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빵지순례' 리스트에 단골로 오르며 울산을 중심으로 한 경상도의 대표적인 베이커리 카페로 자리 잡은 '해월당(운영사 해와달에프앤비)'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2026년 7월 16일 자로 해와달에프앤비에 대해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하며 본격적인 법정 보호 절차의 시작을 알렸다.
울주군 상북면에 본점을 두고 있는 해월당은 특히 크로켓 맛집으로 유명세를 탔다. 울산 언양의 명물인 언양불고기를 사용한 '언양불고기 크로켓'은 이곳의 대표적인 인기 메뉴이며, 각종 베이커리와 디저트류 역시 유기농 밀가루와 좋은 재료를 고집해 만들어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빵집으로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유명 백화점의 디저트 성지인 '스위트파크' 1주년 팝업 행사에 크루아상 우승 베이커리로 초청받을 만큼 전국적인 인지도와 높은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
25년 재무제표 부재 속 드러난 재무 악화
화려한 브랜드 명성과 달리 이면의 재무 상태는 악화 되고 있었다.. 해와달에프앤비의 2025년 재무제표는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외부로 나오지도 못한 상태다. 이에 그 이전 재무제표들을 살펴보면 회사가 겪고 있던 치명적인 유동성 위기와 재무 악화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가장 먼저 유동비율의 급격한 붕괴가 눈에 띈다. 2023년 유동자산 16.5억 원, 유동부채 64.2억 원으로 유동비율이 약 25.7% 수준이었으나, 2024년에는 유동자산 15.9억 원 대비 유동부채가 110.7억 원으로 폭증해 유동비율이 약 14.4%까지 하락했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자산은 오히려 줄어드는데 갚아야 할 단기 빚은 46억 원 넘게 늘어나면서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이 위축된 상태였다.
결손금 누적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규모 순손실이 이어지며 미처리결손금은 2023년 18.3억 원에서 2024년 36.5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회사의 순수 자본금인 6억 원을 한참 초과한 수치다. 장부상 자본총계는 14.9억 원으로 기재되어 겉보기에는 자본잠식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2024년 말 감정평가를 통해 반영한 부동산 재평가이익 45.4억 원 덕분에 발생한 '회계적 평가 현상'이었다. 이러한 회계적 평가액을 제외한 실질 자본은 이미 마이너스 30.5억 원 수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출처: 해월당 홈페이지]
과도한 이자 비용과 투자·재무 활동의 악순환
유동성이 말라가는 가운데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자 비용은 2023년 3.1억 원에서 2024년 6.1억 원으로 2배나 증가했다. 한 해 동안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매달 5,000만 원씩 이자로만 현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게다가 투자 및 재무 활동의 악순환이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2024년 한 해 동안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은 7.8억 원에 그쳤으나, 토지·건물·건설중인자산·시설장치 등 시설 투자(유형자산 취득)에 38억 원을 사용하였다. 이 막대한 투자금을 자체적으로 감당하지 못한 회사는 금융권에서 단기차입금 15.2억 원, 장기차입금 13억 원을 추가로 빌려오며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었다.
여기에 회사의 사실상 유일한 알짜 자산인 부동산(토지·건물)마저 이미 부산은행과 우리은행이 총 217억 원 규모의 우선수익권을 설정해 둔 상태여서, 추가적인 자금 조달 창구는 막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의견 '한정'에서 '의견거절'로 추락…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 대두 이
이러한 재무 악화는 회계 감사의견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2024사업연도 감사에서 회사는 재고 수량 확인 불가 등을 이유로 손익계산서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한정의견'을 받았다.
상황은 2025사업연도에도 이어졌다. 경영진이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등 감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재무제표 자체를 제공하지 않았고 주요 자료 제출도 거부해 결국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다. 또한, 외부감사인은 경영진이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평가조차 수행하지 않았으며,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지 판단할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기회로… 법원 중재 하에 경영 정상화 모색
물론 기업의 회생 신청이 곧 파산이나 완전한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회생 절차는 벼랑 끝에 몰린 기업이 법원의 보호 아래 채무를 조정하고 조직을 쇄신하여 다시 한번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해월당은 그동안 쌓아온 강력한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과 '전국 빵지순례 명소'라는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와 무리한 차입 구조로 뼈아픈 시련을 겪고 있으나, 법원 중재 아래 채무 구조를 개편하고 내실 위주의 경영으로 탈바꿈한다면 이번 구조조정이 해월당을 다시 우량 기업으로 태어나게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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