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단독] 수산물 당일배송 신화 '오늘회' 결국 간이파산…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 무너진 모래성들

[단독] 수산물 당일배송 신화 '오늘회' 결국 간이파산…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 무너진 모래성들

'수산물 당일 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벤처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오늘회' 운영사 '오늘식탁'이 결국 파산이라는 마침표를 찍었다. 2022년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로 이른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도래하면서, 이익 창출 없이 외형 성장에만 몰두하던 비즈니스 모델의 민낯이 드러난 결과다.

오늘식탁뿐만 아니라 유망하던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에 내몰리면서 벤처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냉혹하게 진행되고 있다.

■ 220억 원 뭉칫돈 몰렸던 '초신선' 퀵커머스의 기대주

2017년 창업한 오늘식탁은 모바일로 오후 3시까지 회를 주문하면 당일 저녁 식탁에서 받아볼 수 있는 획기적인 모델로 급성장했다.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한국투자파트너스, 하나벤처스, KTB네트워크(현 다올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과 정책기관인 한국성장금융 등으로부터 약 220억 원 규모의 누적 투자를 유치하며 승승장구했다.

■ '계획된 적자'의 덫, 매출 커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

하지만 막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전국구 서비스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내실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피치덱 자료에 따르면 오늘식탁은 2019년 매출 21억 원(영업손실 21억 원)에서 2020년 매출 131억 원(영업손실 39억 원), 2021년 매출 172억 원(영업손실 126억 원)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웠으나 적자 폭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22년에도 매출 172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무려 187억 원으로 불어났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오늘식탁의 유동부채는 188억 원에 달했으나 유동자산은 1,282만 원에 불과했고, 자본총계 역시 마이너스(-) 183억 원 규모로 심각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 C레벨 임원의 줄퇴사와 52억 원대 채무불이행

비극의 전조는 내부에서 먼저 감지되었다. 2022년 중순경 자금난이 불거지면서 물류 전문가였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이른바 'C레벨' 핵심 임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결국 외부 수혈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오늘식탁은 대규모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며 수산물 등 협력업체에 수십억 원대(소송 규모 약 52억 원)의 대금을 정산하지 못하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직면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권고사직을 단행하며 2022년 9월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재무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며 감사를 맡은 현대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까지 받았다. 결국 2023년도 매출은 2천만 원(0.2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끝내 회생하지 못한 주식회사 오늘식탁은 2026년 2월 23일, 서울회생법원 제13부로부터 '간이파산' 선고를 받으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간이파산은 채무자의 남은 재산의 규모가 5억 원 미만으로 현저히 작을 때 적용되는 간소화된 파산 절차이다.

■ '대마불사'는 옛말… 투자 혹한기에 쓰러진 스타트업들

오늘식탁의 몰락은 단일 기업의 문제를 넘어 유동성 파티가 끝난 플랫폼 업계 전반의 위기를 상징한다. 재화를 생산하지 않고 중개만으로 기업가치를 받던 플랫폼 기업들은 당장의 흑자 없이 거래액만 키우는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기관 투자자들의 지갑이 닫히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을 기점으로 '투자 빙하기'가 도래하면서 무리한 확장을 꾀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파산 선고를 받은 '발란'도 투자 혹한기의 직격탄을 받았던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 성장에서 '수익성'으로… 뼈아픈 교훈 남긴 '오징어 게임'

과거 10년 가까이 스타트업 업계는 비전과 성장 속도만 보여주면 수십, 수백억 원의 자금이 몰리는 호황기를 누렸다. 이른바 쿠팡식 '계획된 적자' 전략을 모방하며 덩치 키우기에만 몰두했던 기업들은, 자금줄이 마르는 순간 가장 먼저 도태되는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오늘식탁의 파산과 다수 플랫폼 기업의 구조조정은 스타트업계에 뼈아픈 교훈을 던지고 있다. 확실한 수익 모델(BM) 없이 투자자금에만 의존하는 외형 확장의 시대는 끝났으며, 이제는 자생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내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 공식이 되었다는 평가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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