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A·SBS Plus 연애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28기에서 '영수'로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던 김하섭 대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메디프레소'가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2026년 6월 2일, 서울회생법원은 주식회사 메디프레소에 대해 간이파산을 선고했다.
웰니스 푸드테크의 총아에서 파산까지… 메디프레소는 어떤 회사인가
메디프레소는 2016년 김하섭 대표가 설립한 헬스케어 기반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커피처럼 한방차를 캡슐로 간편하게 마실 수는 없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국내 최초로 한방 티 캡슐과 사물인터넷(IoT) 추출 머신을 자체 개발하며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기술력과 잠재성을 인정받아 20년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으로 부터 추정기업가치 72억에 12억을 투자 받았고, 21년에는 동문파트너스, 교원인베스트, 마그나인베스트 등으로 부터 추정기업가치 149억에 22억, 그리고 23년에는 로이투자파트너스 등으로 부터 추정 기업가치 196억에 16억을 투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메디프레소 홈페이지]
텅 빈 금고 증명한 '간이파산' 선고
이번에 법원이 선고한 '간이파산'은 회사의 남은 재산(파산재단) 규모가 5억 원 미만으로 극히 적을 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여 진행하는 파산 제도다. 한때 누적 투자액만 수십억 원에 달했던 유망 스타트업이 이제는 파산 절차를 밟기 위한 최소한의 자산조차 남아있지 않은 '빈 껍데기' 상태가 되었음을 법적으로 확인받은 셈이다.
2024년 매출 34.7억 원 정점 후… 1년 만에 8.8억 원으로 급전직하
메디프레소의 요약손익계산서 흐름을 살펴보면 회사가 겪은 극단적인 롤러코스터를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2.3억 원이던 매출액은 2021년 11.0억 원, 2022년 13.2억 원, 2023년 2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2023년에는 소폭의 흑자(당기순이익)까지 달성했다.
이어 2024년에는 총매출액이 34.7억 원으로 단기간에 크게 급증하며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5년, 총매출액은 8.8억 원으로 전년(34.7억 원) 대비 큰 폭으로 꺾이며 처참하게 무너졌고, 한 해 동안 7.9억 원이라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 알짜 자산 몽땅 팔아 연명… 현금은 단 1년 만에 고갈
파산을 피할 수 없게 된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자금 조달을 위해 알짜 자산을 모두 매각했음에도 그 막대한 현금을 단 1년 만에 모두 소진해버린 데 있다. 2023년까지 메디프레소는 토지 6.6억 원, 건물 19.7억 원 규모의 든든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4년 재무상태표에서 이 부동산 자산들은 전액 사라졌다. 어떻게든 현금을 확보해 회사를 연명하고자 했던 흔적이다. 하지만 이 부동산 매각 대금을 확보하고도, 2025년 말 기준 회사가 손에 쥔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단 0.3억 원(3,475만 원)만 남게 되었다는 점이다.
연 매출이 8.8억인데 창고엔 29.6억 원어치 재고… 붕괴된 영업 사이클
핵심 매출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악성 재고는 브레이크 없이 폭증했다. 회사의 재고자산은 2021년 8.4억 원에서 2022년 13.4억 원, 2024년 26.7억 원을 거쳐 2025년에는 29.6억 원으로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연간 총매출이 8.8억 원에 불과한데, 창고에 쌓인 재고가 30억 원에 육박한다는 것은 회사의 정상적인 생산 및 판매 사이클이 완전히 파괴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심각한 경영 위기 속에서 김하섭 대표는 '나는 솔로' 방송 출연을 통해 자신과 회사의 인지도를 높여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사의 본질적인 제품 경쟁력이나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치열한 고민보다는, 인지도 상승을 통한 단순 매출 확대 전략은 현실에서 통하지 않았다.
특히 비효율적인 마케팅 남발이 뼈아팠다. 매출이 쪼그라드는 2025년에 회사는 광고선전비로 무려 2.3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0.5억 원)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금액으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방만한 비용 집행이 결국 회사의 수명을 앞당겨 단축시켰다.
창업자의 유명세가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2025년 실시한 크라우드펀딩에서도 메디프레소는 '매출 175억 원'이라는 장밋빛 목표를 제시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철저히 외면받으며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회사는 극심한 지급불능(Default)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수중에 있는 현금 0.3억 원으로는 누적된 장기차입금 23.2억 원 등 총 32.5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부채를 도저히 상환할 능력이 없었고, 결국 파산이라는 최후를 맞이했다.
김하섭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창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템이나 자본이 아닌 창업자의 멘탈"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스타트업 대표들의 SNS 과몰입이나 방송 출연 등에 대해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이번 메디프레소의 파산 사례는 "대표이사의 화려한 개인적 인지도나 방송 노출이 결코 회사의 본질적이고 내실 있는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스타트업 생태계에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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