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1400원대, 경제 기초와 괴리 커... 수급 불균형 탓"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1400원대, 경제 기초와 괴리 커... 수급 불균형 탓"

신년사 통해 "IT 제외하면 성장률 1.4% 그쳐... 'K자형 회복' 우려" "대미 투자 200억달러 기계적 유출 아냐... 외환시장 안정 내에서 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최근 1,400원대 후반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펀더멘털)과 괴리가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 수준인 1.8%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IT 부문을 제외하면 회복세가 더뎌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K자형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사에서 환율 변동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환율의 적정 수준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1,400원대 후반의 환율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는 괴리가 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는 한미 간 성장률 및 금리 격차,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을 꼽았다.

특히 지난 2025년 10월 이후 원화 절하 폭이 달러화 강세보다 컸던 원인으로 '수급 불균형'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지속적으로 늘어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에 큰 압력을 가했다"며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가 거시경제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의 환율 수준만으로 과거 위기 상황과 비교하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으로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총재는 "환율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고 내수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K자형 회복'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1.8%로 잠재 수준에 근접하겠지만, IT 부문을 제외할 경우 1.4%에 그칠 것"이라며 "부문 간 회복 격차로 인해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균형한 회복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일시적 요인이 완화되면 올해 연간으로는 작년과 같은 2.1%를 기록하며 주요국보다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높은 환율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압력이 재점화될 수 있고, 팬데믹 이후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높아진 생활물가 수준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대미 투자협정 관련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원화 약세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이는 최대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실제 투자는 외환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될 것이며 매년 기계적으로 자금이 유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금융안정 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시장 기대에 후행하지 않고 정책 여건 변화 시 방향성을 적시에 설명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책임"이라며 금통위원의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향후 3개월) 운용 등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 대출채권 적격담보시스템'을 가동하고, 그 대상을 비은행예금취급기관까지 확대하기 위해 한국은행법 개정을 협의하는 등 유동성 안전판 역할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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