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게임 ‘달토끼 키우기’를 만든 에이블게임즈가 1년 만에 실적을 뒤집었다. 2024년 13.2억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192.7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8.8%에 달했다. 반전의 중심에는 넥슨과 공동 개발한 ‘메이플 키우기’가 있다. 2025년 11월 출시된 이 게임은 45일 만에 추정 매출 1억달러를 넘어섰다.
매출 95억에서 327.8억으로
에이블게임즈의 2025년 매출은 327.8억으로 전년 95억보다 245% 증가했다. 1년 만에 3.4배로 늘었다. 영업손익은 13.2억 적자에서 192.7억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익도 7.6억 적자에서 179.5억 흑자로 전환했다.
에이블게임즈의 실적은 첫 작품의 흥행과 하락, 신작을 통한 재도약 과정을 보여준다. 매출은 2021년 23억에서 2022년 205.5억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3년 151.4억, 2024년 95억으로 2년 연속 줄었다가 지난해 327.8억으로 반등했다. 비용은 매출만큼 빠르게 늘지 않았다. 판매비와관리비는 108.2억에서 135.2억으로 2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 증가액 232.8억 가운데 상당 부분이 영업이익으로 남은 이유다.
인건비는 25.4억에서 79.8억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그렇다고 모두 채용 증가 때문은 아니다. 지난해 상여금이 37.1억으로 전체 인건비의 46%를 차지했다. 전년 상여금은 0.5억이었다. 흥행에 따른 성과급이 인건비 증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급여도 22.4억에서 38.5억으로 증가했다. 고용인원은 2024년 말 50명대 후반에서 최근 110명대로 늘었다. 성과급과 채용 비용을 모두 반영하고도 58.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첫 작품 ‘달토끼 키우기’로 이름 알려
에이블게임즈는 2021년 김동우 대표 등 개발자 네 명이 모여 사업을 시작했다. 그해 6월 첫 게임인 ‘달토끼 키우기’를 국내에 출시했다. 달토끼 키우기는 달의 왕국을 지키는 주인공 ‘린’이 빼앗긴 달빛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모바일 2D 방치형 역할수행게임이다. 이용자가 게임을 꺼놓은 동안에도 캐릭터가 성장하는 방치형 게임에 스킬 조합과 수집 요소를 결합했다.
인디 게임으로 출발했지만 성과는 컸다.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만 건을 넘어섰고, 2022년 3월에는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35위와 시뮬레이션 장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8월에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했다. 달토끼 키우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에이블게임즈는 202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스타트업기업상을 받았다. 일본과 대만에서도 앱마켓 인기·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출시 효과가 약해지면서 회사 매출도 감소했다. 2022년 205.5억이었던 매출은 2년 뒤 95억으로 줄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 작품에 의존하는 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흔히 겪는 문제가 에이블게임즈에도 나타났다.
넥슨 IP와 만나 두 번째 흥행
전환점은 넥슨과의 협업이었다. 양사는 2025년 2월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신작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프로젝트명은 ‘프로젝트 메이플 에이블’이었다. 게임은 같은 해 11월 ‘메이플 키우기’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와 세계관에 자동 전투와 빠른 성장 등 방치형 게임의 특징을 결합했다. 달토끼 키우기를 통해 쌓은 에이블게임즈의 개발 경험과 넥슨의 대형 IP가 만난 결과물이다.
흥행 속도는 빨랐다. 출시 후 45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 추정 매출 1억달러를 넘어섰다. 2025년 출시된 전 세계 신작 방치형 RPG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매출의 67%는 한국에서 나왔다. 미국과 대만의 비중도 각각 16.6%, 7.1%에 달했다. 국내 IP를 활용했지만 해외에서도 매출을 만들어냈다. 메이플 키우기는 2026년 8월 업데이트 이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시 매출 1위에 올랐다. 출시 초기에만 순위가 높았던 것이 아니라 라이브 서비스도 이어지고 있다. 시점상 메이플 키우기의 흥행이 에이블게임즈 실적 급증의 주요 배경으로 보인다. 다만 넥슨과 에이블게임즈 사이의 개발비와 매출 배분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192억 벌고도 19억 빌렸다
실적 급증이 곧바로 현금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매출채권은 290.5억으로 전년 3.9억보다 급증했다. 연 매출의 88.6%, 총자산의 93%에 해당한다. 매출채권은 매출로 인식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돈이다. 지난해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3억에 불과했다. 단기금융상품 1.1억을 더해도 6.4억이다.
에이블게임즈는 지난해 19억의 단기차입금도 새로 조달했다. 이자비용 0.5억도 처음 발생했다. 영업이익은 192.7억이었지만 매출채권에 돈이 묶이면서 운영자금 일부를 외부에서 빌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총자산은 43.7억에서 312.4억으로 늘었지만 대부분이 매출채권이었다. 부채는 2.5억에서 92.6억, 자본총계는 41.2억에서 219.8억으로 증가했다. 장부상 재무 규모는 크게 성장했지만 실제 현금 사정은 매출채권 회수 시점에 달려 있다.
다음 시험대는 자체 IP ‘크레센트’
에이블게임즈는 메이플 키우기 운영과 함께 자체 IP인 ‘크레센트: 퍼스트 라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여러 캐릭터를 조합해 전투하는 수집형 서브컬처 RPG다. 회사는 2025년 AGF에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공개했지만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에이블게임즈는 달토끼 키우기로 방치형 게임의 제작 능력을 보여줬고, 메이플 키우기로 대형 IP를 활용한 공동개발에서도 성과를 냈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아직 현금으로 완전히 전환되지 않았고, 환불 정산이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290.5억의 매출채권이 실제로 얼마나 회수되는지, 메이플 키우기의 반복 수익이 얼마나 이어지는지, 크레센트도 독자적인 흥행작으로 키울 수 있는지다. 이 세 가지가 확인돼야 지난해의 급반전을 에이블게임즈의 새로운 실적 상승의 시작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체험하기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매주 금요일 발행 · 1초 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