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2 THUTHURSDAY, OCTOBER 22, 2026

당신 폰에만 뜨는 '그 가격'…미국은 왜 AI 가격에 제동을 걸었나

당신 폰에만 뜨는 '그 가격'…미국은 왜 AI 가격에 제동을 걸었나

공개 요구에 무게 둔 연방 FTC, 개인정보로 값 매기기 막는 주와 도시

워싱턴 D.C. 세이프웨이에서 같은 달걀 한 판(12개)이 다섯 가지 값으로 떴다. 인스타카트 화면에 찍힌 가격은 3.99·4.28·4.59·4.69·4.79달러였다. 지난해 12월 9일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와 컨슈머리포트(CR), 모어 퍼펙트 유니언이 발표한 공동조사다.

같은 매장에서 파는 같은 상품의 값 차이는 최대 23%였다. 장바구니 전체로는 평균 약 7%, 4인 가구가 연간 약 1,200달러를 더 낼 수 있다는 추산이었다. 무작위 실험이었지만 같은 물건을 남보다 비싸게 샀을 수 있다는 불신은 개인정보로 값을 매기는 감시 가격을 향한 경계로 번졌다. 이달 1일 메릴랜드에서 미국 첫 감시 가격 금지 주법이 시행됐다.

13일 만에 접은 가격 실험

인스타카트는 가격 테스트 도구 에버사이트로 소매업체가 무작위 가격 실험을 하도록 했다. 웹사이트에 최종 소비자는 실험 참여 사실을 모른다는 설명을 실었던 적도 있다.

회사는 조사 발표 13일 뒤인 지난해 12월 22일 모든 상품 가격 테스트를 즉시 중단했다. 소매업체의 해당 도구 사용도 멈췄다. 일부 고객이 화면 가격을 의심하게 된 것은 “옳지 않다”며, 신뢰와 투명성, 합리적 가격 위에 세워진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나 인구통계, 개인의 쇼핑 행동을 쓴 실험은 아니었고 가격은 소매업체가 정했다고 해명했다.

실험 종료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았다. 올해 1월 8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가격 실험과 소비자 데이터 사용 자료를 요구했다. 3월 5일에는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이 인스타카트·우버·리프트 등 5개사에 가격정책 자료를 요구했다.

인스타카트 실험은 개인정보를 쓰지 않은 무작위 실험이었지만, 같은 물건에 다른 값이 붙는 줄 소비자가 몰랐다는 점이 의심을 키웠다. 가격 차이의 원인을 둘러싼 공방은 CR이 6월 16일 발표한 차량 호출 앱 조사로 이어졌다.

장바구니 밖으로 번진 논란

우버·리프트 조사 대상 30개 노선 전부에서 거의 같은 시각 같은 길의 요금이 둘 이상으로 나왔다. 최저·최고 가격대의 중앙값 차이는 42.4%였다. 캔자스시티의 한 노선에서는 55명에게 29가지 가격이 제시됐다. 할인 표시가 붙은 가격 가운데 12.4%는 정상가를 부풀린 가짜 할인으로 판단됐다. 두 회사는 기본요금 차이가 개인정보가 아닌 수요 때문이며 개인정보는 할인·프로모션에 쓴다고 반박해, 수요에 따른 가격과 사람별 가격의 구분이 쟁점이 됐다. 6월 23일 하원의 반독점 의원 모임은 두 회사 최고경영자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가격 결정에 AI가 끼어드는 문제는 개인별 가격을 넘어 담합 의혹으로도 번졌다. 이달 2일 소비자 한 명이 맥도날드의 AI 가격추천 도구를 겨냥해 일리노이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같은 피해를 본 소비자 전체를 대표하는 집단소송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원고는 이 도구가 경쟁 관계의 가맹점끼리 비공개 매출 데이터를 공유하게 하는 알고리즘 가격담합이라고 주장했다. 맥도날드는 소송 내용에 부정확한 점이 많고 메뉴 가격은 AI가 아니라 가맹점주가 정한다고 반박했다.

AI가 가격 결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라는 요구가 유통·교통·외식으로 번지자 소비자단체와 의회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내놓은 약속까지 따지기 시작했다.

월마트 서약 뒤의 특허 공방

존 퍼너 월마트 최고경영자는 9월 25일 공개서한에서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상품에 값을 매긴다”고 밝혔다. 소득·구매이력·급박함·지불 의사로 값을 바꾸지 않으며, 고객이 누구인지나 시간대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월마트는 올해 3월 기준 미국 2,300개 매장에 전자 가격표를 설치했다. 당시 계획은 1년 안에 전 매장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전자 가격표가 깔리면 값을 바꾸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그것만으로 사람마다 다른 값을 매긴다고 볼 수는 없다.

논란은 특허로 옮겨갔다. 전자 가격표 원격제어 특허 US11687872B2에는 스캔앤고로 파악한 장바구니에 따라 표시와 가격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달 5일 나온 그라운드워크 보고서는 이 특허를 근거로 월마트의 약속에 의문을 제기했다. 월마트는 같은 날 댄 바틀렛 기업문제 담당 수석부사장 명의의 서한으로 반박했다. 특허는 발명을 기술한 것일 뿐 실제 사용이나 도입 결정을 뜻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자 가격표 확대와 특허는 사실이지만, 월마트가 개인별·시간대별 가격을 실제로 시행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주와 도시들은 기업의 서약에만 맡기지 않고 사용 금지선을 법에 넣고 있다.

