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0 WEDWEDNESDAY, JUNE 10, 2026

락커룸코퍼레이션, 제니퍼룸 리뉴얼로 최대 매출 및 흑자전환 달성… '외상 경영·자본잠식' 극복이 과제

 락커룸코퍼레이션, 제니퍼룸 리뉴얼로 최대 매출 및 흑자전환 달성… '외상 경영·자본잠식' 극복이 과제

1~2인 가구 겨냥한 감각적 가전 '제니퍼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

락커룸코퍼레이션은 2016년 론칭한 디자인 가전 전문 브랜드 '제니퍼룸(Jennifer Room)'을 전개하는 기업이다. 1~2인 가구를 주 타깃으로 삼아 감각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프리미엄 가전을 선보이고 있으며, 전자동 커피머신을 시작으로 홈카페, 리빙, 뷰티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제니퍼룸은 가전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일리 오브제'로 정의하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쌓아가고 있다.

2020년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추정 기업가치 약 150억원에 인수하였으며, 이후 사명을 이엠네트웍스에서 현재의 락커룸코퍼레이션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통(通) 박은선 대표 영입과 성공적인 브랜드 리뉴얼

특히 2023년 5월,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LG전자, CJ제일제당(비비고), 배스킨라빈스 등 주요 소비재 기업에서 브랜딩을 이끌었던 마케팅 전문가 박은선 대표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박 대표는 취임 직후인 2023년 8월, 제니퍼룸의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Design, Simplicity, Balance'를 핵심 가치로 삼아 새 로고를 공개하고, 온라인몰을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YPC(Young, Professional, Creator) 세대의 안목에 맞춘 합리적인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가전으로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한 것이다.

2017~2025년 손익 흐름: 깊은 적자의 늪을 지나 역대 최고 매출로

이러한 공격적인 브랜드 재정비는 극적인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 락커룸코퍼레이션의 과거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회사는 큰 부침을 겪어왔다. 2017년 160.3억 원, 2018년 187.7억 원의 높은 매출을 올리던 회사는 2020년 매출이 73.9억 원까지 급감하며 적자 전환(-1.1억 원)했다. 이후 락앤락 피인수 직후인 2021년 매출 101.8억 원을 회복했지만 영업이익은 다시 적자로 돌아섰으며,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0.4억 원, -15.8억 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며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하지만 신임 대표 취임과 리뉴얼 효과가 본격화된 2024년, 영업적자 폭을 -3.2억 원 규모로 대폭 줄였고, 2025년에는 무려 163.9억 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는 전년(110.9억 원) 대비 약 48% 성장한 수치다. 더불어 2025년 영업이익 5.5억 원, 당기순이익 4.4억 원을 기록하며 엔데믹 이후 첫 확실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 전환의 이면, '완전 자본잠식' 상태는 지속

외형 성장과 흑자 전환이라는 겹경사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재무 상태에는 여전히 경고등이 켜져 있다.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적자의 여파로 누적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2025년에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결산 기준 회사의 미처분이익잉여금(결손금)은 -16.9억 원에 달한다. 자본총계 역시 -16.3억 원으로 자본을 모두 까먹은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 번의 흑자 전환에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자료: 제니퍼룸 홈페이지]

차입금 0원, 부채 85%가 매입채무… 극단적 '레버리지 영업'

우려되는 대목은 락커룸코퍼레이션의 특이한 자금 조달 구조다. 회사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장·단기 금융권 차입금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0원). 그 대신 부채의 대부분을 '원화매입채무'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상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 협력사로부터 외상으로 물건을 떼와서 장사를 하는 구조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급증한 2025년, 매출채권(못 받은 돈)이 20.7억 원으로 늘어난 동시에 매입채무(줄 돈)는 54.1억 원으로 급등했다. 2021년 7.59억 원에 불과했던 매입채무가 2025년 54.1억 원까지 치솟은 것인데, 이는 2025년 기준 회사의 전체 부채(63.7억 원) 중 무려 84.8%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이다. 이와 함께 선급금 역시 2024년 7,600만 원 수준에서 2025년 4.1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회사가 내부적으로 공급자 금융(Supplier Finance)을 극대화하여 부족한 자본을 메우고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전형적인 '레버리지 영업'을 펼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턴어라운드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도약이 필요할 때

제니퍼룸 브랜드 리뉴얼과 맞물린 락커룸코퍼레이션의 2025년 턴어라운드는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하지만 외상값(매입채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기형적인 재무 구조와 완전 자본잠식이라는 무거운 과제는 여전히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흑자 전환은 기업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일 뿐이다. 회사는 지금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는 이익 결손금을 해소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야만 진정한 의미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가전 브랜드로 롱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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