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13 WEDWEDNESDAY, MAY 13, 2026

구글 인수 제안 거절…이후 상장 준비 한 럭스로보, 더펜트하우스 청담 담보 잡고 '생존 사투'

구글 인수 제안 거절…이후 상장 준비 한 럭스로보, 더펜트하우스 청담 담보 잡고 '생존 사투'

구글의 1억 달러(약 1,400억 원) 인수 제안을 거절했던 전도유망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럭스로보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한때 추정 기업가치가 2,300억 원에 달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누적 결손금이 1,000억 원 가까이 쌓이며 자본잠식의 늪에 빠졌다. 한때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이 기업은 최근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700억 원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으며, 오상훈 대표가 과거 구주 매각 대금으로 사들였던 최고급 아파트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마저 회사 차입금을 위해 은행에 연대보증 담보로 내놓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증권 주관 상장 철회 및 급격한 매출 하락

럭스로보는 과거 NH투자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상장 주관사를 전격 교체하며 코스닥 입성을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2024년 4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전문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A등급과 BBB등급을 받으며 상장 문턱을 넘는 듯했으나, 결국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와 실적 부진 우려를 극복하지 못하고 같은 해 7월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3개월 만에 자진 철회했다.

상장 실패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B2B(기업 간 거래) 및 B2G(공공기관 거래) 수주 사업 특유의 극심한 매출 변동성이 자리한다. 2022년 연결기준 179억 원이던 매출은 스마트 모빌리티 부문의 성장에 힘입었으나, 2023년 해당 부문 매출이 급감하며 해외 교육용 로봇(MODI) 수출 방어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이 124억 원으로 하락했다. 2024년에는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기대했던 인도 수출마저 '통관 규제 변경'이라는 외부 변수로 인해 대규모 반품과 매출 취소가 발생하며 해외 매출이 마이너스(-9.4억 원)를 기록, 연결매출이 65억 원(별도 49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급기야 2025년에는 주요 수주가 완전히 메마르며 매출이 16.6억 원대로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 사이클이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천억 육박한 결손금, 실질 영업손실 578억 원이 낳은 참사

회사의 재무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럭스로보의 재무제표상 총 누적 결손금은 약 963.4억 원에 달한다. 이 거대한 적자의 늪은 '파생상품 평가손실'이라는 회계상 착시와 '구조적인 본업 적자'가 결합된 결과다.

럭스로보는 과거 수차례 투자를 유치하며 발행한 15종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로 인해 기업가치가 오를 때마다 막대한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장부에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해야 했다. 이로 인해 쌓인 장부상 비현금성 손실만 약 385.2억 원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회계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024년 6월 기존 RCPS 약 373만 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며 해당 부채를 털어냈으나, 과거에 이미 기록된 결손금은 영구적으로 확정되어 현재 기업가치가 700억 원대로 추락했음에도 장부상 결손금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회계적 착시를 걷어내고 순수하게 본업에서 발생한 실질 누적 영업손실만 무려 578.2억 원 수준에 달한다는 점이다. 매출이 16억 수준으로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등이 포함된 판관비는 (최근 5개년 기준) 매년 평균 80억 원 이상이 고정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영업을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적인 고비용 체질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극심한 유동성 위기… '더펜트하우스 청담' 담보와 70% 하락한 다운라운드

대규모 적자로 인해 자체적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매년 심각한 마이너스(24년 기준 -59억 원)를 기록하면서 럭스로보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90억 원 수준까지 급증했다. 자력 조달이 한계에 다다르자, 오상훈 대표는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본인 명의의 최고급 빌라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을 72억 원 한도의 부동산담보 연대보증으로 제공하는 위태로운 결정을 내렸다. 해당 아파트는 오 대표가 과거 주식 매각 대금 100억 원 중 약 92억 원을 들여 매입한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당장의 이자(기업은행 대출 30억 원, 금리 4.8%) 상환과 연명 자금이 급해지자, 최근 아이엠-에스제이 세이브어스 벤처펀드 등 외부 투자자를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 신주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당 발행가는 이전 가치(24,500원) 대비 70%가량 폭락한 7,500원으로 책정됐다. 회사가 단돈 수억 원의 운영 현금이 급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극심하게 훼손되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최악의 '다운라운드(Down-round)' 투자에 내몰린 벼랑 끝 재무 상황을 여실히 시사한다.

신사업(EDA 플랫폼) 피봇팅, 생존을 건 '하이리스크' 베팅

기존 교육 및 사물인터넷(IoT) 장비 사업의 수주가 바닥을 치고 유동성 고갈 위기감이 고조되자, 회사는 돌파구로 "AI 기반 전자회로(PCB) 설계 자동화 솔루션(EDA)"이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MODI Factory) 사업으로 피봇팅(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기존 숙련 엔지니어의 수작업에 의존하던 PCB 설계를 AI로 자동화하여 개발 기간을 기존 대비 10분의 1로 단축하고, 필요 인력을 5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혁신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우려스럽다. 많은 자본력과 독보적인 오랜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업체로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자금난으로 오 대표 개인의 부동산 담보력에 기대어 은행 대출 연장조차 버거운 위기 속에서, 럭스로보가 과연 이 벼랑 끝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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