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15 TUETUESDAY, SEPTEMBER 15, 2026

광고비 303억 원, 직원은 100명대로…믹순은 어떻게 매출 837억 원이 됐나

광고비 303억 원, 직원은 100명대로…믹순은 어떻게 매출 837억 원이 됐나

2025년 매출 74.7% 증가·영업이익 약 7배

화장품 브랜드 믹순을 운영하는 파켓의 매출이 2025년 837.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479.3억 원보다 74.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8억 원에서 47.2억 원으로 약 7배 늘었다.

2020년 출시된 믹순이 연매출 800억 원을 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이다. 2023년만 해도 파켓의 매출은 212억 원이었다. 이후 2년 만에 매출은 약 4배, 영업이익은 약 16배가 됐다.

사람도 빠르게 늘었다. 채용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집계된 파켓의 2025년 말 직원은 93명이다. 황주업 대표는 2026년 6월 인터뷰에서 “3년 전 20명 수준이던 직원이 현재 1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매출과 이익, 고용이 함께 늘어난 셈이다.

‘콩 에센스’의 틱톡 인기를 매출로 바꿨다

믹순의 대표 제품은 국내산 콩을 발효해 만든 ‘콩 에센스’다. 황 대표에 따르면 콩 에센스를 포함한 관련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1,100만 개에 이른다.

해외에서 믹순을 알린 채널은 틱톡이었다. 2023년 스페인어권 크리에이터가 올린 믹순 영상은 조회 수 4억 회를 기록했다. 미국 래퍼 카디 비가 콩 에센스를 사용하는 영상도 8,900만 회 이상 재생됐다. 믹순은 이후 아마존과 틱톡숍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회사가 밝힌 진출 국가는 약 80개국이다.

온라인에서 얻은 관심은 오프라인 유통으로 이어졌다. 믹순은 2024년 10월 미국 코스트코 약 200개 매장에 콩 에센스를 입점시켰다. 아마존에서도 콩 에센스가 세럼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틱톡도 믹순을 온라인 인기가 오프라인 수요로 이어진 사례로 소개했다. 영국에서 콩 에센스가 틱톡을 통해 알려진 뒤 현지 화장품 유통업체들의 입점 문의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법인 공급액 1년 만에 112배

해외 채널별 매출은 감사보고서에 공개되지 않았다. 아마존과 틱톡숍, 코스트코에서 각각 얼마를 팔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북미 사업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단서는 있다. 파켓이 미국 법인 'MIXSOON INC'에 올린 매출은 2024년 1.2억 원에서 2025년 129.4억 원으로 늘었다. 파켓 전체 매출의 15.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미국 소비자가 구매한 최종 판매액이 아니라 한국 본사가 미국 법인에 제품을 공급한 금액이다. 아마존이나 틱톡숍 매출로 곧바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래도 미국 법인이 받아간 제품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는 점에서 북미 성장의 방향은 확인된다.

해외 조직도 확장했다. 파켓은 미국과 중국 법인에 이어 2025년 이탈리아·멕시코·스페인·영국·홍콩 등에 현지 법인을 두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반응을 확인한 뒤 현지 판매와 유통을 담당할 조직을 붙인 것이다.

광고비 303억 원, 직원도 100명대로

믹순의 성장을 단순한 ‘틱톡 대박’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파켓이 2025년 사용한 광고선전비는 303.4억 원이다. 전년 162.4억 원보다 86.8% 증가했다. 매출의 36.2%를 광고에 썼다. 인력 투자도 늘었다. 감사보고서상 급여는 2024년 24.6억 원에서 2025년 39.9억 원으로 62% 증가했다. 틱톡에서 얻은 인지도를 실제 구매로 연결하기 위해 광고와 크리에이터 협업, 현지 유통, 인력을 동시에 늘린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매출은 357.8억 원 늘었고 영업이익도 40.5억 원 증가했다. 광고비와 인건비가 급증했는데도 영업이익률은 1.4%에서 5.6%로 높아졌다. 아직 높은 이익률은 아니지만, 성장에 투입한 비용을 감당하면서 수익성도 개선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믹순에 투자했던 에코마케팅과의 관계도 달라졌다. 에코마케팅 측은 2023년 파켓 지분 23.4%를 인수하고 믹순의 해외 마케팅을 지원했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해당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파켓 감사보고서상 황 대표의 지분은 2024년 말 62.5%에서 2025년 말 87.4%로 높아졌다.

이익은 늘었지만 현금흐름은 적자

빠른 성장에 따른 부담도 나타났다. 파켓의 2025년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6.6억 원이었다. 회계상 이익은 냈지만 영업 과정에서는 현금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매출채권은 2024년 말 17.2억 원에서 2025년 말 85.4억 원으로 늘었다. 재고자산도 53.3억 원에서 101.1억 원으로 증가했다. 해외에 제품을 먼저 공급하거나 판매를 위해 확보한 재고가 늘면서 현금이 묶인 것으로 풀이된다.차입금과 사채도 같은 기간 약 25.6억 원에서 176.9억 원으로 증가했다. 감사보고서에는 2025년 대표이사에 대한 단기대여금 55억 원도 새로 잡혔다.

믹순은 틱톡에서 얻은 관심을 아마존과 오프라인 유통으로 연결하고, 다시 해외 법인과 인력에 투자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2025년 실적은 이 방식이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 단계는 성장의 질이다. 300억 원대 광고비를 계속 투입하지 않고도 재구매와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늘어난 해외 매출을 실제 현금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2025년이 믹순이 연매출 800억 원 브랜드가 된 해였다면, 2026년은 그 성장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첫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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