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몸값 2,400억 핀테크 총아 '업라이즈', 520억 투자금 모두 소진 후 생존 갈림길 섰다

몸값 2,400억 핀테크 총아 '업라이즈', 520억 투자금 모두 소진 후 생존 갈림길 섰다

한때 가상자산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의 선두 주자로 불리며 투자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스타트업 '업라이즈(Uprise)'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과거 수차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화려하게 비상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막대한 영업손실과 규제 역풍으로 확보했던 투자 자금을 모두 소진했다. 급격한 인력 이탈까지 겹치면서 회사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 3년 만에 몸값 40배 뛴 화려했던 과거의 '투자 유치 랠리'

업라이즈는 사람의 '감'이 아닌 수학과 통계적 기법에 기반한 퀀트 알고리즘 자동투자 서비스 '헤이비트'를 내세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24시간 자동으로 자산을 운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 적중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초기 벤처캐피털(VC)들의 러브콜도 쏟아졌다. 피치덱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KB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추정 기업가치 57억 원에 7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신한벤처투자, 해시드 등이 합류해 추정 기업가치 450억 원에 90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기세를 몰아 2022년에는 캡스톤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해시드 등으로부터 무려 3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추정 기업가치 2,400억 원을 달성, 핀테크 업계의 유니콘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 테라·루나 사태 직격탄에 꺾인 성장세… 520억 원 투자금 '증발'

하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업라이즈의 운명은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0년 매출 7.6억 원(영업손실 10억 원)에서 가상자산 호황기였던 2021년에는 매출 516억 원, 영업이익 109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 등 가상자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은 114억 원으로 급감했고, 무려 30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냈다.

실적 악화의 늪은 깊었다. 2023년 매출 50억 원(영업손실 153억 원), 2024년 매출 84억 원(영업손실 89억 원)을 기록하며 수백억 원대 누적 적자가 쌓였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2023년 직전 기업가치인 2,400억 원을 유지하며 11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급한 불을 끄려 했으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거나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규모 후속 투자 유치에는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창립 이래 끌어모은 총 520억 원 수준의 막대한 누적 투자금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대규모 적자를 메우는 과정에서 모두 소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막대한 외부 수혈 자금이 바닥나면서, 현재는 전성기였던 2021년에 쌓아둔 이익잉여금 약 88억 원에 기대어 힘겹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 규제 역풍에 주력 사업 중단, 126명이던 직원은 22명으로

업라이즈의 발목을 잡은 또 다른 치명타는 '규제 리스크'였다. 회사의 사실상 유일한 캐시카우였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하베스트'가 2023년 10월 전면 종료를 맞았다.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등 타 업체의 출금 중단 사태를 계기로 제정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예치된 자산을 외부로 보내 운용하는 사업 모델이 사실상 불법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자산 건전성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의 벽에 부딪혀 핵심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사업 동력이 꺾이면서 조직도 와해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23년 3월 기준 126명에 달했던 직원 수는 2026년 1월 현재 단 22명까지 감소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핵심 인력의 이탈이 겹치면서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과 미래 성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 전통 금융 피보팅에 사활… '로보어드바이저 연금'으로 기사회생할까

벼랑 끝에 몰린 업라이즈는 현재 가상자산 사업 비중을 줄이고 '전통 금융시장'으로의 전면적인 사업 피보팅(방향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핵심 무기는 자회사인 '업라이즈투자자문'이 운영하는 전통자산 로보어드바이저 '든든(dndn)'이다.

업라이즈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 서비스인 '불리오'를 운영하는 두물머리투자자문을 전격 인수하기로 하고, 이를 아우르는 신규 중간지주사 '호라이즌웰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양사의 수탁고를 합치면 5,200억 원 규모로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수탁고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업라이즈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하반기부터 열리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시장'이다. 이를 위해 자회사 업라이즈투자자문은 자본잠식 등 재무 건전성 요건을 맞추고자 두 차례의 무상감자와 7억 5,000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금융사들과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업라이즈가 부진한 실적과 인력이 급감하는 위기 속에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통해 생존의 갈림길을 벗어나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열기자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무료 체험하기

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뉴스에포크 뉴스레터 · 무료 · 언제든 해지 가능

#Startup#Finance#Business#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