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 사내벤처 1기로 화려하게 출발한 디지털 물류 스타트업 ‘디버(Dver)’가 중대한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매년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기록하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되는 등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구조적 적자와 자금 고갈이라는 매서운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디버는 현재 생존을 위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함과 동시에, 완전한 AI 전환(AX)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 누적 투자 80억 원 이상, 기업가치 250억 원에 달했던 기대주
디버는 스마트 물류 서비스인 배송 중개 플랫폼 ‘디버’와 디지털 문서수발실 서비스 ‘디포스트(DPOST)’를 양대 축으로 성장해 왔다. 라스트마일 물류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러브콜도 이어졌다.
피치덱에 따르면, 디버는 지금까지 총 8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2022년에는 캡스톤파트너스, SJ투자파트너스, LG유플러스 등으로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SJ투자파트너스로부터 후속 투자를 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캐피탈 등으로부터도 추가 투자를 받으며 자금 조달을 이어갔다. 당시 2023년 기준 디버의 추정 기업가치는 약 250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으며 물류 스타트업계의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 외형은 컸지만, 높은 원가율이 문제… 104억 매출에도 적자 지속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외형 성장과 달리 내실은 '성장통'을 겪고 있었다.
디버의 매출은 2020년 18억 원, 2021년 34억 원, 2022년 50억 원, 2023년 71억 원, 2024년에는 104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장승래 대표가 언급했던 "매년 50% 이상의 성장"이라는 수치가 실제 실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문제는 매출이 늘어날수록 적자 폭도 함께 커지거나 유지되는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다. 영업손실은 2020년 -3.6억 원에서 시작해 2021년 -10억 원, 2022년 -21억 원, 2023년 -26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매출이 100억 원을 돌파한 2024년에도 -20억 원의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과도하게 높은 매출원가율과 고정된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때문이다. 2022년 5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매출원가는 43억 원(원가율 86%)에 달했다. 2023년에는 71억 매출에 원가 64(원가율 90%)억, 2024년에는 104억 매출에 원가가 무려 92억 원(원가율 88%)까지 치솟았다. 매출이 늘어났지만 원가 부담이 비례해서 상승하는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여기에 판관비 역시 2022년 29억 원, 2023년 33억 원, 2024년 32억 원으로 매년 30억 원 전후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한계이익률이 극도로 낮은 상태에서 고정비 성격의 판관비가 30억 원씩 발생하다 보니, 근본적인 원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에 빠져있다.
■ 투자금 소진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 직원의 70%가 회사를 떠났다
수익 구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회사의 곳간은 빠르게 말라갔다. 제공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디버는 그간 유치한 8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현재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추가적인 대규모 자금 수혈이 여의찮은 상황에서 디버는 결국 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인 대규모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용 관리를 위해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디버는, 한때 2024년 기준 85명에 달했던 직원 수가 2026년 1월 기준 불과 27명까지 급감했다. 1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전체 직원의 약 70%가량이 줄어든 셈으로, 회사가 현재 직면한 재무적 위기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 생존의 갈림길, 마지막 돌파구는 ‘AI 전환(AX)’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디버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유일한 타개책은 바로 'AI 중심의 자동화 전환(AX)'이다. 구조조정으로 비워진 인력의 공백을 AI 기술로 메우고,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었던 높은 운영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디버는 기존 아날로그 전화 중심의 퀵서비스 접수 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최근 'AI 상담원' 기반의 자동 주문 접수 시스템을 전격 공개했다. 장승래 대표는 "기존 상담원이 1콜당 약 1,000원의 비용이 들었다면, AI는 100원 이하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I 상담원은 고객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배송 정보를 자동 수집하고, 배차 요청 및 실시간 관제까지 자동으로 처리한다.
디버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원가 혁신 작업이다. 매출이 오를수록 비례해서 증가하던 원가율을 AI 기술을 통해 끊어내지 못한다면 회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디버는 물류 산업의 복잡한 구조를 디지털로 혁신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출발했지만, 현재 냉혹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데스밸리(죽음의 계곡)' 한가운데 서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뼈아픈 시련을 겪고 있는 디버가 그들이 주창한 'AI 전환'을 통해 무너진 수익 구조를 재건하고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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