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테크 스타트업 설로인(SIR.LOIN)이 명절 특수와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호조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지만, 장부 이면에 자리 잡은 500억 원대 누적 결손금과 심각한 단기 유동성 가뭄은 상장을 앞둔 설로인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빛' : 폭발적 외형 성장과 B2B/B2C 쌍끌이 호조, 흑자 전환의 청신호
2017년 서울대 출신의 변준원 대표, 김지수 부대표와 한우 경매사 출신 한덕우 최고상품책임자(CPO)가 공동 창업한 설로인은 인공지능(AI) 기반 원육 선별과 독자적인 숙성 기술을 무기로 프리미엄 한우 시장을 개척해 왔다.
상장 예비 심사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요소는 단연 '압도적인 성장성'이다. 설로인의 매출액은 2022년 약 266억 원에서 2023년 약 337억 원, 2024년 556억 원을 거쳐 2025년 약 682억 원으로 매년 가파른 수직 상승을 기록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에서는 고급스러운 패키징과 뛰어난 선도로 명절 선물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최근 명절 숙성한우 세트 판매량이 8만 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신성장 동력인 B2B 플랫폼 '본대로' 역시 벤더 제품 판매 개시 후 월 정산금 1억 원을 넘기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 실현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101억 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2024년 약 27억 원으로 급감했으며, 원가율은 73%에서 69%로, 판관비율은 39%에서 31%로 개선되며 흑자 전환(BEP)의 청신호를 켰다. 한우 에너지 스틱의 홍콩 수출 추진 등 글로벌 진출도 모색 중이다.
걷힌 먹구름: '계속기업 불확실성' 꼬리표 떼고 상장(IPO) 청신호
IPO를 앞둔 설로인에게 가장 큰 희소식은 재무제표의 가장 큰 불안 요소였던 꼬리표를 마침내 떼어냈다는 점이다. 외부감사인은 2023년과 2024년 감사보고서에서 당기순손실과 유동부채 규모를 이유로 매년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 문구는 상장 예비 심사 시 치명적인 결격 사유로 작용할 수 있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꼽혔다.
하지만 설로인은 2025년 감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지적을 완전히 해소하며 적정 의견을 받아냈다. 광고비 등 판관비를 대폭 줄이면서도 매출을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시키고, 원가율 역시 73%에서 69%로 개선해 1분기 12억 원 규모의 흑자를 내는 등 뚜렷한 실적 턴어라운드를 증명한 덕분이다. 상장의 가장 큰 걸림돌을 치워낸 설로인은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상장 예비 심사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출처: 설로인 네이버스토어]
회계기준의 딜레마와 유동성 가뭄... 턱밑까지 다가온 자금 압박
IPO를 준비하며 겪은 회계상 혼란도 재무제표에 생채기를 남겼다. 설로인은 2023년 상장을 대비해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를 도입했으나, 이로 인해 기존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부채로 잡히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74억 원(연결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결국 2024년 일반기업회계기준으로 재전환하며 우선주를 다시 자본으로 돌려 수치상의 자본잠식은 피했지만, 펀더멘털의 개선은 아니었다.
이에 설로인은 2024년 보유 토지 재평가를 통해 약 93억 원의 재평가이익을 반영, 누적 125억 원의 재평가잉여금을 계상하며 자본을 방어했다. 그러나 회사의 핵심 자산인 토지와 건물(장부금액 약 590억 원)은 이미 한국산업은행 등에 372억 원의 담보로 묶여 있어 추가적인 자산 유동화 여력이 극히 제한적이다.
단기 자금 압박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설로인의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76억 원에 불과하지만,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207억 원에 달한다. 단기차입금 105억 원과 유동성 장기차입금 49억 원을 합해 154억 원의 단기성 차입금 압박을 받고 있으나 보유 현금성 자산은 18억 원 남짓이다. 부채의 질 또한 우려되는데, 부동산 담보 대출 외에도 연이자 12%에 달하는 개인 주주 대출 55억 원이 포함되어 있어 연간 막대한 이자 비용이 빠져나가고 있다.
성공적 상장의 열쇠: 프리 IPO(Pre-IPO) 흥행과 재무 건전성 증명
결국 설로인이 상장의 문턱을 넘기 위한 핵심 선결 과제는 '완벽한 흑자 전환'과 '프리IPO를 통한 자본 확충'이다.
엄격해진 거래소 심사 기준을 통과하려면 부채 비율을 낮추고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증명하는 클린(Clean)한 재무 지표가 필수적이다. 2025년 상반기 들어 마그나인베스트먼트로부터 단독으로 5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기존 50억 원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비율을 개선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신호다. 과거 인라이트벤처스와 서울대기술지주 등으로부터 20억 원을 수혈받는 등, 기존 투자사들의 팔로우온(후속 투자)도 회사의 BEP 달성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동종 업계 경쟁사인 미트박스글로벌이 흑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상장 심사 마지막 단계에서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설로인이 압도적인 성장성에 걸맞은 기초 체력(유동성 및 이익 창출력)을 온전히 입증하여, 재무구조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한우 업계 최초 상장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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