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15 WEDWEDNESDAY, APRIL 15, 2026

상급종합 0곳, 경북 250만은 대구까지 간다

상급종합 0곳, 경북 250만은 대구까지 간다
  •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14곳이 서울에, 경북·제주·세종에는 0곳

  • 의료기관 30곳 미만 시군구 5곳, 울릉군 일반의원 0곳

  • 의사 미등록 요양병원 전국 59곳

전국 요양기관 79,587곳은 인구 비례로 흩어져 있지 않다. 집중된 곳은 더 집중됐고, 비어 있는 곳은 더 비어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등록 데이터를 전수 분석하면 그 윤곽이 선명해진다. 과밀한 곳과 빈 곳이 어디인지 — 이 지도는 비대면 진료, 디지털 헬스케어, 요양 산업을 고르는 투자자에게 시장의 밑그림이기도 하다.

강남구 3,110곳, 울릉군 8곳 — 389배

전국에서 의료기관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남구(3,110곳, 의사 7,418명)다. 의원 2,129곳에 종합병원 2곳, 상급종합병원 2곳까지 갖춘 풀세트 구조다. 2위 서초구(1,589곳)와 3위 송파구(1,320곳)를 합해도 강남구 하나를 못 넘는다.

반대편 끝에 울릉군이 있다. 등록 의료기관 8곳, 의사 20명. 보건진료소 5곳은 의사가 배치되지 않은 간호 인력 운영이고, 실질적으로 의사가 상주하는 시설은 울릉군보건의료원(의사 18명) 한 곳이다. 치과의원과 한의원이 각 1곳 있지만, 일반 의원(내과·외과 등)은 단 한 곳도 없다. 강남구와 울릉군의 의료기관 수 격차는 389배다.

울릉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양군(21곳, 의사 15명), 양구군(24곳, 의사 43명), 양양군(26곳, 의사 19명), 인천옹진군(27곳, 의사 47명) 등 전국에서 의료기관이 30곳 미만인 시군구가 5곳에 달한다. 이들 지역에서 전문과 진료를 받으려면 차로 1~2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상급종합 47곳, 서울이 30%를 가져갔다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전국에 47곳뿐이다. 이 중 14곳(30%)이 서울에 있고, 서울에 배치된 상급종합 의사 수는 10,573명으로 전국 상급종합 의사 22,865명의 46%를 차지한다. 경기도에 6곳, 대구에 5곳, 부산에 4곳이 있지만, 경북·제주·세종에는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다.

경북에 상급종합이 없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경북은 요양병원이 104곳으로 전국 4위이며,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중증으로 진행되는 고령 환자가 상급종합 진료를 받으려면 대구까지 이동해야 한다. 제주도 마찬가지다. 요양병원 10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상급종합은 0곳이어서, 중증 환자는 항공편으로 육지 병원에 가야 한다.

요양병원 1,298곳, 고령화의 그림자

전국 요양병원은 1,298곳이다. 경기도에 273곳(21%)으로 가장 많고, 부산 151곳, 경남 113곳이 뒤를 잇는다. 서울은 102곳으로 5위에 그치는데, 서울 고령 인구가 요양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면 경기도 요양병원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요양병원 중 의사가 한 명도 등록되지 않은 곳이 59곳 존재한다는 점이다. 경기도에 16곳, 부산에 8곳, 경남에 6곳이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상 의사 배치 기준(입원환자 80명당 1명)이 있지만, HIRA 등록 데이터 기준으로 의사 수가 0인 시설이 있다는 것은 인력 공백 또는 등록 지연 가능성을 시사한다. 어느 쪽이든, 고령 환자의 의료 품질에 대한 물음이다.

79,587곳의 의미 — 과밀과 공백이 공존하는 시장

전국 79,587곳에 등록된 의사는 총 166,395명이다. 시설당 평균 의사 수는 2.1명이지만, 이 평균은 강남구(시설당 2.4명)와 울릉군(시설당 2.5명)을 같은 선에 놓는 착시를 만든다. 울릉군의 의사 20명은 보건의료원 한 곳에 18명이 몰려 있어 시설 평균이 높게 나오는 것이고, 나머지 7곳에는 의사가 총 2명뿐이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19,734곳, 의사 46,822명)과 경기(18,122곳, 의사 36,954명)가 전국 시설의 48%, 의사의 50%를 차지한다.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서울·경기 두 지역의 의료 인프라 집중도는 인구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면서도 질적 격차가 크다. 상급종합, 종합병원 같은 고차 의료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단순 기관 수로는 보이지 않는 불균형이 존재한다.

공백이 곧 시장이다

강남구 2,129곳과 강원도 825곳 사이의 2.6배 격차, 상급종합 0곳인 경북·제주·세종, 의사 없이 운영되는 요양병원 59곳. 이 데이터가 그리는 지도 위에 비대면 진료, 원격 모니터링, AI 진단 보조의 시장이 겹쳐진다. 의료기관을 새로 짓는 데는 수년이 걸리지만, 디지털 인프라는 물리적 병원이 없는 곳일수록 먼저 침투한다.

요양병원 1,298곳이 집중된 경기도와 의료 공백 지역을 연결하는 원격 진료 플랫폼, 상급종합이 없는 경북·제주의 중증 환자를 육지 전문의와 잇는 화상 진료 시스템. 의료 인프라의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그 틈을 메우는 기업의 TAM(총 시장 규모)은 넓어진다. 79,587곳의 데이터가 가리키는 것은 '어디에 병원이 많은가'가 아니라, '어디에 병원이 없는가'다.


이 기사는 News Epoch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요양기관 현황 데이터를 The Proxy 수집 파이프라인으로 확보·분석하여 작성했습니다.

HIRA 데이터는 건강보험 요양기관으로 등록된 시설을 기준으로 하며, 미등록 시설이나 비급여 전문 클리닉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의사 수는 HIRA 등록 기준이며 실제 상주 인력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준: 2026년 4월 수집.

염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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