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에너지 저장 장치(ESS) 생산 기지로 전환… 모건스탠리 "100억 달러 가치" 평가에 투자자들 열광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고전하던 포드(Ford)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에너지 저장 장치(ESS) 사업으로 방향을 틀며 월가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포드의 주가는 이틀 동안 약 22% 폭등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켄터키 배터리 공장,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기지로 탈바꿈
포드는 당초 SK온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려던 켄터키주 공장을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 생산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범한 자회사 '포드 에너지(Ford Energy)'는 2027년 말까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대형 배터리 시스템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들이 주력으로 생산할 시스템은 테슬라의 메가팩과 유사한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형 배터리로, 재생 에너지 저장 및 전력망 안정화에 사용된다.
AI 전력난 해결사로 부상… 모건스탠리의 호평
이번 주가 폭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애널리스트 앤드류 퍼코코(Andrew Percoco)의 보고서다. 그는 포드의 에너지 사업 부문이 장기적으로 10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 데이터센터의 훈련 및 추론 작업으로 인해 막대한 전력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드가 필수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밋빛 전망 이면의 한계와 리스크
전문가들은 포드의 강력한 무기로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꼽는다. 포드는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을 도입하되, 제품 자체는 미국 켄터키주에서 미국 노동자들을 통해 생산한다. 이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30%의 투자 세액 공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어 엄청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포드의 주가 급등이 실적보다는 AI 테마에 편승한 투기적 성격이 짙다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포드는 기존 사업의 막대한 적자와 강력한 경쟁자라는 이중고를 극복해야 한다. 포드의 핵심 미래 사업이었던 전기차 부문(모델 e)은 2025년 한 해에만 48억 달러라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새롭게 진출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 시장에는 북미 점유율 39%를 장악하고 있는 절대강자 테슬라(Tesla)가 버티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불안 요소다. 포드의 핵심 전략인 중국 기업 CATL과의 제휴는 현재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경제적, 안보적 위협으로 간주되며 지속적인 견제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포드가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세액 공제 혜택이 향후 정치권의 향배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기술적 적합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포드가 채택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본래 일정한 속도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자동차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는 연산 작업량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순식간에 10%에서 90%까지 급변하는 등 매우 역동적인 사이클을 띤다. 에너지 및 배터리 전문가들은 이처럼 짧고 강력하게 전력을 방출해야 하는 극한의 데이터센터 환경을 기존의 자동차용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해 짙은 기술적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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