고지 의무를 넘어선 금지법

뉴욕주는 지난해 11월 10일부터 개인정보를 이용해 알고리즘이 정한 가격임을 가격 옆에 알리도록 했다. 가격 책정 자체를 막는 방식은 아니었다. 메릴랜드는 이달 1일부터 금지로 한 걸음 더 나갔다.

메릴랜드법은 면적 1만5,000제곱피트 이상 식품 소매점과 제3자 배달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위반당 최대 1만 달러, 반복 위반 때는 최대 2만5,000달러의 제재를 부과한다. 주 검찰이 집행하며 로열티·회원 할인은 예외로 뒀다.

6월 4일 서명된 코네티컷법은 식료품을 넘어 소매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 뉴저지는 7월 23일 식료품·생활필수품 감시 가격 금지법에 서명하고 신규 전자 가격표 도입에 1년 유예를 뒀다. 그동안 주 혁신청이 영향을 조사하도록 했다.

시애틀은 이달 5일 미국 도시 가운데 처음 금지 조례에 서명했다. 내년 9월 1일 시행하며 소비자가 직접 소송할 권리도 인정한다.

금지법이 어디서나 통과한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AB 2564는 8월 31일 하원 동의 표결 없이 회기가 끝나 무산됐다. 규제 대상과 집행 수단뿐 아니라 금지 자체를 택할지도 지역마다 갈린다.

관할

내용

시행·상태

뉴욕주

[고지] 개인정보를 이용한 알고리즘 가격 고지 의무

2025-11-10 시행

메릴랜드

[금지] 대형 식품점·제3자 배달업체 감시 가격 금지

2026-10-01 시행

코네티컷

[금지] 소매 전반 감시 가격 금지

2026-06-04 서명, 2027-07-01 시행

뉴저지

[금지] 식료품·생필품 감시 가격 금지, 신규 전자 가격표 1년 유예

2026-07-23 서명

시애틀

[금지] 대형 식료품점·배달업체 감시 가격 금지, 개인 소송권

2027-09-01 시행

캘리포니아

[무산] AB 2564 입법 무산

2026-08-31 회기 종료

연방 FTC

[고지 제안] 개인 맞춤 가격 공개 의무 제안, 일괄 금지 아님

2026-08-19 제안

주: 2026년 10월 19일 기준. 출처는 뉴욕주 검찰총장, 메릴랜드·코네티컷·뉴저지 주 입법 자료와 법률 해설, 시애틀시, 캘리포니아 의회 기록, FTC. 뉴저지는 서명일, 캘리포니아는 회기 종료일.

연방의 선택은 금지보다 고지

주·도시의 금지법과 달리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공개 의무에 무게를 뒀다. 2024년 7월 기업에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해 감시 가격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월 발표한 중간 결과에서 중개업체의 고객사는 최소 250곳이었다. 가격 책정에 쓰이는 정보에는 위치뿐 아니라 마우스 움직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지 않은 상품까지 포함됐다.

올해 8월 19일 제안한 집행정책은 개인 맞춤 가격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고 공개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개인정보로 가격을 달리 매긴 사실과 근거, 데이터 유형을 공개하지 않으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이다.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은 “FTC에는 모든 상황에서 개인 맞춤 가격을 금지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은 9월 25일 마감됐다.

의회에는 금지 법안이 올라와 있다.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의 S.3387, ‘하나의 공정한 가격법’은 같은 상품·같은 시점에 개인정보로 다른 값을 매기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레그 캐서·라시다 털리브 하원의원의 H.R.4640은 감시 기반 가격·임금 책정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비판은 민주당에 그치지 않는다. 공화당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8월 4일 청문회에서 AI 감시 가격을 “미국인이 싫어하는 모든 것의 사악한 삼위일체”라고 불렀다. 홀리는 관련 법안 발의도 예고했다. 연방 안에서도 FTC의 고지 방침과 의원들의 금지 요구가 맞서고 있다.

법이 갈리는 동안 소비자의 불신은 기업에 부담으로 남는다. 토커 리서치가 지난해 12월 미국인 2,000명을 조사한 결과, 62%는 위치·검색·열람 기록에 따른 개인 맞춤 가격을 우려했다. 개인정보 때문에 더 비싼 값을 냈다는 사실을 알면 해당 업체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66%였다.

FTC 정책의 최종 문구와 메릴랜드법 집행은 고지와 금지가 소비자의 불신을 얼마나 덜어낼지 가를 시험대다. 세이프웨이 달걀에 붙었던 다섯 가격은 이미 사라진 실험의 기록이다. 무작위 실험에서 시작된 불신 앞에서, 개인정보로 값을 달리 매겼다고 알리는 것으로 충분한지부터 미국의 답은 다르게 나오고 있다.

뉴스에포크 데이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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