업이익 20.6억 원이다.

이번 흑자는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회사에도 반가운 변화다. 공연을 꾸준히 이어가려면 관객의 호응과 함께 사업의 수익성도 필요하다. 엠피엠지는 2025년 매출을 늘리면서 이익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이 성과가 무대의 완성도와 관객의 편의를 높이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오래된 페스티벌을 다시 찾을 이유도 더 많아질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는 경험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다. 해마다 같은 페스티벌을 찾고, 무대에서 처음 만난 가수의 다음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이 늘면 공연 문화도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린다. 엠피엠지가 쌓아온 기획 경험과 오래 이어온 페스티벌들이 더 많은 관객에게 이런 즐거움을 전해 주길 기대한다. 이번 흑자 전환이 새로운 무대를 기획하고 관객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여유로 이어진다면 더욱 반가운 일이다.

한국에서도 공연을 찾는 일이 특별한 날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일상의 여가로 넓어졌으면 한다. 공연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음악가가 설 무대가 늘고, 기획과 제작, 음향·조명, 무대 설치와 현장 운영을 맡는 사람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 관객이 기꺼이 다시 찾고,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도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다음 무대를 준비할 수 있어야 이런 흐름이 오래간다. 엠피엠지의 실적 회복을 시작으로 좋은 공연과 건강한 수익이 함께 늘어나는 사례가 많아지길 바란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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