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스타크래프트 황제' 임요환이 몸담았고, 현재는 전 세계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꼽히는 '페이커(Faker)' 이상혁 선수가 활약 중인 SK텔레콤 CS T1(이하 T1)은 해외에서도 "SK텔레콤은 몰라도 T1은 안다"고 할 만큼 독보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글로벌 e스포츠 구단이다.
2004년 SK텔레콤이 창단한 T1은 당초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운영 가능한 '저비용 마케팅 수단'이었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LoL)가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며 프로게이머의 연봉이 수십억 원대로 폭등하자, 구단 운영비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막대한 운영비 부담을 안고 꾸준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던 T1이 2025년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재무적 이정표를 세웠다. 다만, 완전한 자생력 확보와 해외 종속법인의 손실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만년 적자 끊어내고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2020년부터 2025년까지의 매출과 손익 흐름은 '폭발적인 외형 성장과 극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요약할 수 있다. T1의 영업수익(매출)은 2020년 124.7억 원, 2021년 185.1억 원, 2022년 227.2억 원, 2023년 328.2억 원, 2024년 490.3억 원으로 매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2024년까지는 천정부지로 솟은 선수단 연봉과 구단 운영비 지출로 인해 매년 80억~160억 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5년에는 상황이 180도 반전됐다. 2024년 490.3억 원이던 영업수익(매출)이 2025년 886.4억 원으로 약 80.8%나 급성장하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2025년 매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매출이 약 517.8억 원, 해외 매출이 약 368.5억 원을 기록해, 'T1 샵'을 통한 자체 굿즈 유통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탄탄한 팬덤 결집력이 실적으로 직결됐다.
이러한 외형 확장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2024년 88.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T1은 2025년에 25.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익 또한 62.8억 원 손실에서 12.3억 원 이익으로 양전하며 본업에서의 강력한 수익 창출 능력을 증명해 보였다.

[출처: SK텔레콤 CS T1 홈페이지]
부채비율 대폭 감소 및 얇은 자본층과 자생력 한계
재무 건전성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2024년 말 무려 1,559.1%에 달해 완전 자본잠식 위기였던 부채비율이, 2025년 말 기준 713.1%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더불어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팀 참가 계약 변경을 통해 향후 추가 납부해야 했던 36.7억 원에 대한 지급 의무를 면제받으면서 큰 우발채무 리스크를 덜어내는 호재를 맞았다.
회사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e스포츠 구단으로서의 본업 경쟁력과 매출 성장판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하지만 현재의 재무 건전성은 자체 자생력보다는 기존 주주들의 지속적인 자금 투입(유상증자 및 단기차입 등)으로 만들어진 '가상 성벽'에 가깝다는 의견이 있다.
2025년 말 기준 T1의 총자산 443.9억 원 중 총부채가 389.3억 원을 차지하고 있어, 자본총계는 54.6억 원에 불과하다. 여전히 자본층이 매우 얇은 상태다. 또한, 자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 약 5.9억 원)에 비해 지출 규모가 커서, 2026년 3월(약 114억 원)과 5월(약 56억 원) 등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 대금이 연달아 수혈되어야만 구단 운영이 가능한 구조를 띠고 있다.
회사는 이를 극복하고자 2026년 들어 총 3회에 걸친 글로벌 사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주요 주주인 'CS KJV Holdings, LLC' 등을 비롯해 여러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 중 제2차 및 제3차 투자는 '2025 및 2026 사업연도의 재무적 성과 목표 충족'을 조건으로 하는 까다로운 마일스톤 방식이다. 다행히 폭발적인 매출 성장 덕분에 이러한 조건부 투자도 무리 없이 받아내며 재무 구조를 뜯어고치고 있다.
본사의 화려한 선전과 달리 해외 사업 부문은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자회사인 'T1 esports US, Inc.'는 자산 15.4억 원에 부채가 51억 원으로, 순자산 -35.6억 원의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다. 당기순손실도 연간 3.3억 원에 달해, 결국 회사 본사는 이 미국 법인의 투자주식 장부금액을 전액 손상차손(장부가 0원) 처리했다. 해외 부문의 적자가 본사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주주 의존 벗어난 '완전한 자립'이 필요
결론적으로 T1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는 e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대표 구단으로서, 막강한 본업 경쟁력을 앞세워 만년 적자의 늪을 성공적으로 탈출했다.
향후 e스포츠 업계와 시장이 눈여겨봐야 할 핵심 관전 포인트는 "2026년에 연이어 들어오는 약 170억 원 규모의 증자 자금을 바탕으로, 부실한 미국 법인을 어떻게 정리·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주주 도움 없이 스스로 현금을 창출하는 자생적 재무 구조를 언제쯤 완성하느냐"가 될 것이다. T1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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