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출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가계 통신비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의 발길이 중고폰 시장으로 대거 향하고 있다. 전 세계 중고폰 산업은 연간 100조 원 이상의 규모로 꾸준히 성장하며 신제품의 성장률을 능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고폰 시장은 공신력 있는 품질 인증 체계가 부족하고 정보 비대칭성이 커, 이른바 저품질 재화만 유통되는 '레몬마켓'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SNS 공동구매를 통해 중고폰을 판매한 일부 영세 업체에서 장기간 미배송 및 환불 불가 사태가 속출하며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는 등, 시장의 신뢰 인프라가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신뢰의 부재 속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매입기 '민팃ATM'을 앞세워 투명한 유통 구조를 만들고자 했던 기업이 바로 SK네트웍스의 자회사였던 민팃(구 금강시스템즈)이다. 그러나 SK네트웍스가 최근 'AI 중심 사업지주회사'로 비전을 전환하면서 비핵심 자산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민팃 지분 90%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티앤케이프라이빗에쿼티(T&K PE)에 450억 원에 매각했다.
폭발적 외형 성장 뒤에 찾아온 위기, 그리고 극적인 흑자 전환
민팃은 분사 전후로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2020년 466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2021년 1,575억 원, 2022년 1,703억 원, 2023년 1,795억 원으로 매년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서서히 쌓여가는 적자의 늪이 있었다. 특히 2024년에는 1,729억 원의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약 111억 원의 영업손실과 110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매각 직전인 2025년, 민팃은 매출이 9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쪼그라들었음에도 약 7억 원의 영업이익과 9.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외형을 포기하는 대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짜내는 '생존형' 체질 개선을 단행한 결과다.

[자료: 민팃 홈페이지]
저수익 거래 정리로 매출총이익률(GPM) 7.9%p 대폭 개선
매출이 반토막 났음에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은 마진율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이다. 2025년 매출총이익은 216억 원으로 전년(251억 원) 대비 감소했으나, 매출액 대비 매출총이익률(GPM)은 14.5%에서 22.4%로 오히려 7.9%p 크게 상승했다. 이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규모 Bulk(도매/대형) 거래를 과감하게 쳐내고, 마진이 높은 국내 소매 리싸이클 등 유통 채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효율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강도의 비용 통제도 흑자 전환의 주된 요인이다. 민팃은 363억 원에 달하던 판관비를 1년 만에 209억 원으로 무려 42.4%나 삭감했다. 항목별로 뜯어보면 회사가 얼마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급여 및 퇴직급여 지출이 87.3억 원에서 46.4억 원으로 약 47%나 급감했는데, 이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나 사업부 축소가 단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여전히 남은 상처…징벌적 결손금 78억 원과 부실 자산 상각
당기순이익 9.7억 원을 기록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과거 방만했던 외형 확장의 후유증은 여전히 재무제표 곳곳에 남아 있다. 현재 민팃에는 78.4억 원에 달하는 징벌적인 미처리결손금이 쌓여 있다. 자본금이 6.4억 원에 불과해 자칫 심각한 재무 위기에 빠질 수 있었으나, 과거(2021년 등)에 확보해 둔 375억 원의 자본잉여금 덕분에 형식적인 자본잠식은 간신히 면하고 있는 위태로운 상태다. 또한 부실 자산을 털어내기 위한 '빅배스'도 이어졌다. 전기(2024년)에 유형자산 손상차손 6.7억 원, 무형자산 손상차손 5.2억 원을 인식하며 자산을 대거 상각했고, 당기(2025년)에는 베트남 종속법인(MINTIT VINA)에 대해 청산 절차를 밟으며 4.8억 원의 종속기업투자주식손상차손을 영업외비용으로 털어냈다.
T&K PE 품에서 그려갈 새로운 미래
이제 시장의 눈은 민팃의 새 주인인 T&K PE의 밸류업 전략으로 향하고 있다. 티앤케이PE는 기존 포트폴리오 편입사인 중고폰 수리 및 리퍼비시 전문 기업과의 강력한 사업적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국 중고폰 시장은 공식 인증 리퍼비시 제도의 부재로 인해 품질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태다. 만약 민팃이 전국망을 갖춘 ATM 네트워크를 통해 수거한 대량의 중고 스마트폰을, 에코맥스가 보유한 고도화된 수리 공정을 거쳐 '고품질 리퍼비시 폰'으로 시장에 내놓는다면 단숨에 품질 신뢰도를 확보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과거 대기업 계열사로서 무리한 외형 확장에 치중하다 거대한 적자의 충격을 겪었던 민팃은, 최근 뼈를 깎는 슬림화 작업을 거쳐 이익 창출의 불씨를 살려냈다. 2026년 새롭게 사모펀드 체제로 재편된 민팃이 불신에 빠진 국내 '레몬마켓' 중고폰 시장을 정화하고, 관계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적인 수익 모델 고도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체험하기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매주 금요일 발행 · 1초 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