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펀드 출자와 직접 인수로 미국·인도 게임사까지 사들이며, 크래프톤이 게임 개발사에서 대형 게임 투자자로 발을 넓혔다.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큰 크래프톤은, 한국 게임 빅3 가운데 다른 게임 회사에 가장 넓게 투자하는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기준 크래프톤이 지분을 출자했거나 종속기업으로 둔 법인은 125곳으로, 엔씨소프트(26곳)·넷마블(18곳)을 합쳐도 그 절반에 못 미친다.
이 125곳을 글로벌 기업 등기 데이터베이스 오픈코퍼레이츠(OpenCorporates)와 대조하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게임 스튜디오와 델라웨어의 투자·지주 법인, 인도의 게임사들이 확인된다. 펀드 출자와 직접 인수를 함께 쓴다는 점에서 게임 투자 지주회사로 성장한 텐센트와 방식이 닮았다. 규모는 텐센트에 크게 못 미치지만, 게임으로 번 돈을 게임사 지분으로 돌려 영향력을 키운다는 구조는 같다.
법인은 미국에 몰리고, 투자는 인도로 넓어진다
오픈코퍼레이츠로 확인되는 크래프톤의 보유 법인 가운데는 해외 게임사가 두드러진다. 콜드워 슈팅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생존 게임 '서브노티카'의 언노운 월즈 등 미국 캘리포니아 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전체 출자처 125곳 중 해외 등기가 확인된 곳은 35곳이고, 그 가운데 18곳이 미국 델라웨어 등록이며 다수는 벤처펀드다. 델라웨어는 세금·법인 절차상 이점 때문에 미국 지주·투자·펀드 법인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인도 비중도 작지 않다.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제트신세시스, 게임사 데프터치(Deftouch) 등 등기로 확인된 인도 법인이 6곳이다. 크래프톤은 2025년 3월 인도 크리켓 게임 '리얼 크리켓'을 만든 노틸러스 모바일의 경영권 지분(75% 이상)을 약 1,400만 달러(₹118 크로르, 약 200억 원대)에 인수했고, 인도 게임 시장에 5,000억 원대 추가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의 인도 성과를 현지 게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펀드, 넷마블은 직접 인수, 크래프톤은 둘 다
게임사가 게임사에 투자하는 것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을 690억 달러에 사들였다. 그렇다면 크래프톤의 125곳도 업계 평균 수준일까. 같은 기준으로 집계하면 엔씨소프트는 26곳, 넷마블은 18곳 — 크래프톤이 엔씨의 5배, 넷마블의 7배다.
회사 | 출자 타법인 | 펀드형(LP) | 사업회사 | 펀드 비중 |
|---|---|---|---|---|
크래프톤 | 125건 | 37 | 88 | 30% |
엔씨소프트 | 26건 | 15 | 11 | 58% |
넷마블 | 18건 | 3 | 15 | 17% |
자료: DART 전자공시 타법인 출자현황·종속기업 현황 (2026년 4월 기준). 국내외 출자처 전체. '펀드형'은 법인명(펀드·L.P.·벤처 등) 기준으로 분류한 벤처펀드 LP 출자.
규모만 다른 게 아니라 투자 방식도 갈린다. 엔씨소프트는 출자처 26곳 가운데 15곳(58%)이 벤처펀드 LP 출자다. 버텍스 벤처스, ACME 펀드, 트랜스링크, 루미카이 펀드 같은 게임·기술 펀드에 자금을 넣고 운용은 외부에 맡기며, 직접 보유한 사업회사는 11곳에 그친다. 넷마블은 반대다. 18곳 중 15곳이 사업회사이고 펀드는 3곳뿐으로, 잼시티(Jam City)·카밤(Kabam)·스핀엑스(SpinX) 등 인수한 게임사를 자회사로 직접 보유한다.
크래프톤은 두 방식을 모두, 그것도 큰 규모로 쓴다. 펀드형 37곳은 엔씨·넷마블의 펀드를 합한 것보다 많고, 사업회사형 출자처 88곳은 두 회사(11곳·15곳)를 합한 것의 세 배를 넘는다. 다만 이 88곳이 모두 직접 인수한 스튜디오는 아니다. 소액 지분이나 지주·투자 목적 법인도 섞여 있다. 펀드로 시장을 폭넓게 살피면서 유망한 스튜디오는 직접 인수하는 양면 전략으로, 앞서 해외 등기에서 확인한 델라웨어 펀드와 캘리포니아 스튜디오가 각각 그 두 갈래에 해당한다.
투자는 가장 넓게, 매출은 한 게임에
이런 광범위한 투자는 실적이 뒷받침한다. 크래프톤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1조 3,714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일본 ADK 그룹 인수로 기타 매출이 늘었지만, 대표 IP인 PUBG(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 매출만 따져도 전년 대비 24% 늘며 분기 1조 원을 넘었다. 같은 해 크래프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도입해, 2026~2028년 3년간 1조 원 이상(배당 3,000억 원 + 자사주 7,000억 원 소각)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크래프톤 매출의 대부분은 여전히 배틀그라운드 한 게임에서 나온다. 그 게임이 번 돈으로 다른 게임 회사·펀드 125곳에 투자하는 것은, 그 한 게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News Epoch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의 타법인 출자현황·종속기업 현황과 글로벌 기업 등기 데이터베이스 OpenCorporates를 The Proxy 수집 파이프라인으로 확보·분석하여 작성했습니다.
출자 법인 수는 DART 타법인 출자현황·종속기업 현황(국내외 전체)을 기준으로 집계했으며, '펀드형'은 법인명(펀드·L.P.·벤처 등)을 기준으로 분류했습니다. 소재지와 법인 성격은 OpenCorporates 기업 등기로 교차 확인했고, 125곳 중 해외 등기가 확인된 곳은 35곳입니다. 실적·주주환원·인수 금액은 크래프톤 공시와 국내외 보도를 따랐습니다. 데이터 기준: DART 2026년 4월 수집, OpenCorporates 2026년 6월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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