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스키장 산업②] 유튜브와 맛집으로 떠난 MZ세대… '사계절 웰니스 리조트' 대안으로 제시

[스키장 산업②] 유튜브와 맛집으로 떠난 MZ세대… '사계절 웰니스 리조트' 대안으로 제시

기후 위기와 가변비용 폭증이 스키 산업의 '공급'을 무너뜨리고 있다면, 수요 측면에서는 '핵심 타깃인 2030세대의 이탈''여가 소비 트렌드의 급격한 지각변동'이라는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스키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문화적, 구조적 대전환이 시급하다.

"그 돈이면 해외여행 간다"… 가성비 잃고 대체재에 밀린 스키장

오늘날 청년층이 당일치기로 스키장을 다녀오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주간 리프트권, 스키 및 의류렌탈비, 교통비와 식비 등을 모두 합치면 1인당 최소 19만 원에서 최대 29만 원에 달하는 고비용이 발생한다. 비용 대비 '짧고 강렬한 경험과 SNS 공유'를 선호하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에게 이 금액은 파인다이닝, 최고급 호캉스, 테마파크, 나아가 저가 항공을 이용한 일본/동남아 해외여행까지 선택할 수 있는 금액이다. 반면 스키장은 춥고, 무거운 장비를 들어야 하며, 길게 늘어선 리프트 대기 줄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가성비 낮은 레저로 전락했다.

이러한 대중의 관심 이동은 데이터로 선명하게 나타난다. 2009년을 기점으로 포털 사이트 검색어 트렌드에서 '스키장'의 검색량은 정체된 반면, 쿡방 유행과 맞물려 '맛집' 검색량은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금전적 여유가 생길 경우 가장 참여하고 싶은 종목 1위는 골프, 2위 수영, 3위 요가/필라테스 순이었으며 야외 겨울 스포츠인 스키는 대중의 선호도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폐쇄적인 스키 문화와 '학단'이 만든 최악의 첫 경험

한국 특유의 스키 문화와 교육 인프라의 붕괴도 신규 진입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제약 요인이다. 한국 스키장은 대부분 인공눈에 의존하며 슬로프 양옆을 2m 높이의 주황색 그물 펜스로 철저히 막아, 정비되지 않은 자연을 누비는 '오프피스테(Off-piste)' 라이딩이 원천 봉쇄되어 있다. 이로 인해 다채로운 자연경관 속 활주보다는 좁은 슬로프에서 짧은 반경의 회전 기술(숏턴) 연마에만 집착하는 폐쇄적이고 경직된 동호회 중심의 문화가 고착화되었다.

가장 뼈아픈 문제는 잠재 고객의 유입구 역할을 하던 학생 단체(학단) 프로그램의 질적 하락과 소멸이다. 수많은 청소년이 학교 캠프를 통해 스키를 처음 경험하지만, 프로그램 단가를 낮추기 위해 수많은 인파를 좁은 슬로프에 몰아넣고 강사 1인당 강습생 비율을 기형적으로 높였다. 붐비는 인공설 위에서 춥고 통제받으며 겪은 불편한 기억은 스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심어주어 성인이 된 후 재방문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안전사고 우려와 비용 문제로 학교 체육 교과과정에서 스키 체험 자체가 사라지며 청소년들의 체육 경험 격차마저 심화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한번 이상 참여한 여가활동(30대)]

폐업 도미노가 부른 지역 경제의 붕괴

산업의 쇠퇴는 스키장 하나의 폐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알프스리조트를 비롯해 양지파인, 스타힐, 베어스타운 등 수도권과 지방의 스키장들이 연이어 문을 닫으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렌탈샵, 식당, 숙박업소 등 지역 경제 공동체가 연쇄 붕괴하고 있다. 평창 지역 스키장 인근 상점의 약 30%가 최근 3~4년 사이 문을 닫았으며, 산을 깎아 만든 폐업 스키장의 슬로프들은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민둥산으로 남아 산림 훼손과 환경 복원이라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낳고 있다.

생존을 위한 안간힘: 파격적 시즌권과 눈 테마파크

위기에 몰린 업계도 가만히 있지는 않다. 용평, 하이원, 웰리힐리, 오크밸리 등은 하나의 시즌권으로 4개 스키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X4+ 통합 시즌권'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모바일 퀵 패스와 시간제 리프트권을 도입해 MZ세대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썰매와 포토존 위주로 구성된 '스노위랜드' 같은 눈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눈이 내리지 않는 동남아 및 중동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할랄 푸드와 기도실까지 마련하며 외국인 특수를 노리고 있다.

최후의 해법: 일본 니세코 모델과 '사계절 웰니스 복합 리조트'

그러나 전문가들은 궁극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스키장이라는 '한 철 장사' 개념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1999년 698개이던 스키장이 2024년 417개로 급감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지만, 홋카이도의 니세코(Niseko) 지역은 지역 특유의 '파우더 스노우'를 외국인 자본과 연계하고 여름철 래프팅과 캠핑 등 아웃도어 인프라를 결합하는 '사계절 관광화'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 역시 강원 고산권(모나용평, 하이원, 휘닉스 등) 위주로 업계가 5~7곳으로 압축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사계절 리조트로의 체질 개선만이 유일한 돌파구다. 모나용평이 최근 그런 시도를 하고 있는것으로 보이는데, 모나용평은 해발 1,458m 발왕산에 스카이워크와 7.4km 국내 최장 케이블카를 설치해 한여름에도 서늘한(24.6℃) 기후를 무기로 웰니스(Wellness)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나아가 식품 법인 '용평밸리'를 설립해 발왕산 천연암반수를 활용한 막걸리, 수국차, 기품은 김치 등 웰빙 PB 식품 사업으로 다각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2030년까지 1.4조 원 규모의 하이엔드 럭셔리 콘도 '루송채'를 개발하고, 일본의 아이노CC, 시마바라CC를 인수해 글로벌 골프 체인망을 구축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 스키 산업은 이제 겨울에만 기대는 낡은 분양 모델과 이별해야 한다. 학교 체육과 연계해 초보자와 유소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후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마이스(MICE) 산업 유치와 사계절 웰니스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 때 얼어붙은 산업에 다시 봄이 찾아올 것이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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