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05 THUTHURSDAY, NOVEMBER 5, 2026

보스턴다이내믹스 몸값 43~70조원…공장 활용한 작업 데이터 확보에 높은 평가

보스턴다이내믹스 몸값 43~70조원…공장 활용한 작업 데이터 확보에 높은 평가

아틀라스 1만 대분 부품 준비 보도…골드만, 로보티즈 양산 시점 늦춰 전망

미국 장비 승인 규제 확대, 생산 거점과 공급망도 경쟁 변수

한국투자증권이 29일 소개한 자동차·로보틱스 보고서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를 43조~70조원으로 추정했다. 현대차그룹 공장에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를 배치해 작업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 높은 값을 매겼다. 아틀라스 대량 생산을 위한 부품 준비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로봇의 기술력을 생산 규모와 기업가치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룹 공장에 배치할 로봇 2만5000대를 평가 근거로 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올해 말부터 내년 사이 상장 전 투자 유치에 나서고, 2028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투자자가 참여해 몸값을 매기는 시점도 이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공장이 학습장…작업 데이터에 붙은 몸값

한국투자증권은 휴머노이드 경쟁의 승부처로 실제 작업 현장에서 얻는 데이터를 꼽았다. 자동차 공장은 부품을 옮기고 조립하는 작업이 반복돼 로봇을 훈련시키고 성능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개발과 현장 투입을 연결할 생산시설을 갖고 있어 데이터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아틀라스의 작업 능력도 가치 산정의 근거에 포함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아틀라스가 지속적으로 다룰 수 있는 무게는 30㎏으로,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중국 워커 S2의 15㎏보다 두 배 크다. 무거운 부품을 반복해서 옮기는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쟁사들의 높아진 몸값도 보스턴다이내믹스 재평가를 뒷받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피규어AI의 기업가치가 26억달러에서 390억달러로 커진 사례를 제시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마지막 외부 가격 기준으로 2021년 인수 당시 평가액 11억달러를 들었다. 앞으로 투자 유치와 상장 과정에서 로봇의 판매량, 현장 성능, 수익 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가격에 반영된다.

아틀라스 1만 대 부품 준비…모비스는 관절·손 공급

현대차그룹이 국내 부품사에 아틀라스 1만 대 생산에 필요한 부품 준비를 통보했다고 한국경제가 보도했다. 엔비디아 칩셋을 제외한 부품은 국내 기업에서 조달하며, 현대모비스가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와 물체를 잡는 핸드 그리퍼, 헤드램프, 메인 카메라 모듈을 맡는다는 내용이다. 배터리 공급사로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거론됐다.

해당 기업들의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JP모건은 현대차그룹의 2028년 양산 확대 계획에 비춰 보도의 방향성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관련 보도를 내년 말까지 부품 공급망에 생산능력 확보를 요청한 것으로 정리해, 2028년 연간 3만 대 생산 속도에 도달하는 계획과 연결했다.

현대모비스에는 부품 매출을 늘리고 외부 고객을 확보할 기회가 걸려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1월 액추에이터 시제품 제작에 이어 2028년 연간 35만 개 생산 공장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산한 현대모비스의 2030년 로봇 부품 이익은 1100억~1800억원이다. 계열사 로봇에 공급한 실적이 쌓이면 다른 제조사로 고객을 넓힐 수 있다고 봤다. 초기 공장 투자와 생산량 확대가 먼저 이뤄지는 만큼, 부품업체의 이익 증가에는 완제품 양산 일정이 중요하다.

주문 쌓인 로보티즈…골드만, 양산 시점 늦춰 전망

골드만삭스는 로보티즈 우즈베키스탄 공장의 본격적인 상업 양산 시점을 올해 4분기에서 내년 2분기 말로 늦춰 잡았다. 기계와 부품 조달이 지연된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휴머노이드 관련 매출 추정치도 크게 낮췄다. 액추에이터 주문은 늘고 있지만 이를 소화할 생산시설 확보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로보티즈의 액추에이터 수주잔고는 작년 말 33만 개에서 올 3분기 말 50만~60만 개로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주문 증가를 근거로 공장 가동 지연의 원인을 공급 측면에서 찾았다. 신공장 가동 전까지 쌓이는 주문은 납기와 매출 인식 시점을 함께 늦출 수 있다.

대량 판매 제품의 낮은 단가도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로보티즈가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는 소형 이족보행 로봇 마이크로덕의 사전주문은 9월 초 약 1만 대에서 3만 대로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약 6만6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리치 미니와 마이크로덕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 가격은 약 2만원으로, 주력 다이나믹셀-X 제품의 15만~20만원보다 낮다. 골드만삭스는 두 소형 로봇용 제품이 올해 출하량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가 제품 비중이 커지면서 출하량 증가 속도보다 매출 증가 속도가 느려지는 구조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액추에이터 평균판매가격 추정치를 18만3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낮추고, 해당 매출 전망을 약 20% 줄였다. 다만 내년에는 물량 증가가 가격 하락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로보티즈의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63만원을 유지했다. 로봇 수요의 장기 성장 전망과 단기 생산·가격 부담이 함께 반영된 판단이다.

미국 시장 진입 장벽, 한국 업체도 생산지 변수

미국의 장비 승인 규제가 로봇으로 확대되면서 시장 접근성도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디지털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월 첨단 로봇과 전력 인버터까지 신규 장비 승인 제한 범위를 넓혔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로봇청소기와 잔디깎이도 대상에 포함됐다.

규제는 중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생산 제품까지 포괄하며, 기존에 승인받은 제품은 판매와 사용이 가능하다. 미국 정부의 조건부 승인을 통한 예외도 허용된다. 중국 로봇업체의 진입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업체 역시 생산 거점과 승인 요건을 고려해 미국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관건은 현대차그룹이 공장에서 쌓은 작업 데이터를 로봇 성능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해, 외부 고객도 구매할 만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느냐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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