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의 세라 브리든(Sarah Breeden) 금융안정 부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다양한 위험 요소들이 현재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전 세계 주식 시장의 하락을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의 고위 인사가 시장 움직임에 대해 이처럼 직설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브리든 부총재는 자산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어느 시점에는 시장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녀는 구체적인 하락 시기나 폭을 예측하지는 않았으나, 시장이 심각한 위험 요소들에 대해 지나치게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거시경제적 충격, 사모 신용(private credit) 시장의 신뢰 하락, 인공지능(AI)과 같은 고위험 자산의 가치 재조정 등 여러 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을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꼽았다.
최근 증시 과열의 중심에는 AI 산업이 자리 잡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세계 경제가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충격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기업들이 포진한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수천억 달러가 AI 인프라에 쏟아지는 현상을 두고, 수많은 스타트업이 파산했던 1990년대 후반의 '닷컴 버블'에 비유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AI 기업에 칩을 공급하는 최대 업체인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 CEO 등은 이러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영국의 FTSE 100 지수 역시 미국 시장의 상승을 주도한 대규모 AI 기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의 5% 이내로 근접한 상태이다.
이와 더불어 브리든 부총재는 소위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으로 불리는 사모 신용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기업에 사적으로 대출을 제공하며 은행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이 펀드들은 최근 손실을 입고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을 제한하면서 금융 시스템의 약점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그녀는 "사모 신용은 지난 15년에서 20년 동안 0에서 2조 5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지만, 현재와 같은 규모와 다른 금융 시스템과의 복잡한 상호 연결성 속에서 아직 제대로 검증된 바가 없다"며, 은행 주도가 아닌 사모 신용 발(發) 신용 경색을 우려했다.
끝으로 브리든 부총재는 자신의 임무가 시장의 하락 시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급격한 하향 조정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금융 시스템이 견딜 수 있는 회복력을 갖추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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