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반 명품 시계 리커머스 '왓타임', 글로벌 B2B 네트워크로 시장 장악
테이밍랩은 중고 명품 시계의 구매부터 감정, 수리까지 거래 전 과정을 돕는 리커머스 플랫폼 '왓타임'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시계 애호가이자 제조자개발생산(ODM) 시계 제작 경험을 갖추고 국내 최고 시계 명장에게 도제 교육까지 받은 유호연 대표가 팀을 이끌고 있다.
왓타임의 가장 큰 무기는 자체 개발한 '프라이싱 AI(가격 산정 인공지능)'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명품 시계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하여 국가별 시세 차이를 반영한 최적의 매입 가격을 산출해 낸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로부터 좋은 가격에 시계를 확보한 뒤, 일본, 홍콩, 미국, 중국 등 4개국 이상의 20여 개 전문 리셀러 네트워크로 즉시 연결하는 기업 간 거래(B2B) 모델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한정판이나 현금성이 높은 모델뿐 아니라 빈티지, 마이너 브랜드까지 폭넓게 취급하며, 인천세관 공식 위탁 감정소와 협력해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도까지 확보했다.
400일 만에 월 매출 20억 돌파… 1년 새 매입액 30배 폭발적 증가
최근 테이밍랩은 프라이싱 AI를 도입하고 글로벌 B2B 서비스를 본격화한 지 약 400일 만에 월 매출 20억 원을 돌파하며 무서운 기세로 '매출 급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기존 전문 감정사가 수동으로 시세를 조사하던 방식보다 가격 산정 속도를 2배 이상 끌어올린 덕분이다.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이러한 폭발적인 외형 성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4년 약 9,361만 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5년 약 69억 3,000만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상품을 사 오는 매입액 역시 2024년 약 2억 2,111만 원에서 2025년 약 66억 6,728만 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왓타임 내 개인 간 거래는 시세의 90~105% 수준을 보장하면서도 전체 거래의 상당수가 1시간 이내에 완료될 만큼 압도적인 거래 속도와 회전율을 자랑한다.
마진율 3.6%의 현실… 외상 없는 현금 지급 구조의 딜레마
그러나 화려한 매출 급성장 이면을 들여다보면, 수익성과 자금 흐름 측면에서 유통·커머스형 스타트업의 고민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 기준 매출액 69.3억 원 대비 매출원가는 66.8억 원으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6.4%에 달한다. 즉, 100원짜리를 팔기 위해 96.4원에 물건을 사 오는 구조로, 마진율(매출총이익률)은 3.6%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박한 편이다. 빠른 회전율을 위해 낮은 마진 구조를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구성을 보더라도 매입한 시계를 국내에 판매하기보다는 해외 전문 바이어에게 수출하는 판매액(약 67억 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이 구조는 성장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테이밍랩의 2025년 말 기준 재무상태표를 보면 매입채무(외상값)가 59만 원에 불과하다. 중고 제품 특성상 개인 고객이나 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을 매입할 때 외상 거래를 하지 못하고 전액 현금(또는 선급금)으로 즉시 결제해야만 하는 사업 구조를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물건을 사 오는 데만 66.7억 원의 현금을 쏟아부었고,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로는 약 2.8억 원을 썼다.

[출처: 왓타임 홈페이지]
성장을 위한 추가 자금 필요
테이밍랩은 서비스 출시 후 카카오벤처스, 매쉬업벤처스, 500글로벌, ZD벤처스 등 유수의 투자사로부터 시드 및 프리시리즈A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며 누적으로 약 12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2025년 말 기준 회사 금고에 남은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7.4억 원 수준이다. 현재 테이밍랩의 연간 매입 규모(약 66.7억 원, 월평균 약 5.5억 원 매입)를 고려할 때, 7.4억 원은 두 세 달 남짓 버틸 수 있는 자금이다. 물론 계속해서 매입-매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빠른 재고자산회전과 즉각적인 현금전환이 이루어지면 일정 수준의 매출까지는 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
결국 테이밍랩은 "돈을 버는 속도(마진)보다 매출을 키우기 위해 먼저 투입해야 하는 돈(매입 대금)이 훨씬 많이 필요한" 전형적인 커머스 스타트업의 현금 흐름 패턴을 보이고 있다. 만약 현재의 기세를 몰아 매출을 2배, 3배로 더 도약시키려면 매입을 위한 수십억 원의 대금이 선제적으로 확보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조만간 대규모 추가 투자 유치(Series A 등)나 인벤토리 금융(운전자본 대출)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테이밍랩은 향후 가격 산정 AI에 이어 제품의 진위 여부와 상태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감정 AI'까지 연이어 개발해 대규모 거래 수요에 대응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이 초기 유통 구조의 자금 압박 딜레마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현재와 같은 빠른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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