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어닝 시즌을 거치며 인공지능(AI) 산업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을 극명하게 가르고 있다. AI 인프라 확충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가운데, 이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선별 장세가 본격화되었다. 특히 표면적으로 '승자' 그룹에 속한 구글과 아마존의 1분기 막대한 수익 중 절반가량이 주력 사업의 성과가 아닌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에 대한 지분 투자 가치 상승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은 나란히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알파벳은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주가가 10~12%가량 급등했고,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AWS) 역시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15분기 만에 최고 성장률을 달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들의 기록적인 수익 이면에는 앤스로픽 투자 효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알파벳이 기록한 626억 달러의 막대한 이익 중 절반에 가까운 약 287억 달러는 검색 광고나 클라우드 서비스 등 자사 제품의 매출이 아니라, 앤스로픽을 중심으로 한 민간 기업 투자 지분 가치 업데이트에서 발생한 영업외수익이었다. 아마존 역시 1분기 세전 이익의 절반 이상인 168억 달러가 앤스로픽 투자에서 발생한 이익이라고 공시했다.
반면, 선제적 투자의 결실을 재무적으로 온전히 입증하지 못하거나 인프라 구축 비용이 부각된 기업들은 강력한 실적을 내고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연간 환산 매출이 370억 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123% 성장했지만, 올해 자본지출(CAPEX)이 1,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막대한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다. 메타(Meta) 역시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본 지출 확대 계획이 빚으로 충당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해 주가가 8~10% 가까이 급락했다. 실제로 미국의 4대 빅테크 기업은 1분기에만 1,306억 달러 이상을 자본 지출에 쏟아부었으며, 올해 총 7,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을 향한 실제 AI 수요 자체는 공급을 뛰어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상태다. 구글, 아마존, MS 등 클라우드 '빅3'의 1분기 수주 잔고를 합산하면 약 1조 450억 달러(한화 약 1,543조 원)에 달한다. 구글은 자체 생성형 AI 모델 기반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약 800% 늘었고, 아마존 AWS의 AI 연간 매출 환산 규모도 150억 달러를 넘어섰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이제 단순히 AI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을 넘어, 지출에서 수익 성장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연결고리를 증명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처럼 유망 AI 스타트업(앤스로픽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장부상 막대한 이익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수주 잔고를 대거 확보한 빅테크들과, 당장의 인프라 구축 비용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짊어진 빅테크 간의 엇갈린 행보와 주가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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