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엠파스를 인수하며 네이버, 다음(카카오)과 함께 국내 3대 포털로 불렸던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구 SK커뮤니케이션즈)가 삼구에프에스에 매각된 후 험난한 생존 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74개월 만에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알렸으나,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실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번 흑자의 질(Quality of Earnings)을 두고 당장은 ‘구조적 개선’이라기보다는 ‘비용 통제’로 인한 결과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끝없이 하락하는 매출과 심각한 자본 잠식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의 매출과 손익 흐름을 살펴보면,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약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1년 약 302억 원이던 영업수익(매출)은 2022년 약 305억 원을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한 뒤, 2023년 284억 원, 2024년 246억 원, 2025년 212억 원으로 매년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영업손실 역시 2021년 97억 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매년 69억~117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내며 만성적인 연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눈 여겨 볼 부분은 재무 안정성이다. 2025년 말 기준 회사의 납입자본금은 217억 원에 불과하지만, 누적된 미처리결손금이 무려 2,153.6억 원(-215,360,974,287원)에 달해 자본이 심각하게 갉아먹힌 상태다. 자본총계 역시 2021년 약 247억 원 수준에서 2025년 기준 약 98억 원으로 반토막 넘게 쪼그라들었다. 자본 여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나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 없이는 재무적 안정성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영업 현금흐름 '만년 마이너스'… 비영업 자산 매각으로 버티기
영업을 할수록 현금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1년 -91.7억 원, 2022년 -60.2억 원, 2023년 -63.5억 원, 2024년 -90.0억 원, 2025년 -75.7억 원으로 최근 5년간 단 한 번도 플러스(+)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회사는 관계기업 투자주식 등을 매각하여 유동성을 충당해왔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주요 주주였던 회사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이 지분을 시장에 전량 처분했다. 특히 2023년 현금흐름표를 보면, 관계기업투자 처분으로 약 223억 원의 막대한 현금이 유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본업에서 잃어버린 현금을 비영업 자산(지분) 매각을 통해 메우는 전형적인 '자산유동화(Asset Liquidation)' 전략으로 연명해온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영업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핵심 현금화 자산마저 현재는 사실상 거의 고갈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주주 변경과 '축소 지향적 버티기'
SK텔레콤의 100% 종속기업이던 회사는 2025년 1월 주식양도거래를 통해 ㈜삼구에프에스로 최대주주(지분율 100%)가 변경되었다. 대주주 교체 이후 회사는 새로운 무형자산을 취득하기 위한 현금 유출을 철저히 차단(CAPEX 최소화)하고, 들어오는 최소한의 유지보수 매출만으로 고정비를 방어하는 이른바 '축소 지향적 버티기'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색 대신 네이트판, 네이트온 등 체류형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극단적인 투자 축소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최근 알려진 174개월 만의 월간 흑자 소식도 그 실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 흑자가 '매출(Top-line)의 반등'에서 온 것인지, 극단적인 '비용 절감(Cost-cutting)'에서 온 것인지가 핵심이다.
현실적으로 IT 플랫폼이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경쟁사에 밀려 잃어버린 점유율을 회복하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번 흑자는 신규 트래픽 유입이나 광고 단가 상승이 아니라, 대주주 변경 직후 단행된 한계 사업부 정리, 마케팅비 축소, 서버 유지보수비 최소화 및 대규모 인력 감축 등 전사적인 '비용 통제'에 따른 결과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의 고용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200명에 가까웠던 직원 수는 2026년 3월 현재 80명대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불황형 흑자'의 명확한 한계와 남겨진 리스크
비용을 강하게 통제 해서 만든 불황형 흑자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익이 났더라도 매출액 자체가 전년 동기 대비 꺾이고 있다면, 이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적다는 뜻이다.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투자가 완전히 멈췄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와 남은 유저들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독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생성형 AI의 보편화로 검색 및 포털 시장 전체가 강력한 위협을 받고 있는 시대다. 새 대주주 주도하에 단기적인 흑자를 넘어, 벼랑 끝에 몰린 재무 위기와 시장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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