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피자가 최근 언론을 통해 '창사 이래 첫 반기 EBITDA 흑자 달성', '인도 등 해외 사업 성공적 안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2026년 연간 영업이익 턴어라운드를 자신하고 나섰다. 그러나 쏟아지는 장밋빛 언론 플레이와 달리, 실제 재무제표가 가리키는 고피자의 현주소는 매우 냉혹하다.
언론 보도에서는 '반기 EBITDA 흑자'라는 표현을 하지만 있는 그대로 보면 회계장부 상으로는 여전히 심각한 '적자 지속' 상태다. 더군다나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던 해외 법인은 대규모 손실의 진원지가 되었고, 든든한 기반이 되어야 할 국내 가맹 사업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어 회사의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흑자 전환'의 착시…실상은 역성장 속 '적자 지속'
언론에서는 고피자가 올해 국내 법인 기준 연간 EBITDA 및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고피자의 2025년 당기순손실은 68.2억 원, 영업손실은 29.6억 원에 달해 여전히 막대한 '적자 지속' 상태에 놓여 있다.
물론 전년(2024년 당기순손실 111.8억 원, 영업손실 38.5억 원) 대비 적자 폭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이는 '매출 성장을 통한 건전한 이익 창출'이 아니다. 실제 2024년 199.3억 원이던 전체 매출액은 2025년 169억 원으로 오히려 크게 역성장했다. 즉, 고피자가 내세우는 적자 축소(혹은 하반기 EBITDA 흑자)는 외형 성장이 동반되지 않은 채, 강도 높은 비용 통제와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정리하는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통해 만들어낸 불황형 효율화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장이 멈춘 채 비용만 줄인 흑자 주장에 시장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이유다.
무너지는 본업…상품 매출 41% 급감과 직영점 폐점
국내 비즈니스의 상황은 생각보다 더 쉽지 않다. 뼈아픈 대목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핵심 수익원인 '상품 매출'의 급감이다. 국내 가맹점에 식자재와 물품 등을 공급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 되는 상품 매출은 2024년 83.7억 원에서 2025년 49.3억 원으로 약 41%나 하락했다. 이는 가맹점의 수가 줄었거나, 개별 가맹점의 장사가 안 돼 본사로부터 물건을 덜 사가고 있다는 뚜렷한 경고 신호다. 실제로 고피자의 가맹점수를 보면 2022년 108개, 2023년 105개, 2024년 95개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계약해지 점포 수를 보면 22년 연간 18개에서 23년 연간 29개, 24년 연간 30개다. 상품 매출 급감의 원인이 설명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내실 경영을 명목으로 한 직영점 폐점 등으로 인해 영업중단이 이어지며 관련 영업권 잔액 12.6억 원을 전액 손상 처리하는 등 본업의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시설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기계장치 및 시설장치 등 유형자산 장부가액인데, 2024년 50억 원에서 2025년 44.2억 원으로 신규 투자나 시설 확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자료: 고피자 홈페이지]
언론엔 '성공', 장부엔 '참패'…밑 빠진 독이 된 해외 사업
고피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도 매장의 성과 등을 거론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이 성공적이라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하지만 숫자는 명백한 '해외 참패'를 증명하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유의사항은 대규모 지분투자 손실이다. 2024년 무려 75억 원의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 한 해에만 해외 법인 등에서 약 36.8억 원의 대규모 손상차손이 또 발생했다. 이는 영업외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당기순손실을 눈덩이처럼 키우는 주원인이다. 한국 본사에서 번 돈과 벤처캐피탈(VC)로부터 수혈받은 자금을 해외에 쏟아부었으나, 해외 법인들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채 장부가액만 깎여나가며 본사의 재무제표까지 멍들게 하고 있다.
인도 법인: 언론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띄우는 시장이지만, 자금 투입이 계속되어 투자 원금만 약 8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누적된 손실을 반영한 현재 장부가액은 30.4억 원으로 반토막 넘게 줄어들었다.
싱가포르 법인: 투자 원금 약 88.8억 원 전액이 가치를 잃고 0원으로 100% 손상 처리되었다.
인도네시아 법인: 약 28.3억 원을 투자했으나, 현재 장부상 남은 가치는 8.8억 원뿐이다.
턱밑까지 온 자본잠식 위기와 극심한 유동성 경색
매출 축소와 해외 손실이 겹치면서 회사의 재무 건전성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2025년 말 기준 고피자의 미처리결손금은 434.2억 원까지 불어났다. 2024년에 131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겨우 고비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총계(70억 원)가 불과 1년 전(137.6억 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자본총계가 자본금(5.7억 원)보다 커서 아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진 않았으나, 현재의 결손금 누적 속도라면 1~2년 내에 자본이 완전히 바닥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당장의 유동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직원 급여(40억), 임차료(12.6억), 감가상각비(4.3억) 등 높은 고정비가 포함된 판관비 규모는 100억 원대로 여전히 짓누르고 있다. 반면 2025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48.4억 원이며,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전체 규모는 97.3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당장 동원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고작 19.6억 원에 불과해 운영자금 확보하기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과연 2천억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나
피자 업계 대표 기업들의 실적과 비교하면 고피자의 부진은 더욱 초라하게 드러난다. 경쟁사들은 2024년 대비 2025년에 모두 뚜렷한 외형 성장과 이익 증가를 이뤘다. 도미노피자(청오디피케이)는 2024년 매출 2,011억 원·영업이익 70억 원에서 2025년 매출 2,108억 원·영업이익 90억 원으로 성장했다. 한국파파존스는 2024년 매출 717억 원·영업이익 34억 원에서 2025년 매출 805억 원·영업이익 39억 원으로 올랐으며, 반올림피자(피자앤컴퍼니) 역시 2024년 매출 482억 원·영업이익 24억 원에서 2025년 매출 593억 원·영업이익 27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고피자의 성적표는 역성장과 막대한 적자로 얼룩져 있다. 고피자는 2024년 매출 약 199.3억 원, 영업손실 38.6억 원, 당기순손실 111.9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매출마저 약 169.1억 원으로 오히려 감소하며 영업손실 29.7억 원, 당기순손실 68.2억 원을 기록했다.
고피자는 2022년 국내 VC들로부터 투자받을 당시 1,500억 원, 2024년 CP그룹 투자 유치 당시에는 무려 2,000억 원이 넘는 추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매출을 키우며 이익을 늘려갈 때, 고피자는 홀로 외형이 쪼그라들고 수십억 원의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빈약한 재무 성적표로는 이런 기업가치를 시장에 정당화하기 어렵울 것이다.
언론플레이 멈추고 '진짜 실력'을 증명해야 할 때
언론에서는 고피자를 K-푸드의 글로벌 성공 사례이자 흑자 전환을 이룬 유망 기업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한 회계 장부는 아직 흑자뿐 아니라 손익분기점에도 도달하지 못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1년 매출 수준의 자본을 까먹고 있고, 가장 중요한 국내 비즈니스의 체력마저 빠르게 쇠약해지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고피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EBITDA 흑자', '해외 진출 성공'이라는 교묘한 수식어와 언론플레이가 아니다. 진정한 매출 성장과 내실 있는 흑자 달성, 그리고 짐이 되어버린 해외 사업의 실질적인 생존 능력을 증명해 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시급하다.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체험하기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뉴스에포크 뉴스레터 · 무료 · 언제든 해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