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변기 회사인 줄 알았는데... 日 토토, AI 반도체 관련주로 '화려한 변신'

변기 회사인 줄 알았는데... 日 토토, AI 반도체 관련주로 '화려한 변신'

골드만삭스 "숨겨진 AI 수혜주"... 목표주가 27% 상향
영업익 42%가 반도체·신사업서 창출… '화장실' 넘어 '첨단 소재' 기업으로 재평가

일본의 위생도기 전문기업 토토(TOT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플레이어로 재평가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데와 변기'로 상징되던 전통 제조업체가 반도체 제조 장비의 필수 소재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하면서 주가가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급등했다.


22일 도쿄증시에서 토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장중 한때 11%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이날 주가 급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였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토토를 단순한 건자재 기업이 아닌 'AI 콘셉트 주식(AI concept stock)'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6,100엔으로 27%나 높여 잡았다.

시장이 주목한 토토의 비밀 병기는 '정전 척(Electrostatic Chuck·ESC)'이다. 정전 척은 반도체 제조 공정, 특히 웨이퍼를 가공하는 챔버 내부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정밀하게 고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고도의 평탄도를 유지하면서 고온의 환경을 견뎌야 하고, 미세한 오염도 허용하지 않아야 하기에 높은 기술 장벽이 존재한다.

토토는 창업 이래 축적해 온 세라믹(도자기) 제조 기술을 첨단 산업에 접목했다. 토토가 생산하는 파인 세라믹(Fine Ceramics) 소재의 정전 척은 금속보다 가볍고 열에 강하며, 반도체 장비 내에서 전기적 간섭을 일으키지 않는 강점이 있다. 회사는 이미 1988년부터 이 분야에 진출해 양산 능력을 확보해 왔다.

최근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NAND) 수요가 폭증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생산 라인이 풀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웨이퍼를 잡아주는 '손' 역할을 하는 정전 척의 수요 또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늘어났다.

이러한 사업 구조의 변화는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3월 결산 기준 토토의 전체 영업이익 중 정전 척을 포함한 신사업(New Domain)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달한다. 소비자들이 아는 토토는 변기 회사지만, 투자자들이 보는 토토는 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첨단 소재에서 벌어들이는 반도체 부품 회사인 셈이다.

토토의 사례는 일본 전통 제조업의 성공적인 '피벗(사업 전환)' 모델로도 꼽힌다. 조미료 '미원'으로 유명한 아지노모토가 반도체 기판용 절연 필름(ABF) 시장을 독점하고, 화장품 기업 카오(Kao)가 웨이퍼 세정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고유의 원천 기술을 응용한 첨단 소재 분야 진출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사치코 오카다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과 AI 인프라 투자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며 "토토의 정전 척 사업 부문에서 상당한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AI 시대의 도래가 변기를 굽던 가마에서 첨단 반도체 부품을 구워내는 '오래된 미래 기업'의 가치를 새롭게 비추고 있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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