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iscope] 대부업 막으면 어디로 가나… 저신용 대출의 ‘보이지 않는 시장’](https://d1gl51xbrxoj65.cloudfront.net/uploads/2026/03/17/1773733324360-vc0vvo.webp)
대부업 규제가 강화되면 시장이 축소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출 수요 자체가 사라지기보다 경로만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법정 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한 이후 제도권 대부업에서 밀려난 저신용자가 사금융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금융당국 보고서도 반복적으로 지적해 왔다.
이 구조를 둘러싼 입법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와 22대 국회에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총 64건 발의됐다. 이 가운데 33건은 폐기됐고, 2건만 통과됐다. 현재도 14건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Legiscope 데이터 분석 결과 대부업이 포함된 기타금융 분야의 규제 비율은 16.3%로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증권의 규제 비율이 9.5%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보험업 규제 비율은 0.1%에 불과하다.
2002년 제정 법률에 64번 개정 시도… 반복되는 입법
발의된 법안 64건은 모두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2002년 제정된 이 법률을 두 차례 국회가 64번이나 개정하려 한 셈이다. 22대 국회만 보더라도 2024년 6월 민형배 의원안을 시작으로 2026년 1월 이훈기 의원안까지 약 1년 7개월 동안 14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다. 정부도 같은 기간 1건의 개정안을 제출했다.
대부업 관련 입법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산업 구조가 있다. 대부업은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금융시장이다. 고금리 피해 사례가 사회 문제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정치권에서도 규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동시에 정치권 입장에서는 발의 부담이 낮고 유권자 반응이 분명한 정책 이슈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규제·사금융 차단·감독 강화… 계류 법안의 세 축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된 14건의 개정안은 크게 세 가지 정책 방향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법정 최고금리 규제 강화다. 윤후덕 의원안은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법률에 직접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최고금리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국회의 통제 범위 밖에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법안이다.
두 번째는 불법 사금융 차단 장치 강화다. 김승원 의원안은 불법 대부에 사용된 계좌를 보이스피싱 계좌처럼 즉시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제안했다. 양부남 의원이 발의한 법안 두 건은 불법 대부 광고 사전심의 제도 도입과 SNS 광고 차단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계류 법안의 절반 이상은 제안이유서에서 ‘불법 사금융’ 문제를 핵심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세 번째는 감독 사각지대 해소다. 천준호 의원안은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에게도 총자산 한도를 적용하고 대부채권 양도 시 서류 보관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은희 의원안 역시 최근 발생한 대부업체 폰지 사기 사건을 계기로 지자체 감독 공백을 보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안 가결률 3.1%… 개별 의원안은 통과 사례 없어
64건 가운데 실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단 2건이다. 가결률은 약 3.1% 수준이다. 통과된 법안에는 공통점이 있다. 개별 의원안이 그대로 통과된 것이 아니라 여러 법안을 묶어 위원회 대안으로 처리된 경우라는 점이다.
21대 국회에서는 권명호 의원안을 중심으로 여러 개정안을 통합해 위원회 대안이 만들어졌고, 22대 국회에서도 2024년 12월 정무위원장이 같은 방식으로 법안을 처리했다. 현재까지 개별 의원 발의 법안이 단독으로 통과된 사례는 없다.
규제의 역설… “저신용 대출 시장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부업 규제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금융정책의 딜레마 때문이다.규제를 강화하면 고금리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된 저신용 대출 수요가 사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정책 논쟁의 핵심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저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시장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회가 해답을 찾지 못하는 사이, 저신용 대출 시장의 일부는 이미 제도권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기사는 News Epoch가 구축한 입법 추적 엔진 Legiscope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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