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엇갈린 프랜차이즈 명암… ‘비행기 정비사’의 인생아구찜 vs ‘대기업 과장’의 고반식당

엇갈린 프랜차이즈 명암… ‘비행기 정비사’의 인생아구찜 vs ‘대기업 과장’의 고반식당

최근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두 중견 브랜드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배달 전문 ‘인생아구찜’을 운영하는 인생푸드는 가파른 성장세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반면, 프리미엄 한돈구이 전문점 ‘고반식당’을 운영하는 고반홀딩스는 가맹점 이탈 등으로 실적 하락 구간에 들어선 것 처럼 보인다. 특히 두 브랜드는 창업자들의 독특한 이력으로도 주목받았으나, 현재 받아 든 성적표는 반대의 상황이다.

■ '대기업 과장'이 만든 고반식당 vs '항공 정비사'가 빚어낸 인생아구찜

두 기업의 창업자는 모두 안정적인 직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외식업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반홀딩스의 한지훈 대표는 국내 유수의 해운 대기업에서 과장까지 순탄하게 진급했던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부터 품어온 외식업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했고, 35세가 되던 해 가족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퇴사했다. 한 대표는 음식 솜씨가 좋았던 어머니의 토속적인 장류와 반찬에서 영감을 얻어, 평범한 삼겹살집이 아닌 '한정식 같은 고깃집'을 구상했다. '훌륭한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의미로 '높을 고(高), 밥 반(飯)' 자를 써서 2016년 고반식당을 창업하며 프리미엄 삼겹살 시장에 진입했다.

반면, 인생푸드의 이상훈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에서 항공기 정비사로 일하던 청년이었다. 돈을 더 벌고자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학원 사업에 손을 댔지만 6개월 만에 투자금을 모두 날리고 우울증까지 겪었다. 이후 재기를 위해 새벽에는 택배 상하차, 점심에는 자전거 배달, 저녁에는 식당 주방 일 등 이른바 '쓰리잡'을 뛰며 시장을 분석했다. 배달 시장의 핵심 소비층이 3040 여성이라는 점에 착안해 객단가가 높고 진입장벽이 있는 '아구찜'을 아이템으로 선정, 2020년 부천의 8평 남짓한 매장에서 인생아구찜을 시작했다.

■ 폭풍 성장 ‘인생푸드’ vs 외화내빈 ‘고반홀딩스’의 엇갈린 현주소

시작은 달랐지만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두 브랜드 모두 한때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나타난 경영 지표는 두 기업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인생아구찜의 가맹점 수는 2022년 52개, 2023년 112개, 2024년 175개로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계약 해지 건수가 2022년 9건, 2023년 3건, 2024년 1건으로 가맹점이 급증함에도 오히려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본사가 자체 소스 공장을 통해 물류비를 낮추고 마케팅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등 가맹점주의 수익률 극대화에 집중한 상생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22년 약 50억 원 수준이던 인생푸드의 매출은 2023년 125.5억 원, 2024년 약 260.4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022년 2.5억 원에서 2024년 약 33.9억 원으로 폭증하며 내실 있는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반면, 한때 코로나19 시기에도 100호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던 고반식당은 2023년 117개였던 가맹점 수가 2024년 93개로 역성장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2023년 11건이던 계약 해지 건수가 2024년 35건으로 3배 이상 급증하며 가맹점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 지표 역시 우하향하고 있다. 고반홀딩스의 2023년 매출액은 약 295.1억 원, 영업이익은 17.7억 원이었으나, 2024년에는 매출액 약 246.5억 원, 영업이익 9.5억 원으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꺾였다. 한때 빠른 속도로 외형 성장을 이루었으나 내실 다지기에 실패하며 적자 전환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 생존 경쟁 치열해지는 프랜차이즈 업계, 시사점은?

두 프랜차이즈의 상반된 결과는 현재 외식업계가 직면한 험난한 경영 환경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 산업 트렌드, 꺾이지 않는 고물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신규 맛집들과 최근 요리 경연 프로그램 제작수 증가로 상향 평준화된 대중의 입맛은 가맹본부와 점주들에게 더 높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자체 소스 공장 운영과 위생 관리, 철저한 점주 중심의 지원책으로 탄탄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인생푸드와, 과거의 외형 확장에 머물러 가맹점 이탈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마주한 고반홀딩스의 사례는 향후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생존 방식'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시사한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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