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09 TUETUESDAY, JUNE 9, 2026

남은 현금 1300만 원, 직원 수는 4분의 1로… 지오비전의 대응 전략은?

남은 현금 1300만 원, 직원 수는 4분의 1로… 지오비전의 대응 전략은?

혁신 기술력 인정받은 AI 스타트업, 이면에 감춰진 재무적 위기

지오비전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강원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출신의 스타트업이다. 주로 지능형 영상 관제 시스템인 '지오서머리(ZioSummary)'를 통한 사회 안전 관제 사업과 식약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딥TDM(DeepTDM)' 등 의료 AI 솔루션을 양대 축으로 삼으며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첨단기술기업으로 지정받는 등 외부적으로는 그 기술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으나, 기업의 근간이 되는 재무 지표를 깊이 들여다보면 자금 경색으로 인해 경영상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지오비전 홈페이지]

매출 성장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 투자금마저 바닥나

이러한 재무적 위기는 회사의 최근 몇 년간 손익 흐름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오비전의 요약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은 2019년 약 5억 원 수준에서 꾸준히 외형을 키워 2024년에는 15억 1천만 원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과 동시에 영업손실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약 1억 2천만 원이었던 영업적자는 2023년 17억 2천만 원, 2024년 10억 1천만 원에 이어 2025년에는 14억 4천만 원까지 불어났다. 회사는 이러한 적자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 2022년 어니스트벤처스 등으로부터 추정 기업가치 110억 원에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 부터 투자를 유치한 이후 2024년에는 안다아시아벤처스로부터 추정 기업가치 135억 원에 15억 원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만성적인 대규모 영업적자로 인해 어렵게 유치한 투자금은 현재 사실상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매출 감소에도 원가는 급증… 말라버린 현금과 유동성 경색 직면

무엇보다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는 지점은 핵심 사업의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면 제품 생산이나 용역 제공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출원가도 동반 하락하는 것이 정상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지오비전의 경우 2024년 매출 15억 1천만 원에 매출원가 8억 9천만 원을 기록하며 약 59%의 원가율을 보였으나, 2025년에는 매출이 13억 4천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는 11억 1천만 원으로 오히려 24% 급증했다. 이로 인해 원가율은 83%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원자재 가격 폭등이나 외주 가공비의 급증, 혹은 악성 재고의 손실 처리 등 기업의 기초적인 수익 모델 자체가 심각하게 훼손되었음을 의미한다.

수익성 악화는 곧바로 극단적인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졌다. 2024년 말 기준 약 12억 4천만 원에 달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불과 일 년 만인 2025년 말 기준 약 1천3백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일 년 새 12억 원 이상의 현금이 운영 자금 등으로 허공에 소진된 셈이다. 현재 회사 금고에 남은 자금으로는 당장 월평균 약 8천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 급여조차 감당하기 힘든 극심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이러한 텅 빈 금고 상황과 심각한 경영난을 반영하듯, 2025년 초까지만 해도 36명에 달했던 지오비전의 직원 수는 2026년 4월 기준 8명까지 급감한 상황이다.

상환 능력 상실과 완전 자본잠식… 벼랑 끝에 몰린 재무 상태

여기에 단기 채무 상환 능력마저 사실상 상실된 상태다. 2025년 기준 일 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4천1백만 원에 불과한 반면, 일 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11억 원을 훌쩍 넘긴다.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이 통상적인 안전 기준인 100~200%에 한참 못 미치는 3.7%에 그치고 있다. 특히 2025년 장부에 새롭게 잡힌 단기차입금 3억 8천만 원의 만기가 돌아올 경우, 현재의 현금 보유량으로는 이를 막지 못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위험이 매우 높다. 그동안 쌓인 누적 적자로 인해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44억 원에 달하고, 주주들이 투자한 자본금을 모두 소진하여 자본총계마저 마이너스 7억 2천만 원으로 돌아선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는 기업의 대외 신용도 하락으로 직결되어 금융권의 정상적인 추가 대출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생존을 위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융통성 있는 자구책 절실

결과적으로 지오비전은 매출원가 급등에서 시작해 수익성 악화, 고정비 부담, 대규모 영업적자, 현금 고갈, 차입금 증가, 그리고 완전 자본잠식으로 이어지는 재무 악화의 전형적인 경로를 밟고 있다. 현재의 재무 구조로는 정상적인 이자나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므로, 당장의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채권자와의 타협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아울러 매출원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업 구조는 과감하게 재편하고, 회사가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핵심 기술과 우량 사업부를 지렛대 삼아 전략적 투자자와의 협력이나 투자 유치나 사업 분할 등을 통해 생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회사의 소중한 기술적 자산을 지켜내기 위한 뼈아픈 진통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오비전은 공공안전을 위한 영상 관제 시스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AI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훌륭한 기술력을 이미 증명해 낸 유망한 기업이다. 닥쳐온 재무적 한파가 무척이나 매섭지만, 이를 혁신적인 구조조정과 내실 다지기의 기회로 삼아 슬기롭게 이겨내길 바란다. 묵묵히 기술의 진보를 이끌어온 지오비전이 지금의 험난한 위기를 딛고 일어나, 본래의 목표처럼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AI 솔루션 기업'으로 다시 한번 굳건하게 비상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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