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24 FRIFRIDAY, JULY 24, 2026

[데이터픽] 상반기 가맹 브랜드 1,289건 등록취소…취소 10건 중 8건이 '외식'

[데이터픽] 상반기 가맹 브랜드 1,289건 등록취소…취소 10건 중 8건이 '외식'

피자헛·연안식당도 정리, 한 운영사는 15개 동시 취소… '취소율'로 보면 도소매가 오히려 높아

2026년 상반기(1~6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가운데 1,289개 영업표지(브랜드)가 등록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자헛', '연안식당', '신마포갈매기', '걸작떡볶이', 유기농 브랜드 '올가' 등 일반 소비자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대거 포함됐다. 본지가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의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결과다.

취소 10건 중 8건이 외식… 그러나 '취소율'은 외식이 유독 높은건 아냐

전체 1,289건에서 중복 등록번호 2건을 제외한 고유 정보공개서는 1,287건이다. 이 가운데 외식업이 1,048건으로 전체의 81.4%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은 173건(13.4%), 도소매업은 66건(5.1%)에 그쳤다. 취소의 대부분이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나온 셈이다.

다만 건수만으로 "외식업이 유독 많이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정위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등록 브랜드는 외식 1만886개, 서비스 2,181개, 도소매 658개다. 이를 기준으로 상반기 등록취소 발생률을 단순 계산하면 도소매가 10.0%, 외식이 9.6%, 서비스가 7.9% 순이다. 절대 건수는 외식이 압도적이지만, 원래 등록 브랜드 수 대비 비율로는 도소매업이 오히려 소폭 높고 외식업이 특별히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외식 브랜드가 원체 많다 보니 취소도 많아 보이는 착시가 있는 것이다.

한식·고깃집에 몰린 취소, 양산형 '○○집이야'의 후퇴

외식업 내부에서는 한식·고깃집 계열의 이탈이 가장 두드러졌다. 세부 업종(중분류)이 함께 표기된 3월 목록(외식 50건)에서 한식이 21건으로 외식 취소의 약 42%를 차지했고, 분식·서양식·치킨·중식·일식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 전체 브랜드명을 기준으로 봐도 갈비·삼겹·곱창·국밥 등 한식·육류 계열이 가장 많았고, 이어 커피·음료, 치킨, 일식·횟집 순이었다. 진입장벽이 낮아 브랜드가 몰렸던 업종에서 취소도 집중된 것이다.

한 운영사가 여러 브랜드를 한꺼번에 접은 사례도 두드러졌다. 고유 1,287개 브랜드는 1,094개 운영사에 속했는데, 이 가운데 100개 운영사가 2개 이상을 취소했고 이들이 취소한 브랜드만 293개로 전체의 22.8%였다. 운영사별로는 팀프에프앤비가 15개로 가장 많았고 지오컴퍼니 9개, 길품에프앤비·와우에프앤에스 각 8개, 모아드림에프앤비 7개 순이었다. 팀프에프앤비가 취소한 브랜드에는 '라멘집이야', '고기집이야', '마라탕집이야', '치킨집이야', '돈까스집이야', '파스타집이야'처럼 업종 이름을 그대로 붙인 양산형 브랜드가 줄줄이 포함됐다. 마라탕·탕후루 등 최근 유행 업종을 내세웠던 브랜드들도 함께 정리됐다.

주목할 점은 오래된 브랜드만 접힌 게 아니라는 것이다. 등록번호의 연도를 기준으로 보면 고유 취소 브랜드의 76.5%가 2021년 이후, 27.2%는 2024년 이후 등록된 브랜드였다. 최근 수년 새 유행을 좇아 만들어졌다가 짧은 기간에 정리된 브랜드가 상당수라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전체 가맹 브랜드(1만3,725개)의 74.4%는 가맹점이 10개도 안 되는 소규모 브랜드였다. 브랜드 수는 매년 두 자릿수로 늘지만, 그만큼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조기에 사라지는 브랜드도 빠르게 쌓이고 있는 셈이다.

연초 '직권 정리'에서 봄철 '자진 이탈'로

취소의 성격은 상반기 동안 뚜렷하게 바뀌었다. 유형별로는 자진취소가 975건(75.6%)으로 직권취소(314건)의 세 배를 웃돌았지만, 시기별 양상은 정반대였다. 월별 취소는 1월 198건, 2월 147건, 3월 65건, 4월 565건, 5월 198건, 6월 116건이었다.

연초에는 직권취소가 대부분이었다. 1월은 198건 중 163건, 2월은 147건 중 124건이 직권취소였다. 특히 1월 29일 162건, 2월 25일 116건 등 직권취소 278건이 단 이틀에 몰렸다. 변경등록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브랜드를 당국이 일괄 정리하는 행정적 성격이 강한 시기였다.

반면 봄이 되자 성격이 바뀌었다. 4월은 취소가 565건으로 상반기 중 가장 많았는데 이 가운데 560건이 운영사의 자진취소였고, 5월(196건)과 6월(114건)도 대부분 자진취소였다. 결산법인의 정보공개서 정기 변경등록 기한이 통상 사업연도 종료 후 120일이라는 점에서, 갱신 시기를 앞두고 사업을 접기로 한 본부들이 스스로 등록을 반납한 흐름과 겹친다.

시장의 유입도 함께 봐야 한다. 같은 기간 신규 정보공개서 등록은 589건으로, 공개 목록만 단순 비교하면 상반기 취소가 신규등록보다 700건 많았다. 다만 6월에는 신규등록이 취소보다 11건 많아 상반기 중 처음으로 신규가 취소를 앞질렀다.

피자헛·연안식당… 유명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형 브랜드의 도태에 더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브랜드의 등록취소도 이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피자 브랜드 '피자헛'이다. 한국피자헛은 5월 21일 피자헛 정보공개서를 자진취소했는데, 이는 단순 폐업이 아니라 청산형 회생 절차에 따라 기존 법인이 소멸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같은 달 6일 선샤인푸드는 해산물 외식 '연안식당'을 비롯해 고깃집 '신마포갈매기', 중식 '공화춘', '고래식당', '고래감자탕' 등 5개 브랜드를 동시에 자진취소했다.

이 밖에도 떡볶이 프랜차이즈 '걸작떡볶이치킨', 풀무원 계열의 유기농 유통 브랜드 '내추럴하우스 바이 올가', 글로벌 버블티 'CoCo Fresh Tea & Juice', 영어교육 브랜드 'Wall Street English'가 상반기 취소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샤브향'과 '망원동티라미수'는 2월 25일, '고수의 운전면허'는 3월 3일 직권취소됐고, '바르미스시뷔페' 등 바르미 계열 3개 브랜드는 1월 9일 자진취소됐다. 배우 김수미를 앞세운 '김수미의 엄마손맛'(2월 직권취소)과 '양키캔들(YANKEE CANDLE)', '빨봉분식', '피자애', '미스터힐링', '육회한연어' 등도 목록에 포함됐다.

다만 정보공개서 등록취소를 곧바로 브랜드 폐업이나 전체 가맹점 폐점과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운영법인 변경, 영업양도, 가맹 모집 중단, 변경등록 미이행 등으로도 기존 정보공개서가 취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의 실제 영업 중단 여부를 판단하려면 기존 가맹점 운영 현황과 새 운영사 명의의 재등록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상반기 취소 데이터는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과잉 공급된 브랜드의 자연 조정과 양산형 다브랜드 모델의 후퇴, 대형 브랜드의 사업구조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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