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6 MONMONDAY, APRIL 6, 2026

'수산 벤처 신화' 얌테이블, 3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파산 기로에 선 롤모델

'수산 벤처 신화' 얌테이블, 3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파산 기로에 선 롤모델

경남지역과 수산업 스타트업들의 성공적인 롤모델로 꼽히던 '얌테이블'이 화려했던 질주를 뒤로하고 파산이라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한때 유력 벤처캐피탈(VC)들의 자금을 쓸어 담으며 수산물 온라인 커머스 1위에 올랐지만, 무리한 시설투자와 유동성 위기가 겹치며 결국 법원 회생절차에 들어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3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최악의 성적표까지 받아 들면서, 새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그대로 파산 수순을 밟을 위기에 처했다.

수산업계 쿠팡 꿈꾸던 청년 어부의 도전…대규모 투자 유치하며 질주

얌테이블의 시작은 벤처업계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통영의 양식장과 활어 도매업에서 잔뼈가 굵은 주상현 대표가 설립한 얌테이블은 산지 어민과 직접 거래해 복잡한 유통 단계를 대폭 줄였다. 원물을 직접 매입한 뒤 세척, 손질, 소포장까지 전담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했고, 수도권을 겨냥해 14시간 이내에 배달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 '바다조'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실적 성장세는 그야말로 눈부셨다. 2017년 57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매년 급성장해 2022년에는 753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모험자본의 러브콜도 쏟아졌다. 한국산업은행을 필두로 HB인베스트먼트,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VC들은 물론, GS홈쇼핑 같은 유통 대기업까지 전략적 투자자(SI)로 뛰어들며 무려 340억 원이 넘는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여기에 전환사채까지 포함하면 350억이 훌쩍넘는 금액이었다. "VC 돈을 골라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유망주이자 경남 스타트업의 자랑이었다.

발목 잡은 '수산허브'…무리한 확장과 유동성 락인(Lock-in)의 비극

하지만 화려한 외형 이면에는 곪아가는 적자와 치명적인 패착이 숨어있었다.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2022년부터 본격화된 경남 거제의 ‘초신선 수산허브’ 신축 등 무리한 시설투자(CAPEX)다. 투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2021년 20억 원 수준이던 건설중인자산이 2022년 164억 원으로 무려 8배 이상 폭증했다. 게다가 거제시로부터 약 50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았으나, 이는 자금 사정이 나빠져 투자를 기한 내 완료하지 못할 경우 전액 환수해야 하는 뼈아픈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결국 이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22년 하반기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외부 투자 환경이 얼어붙었다. 공사 자산이 늘어나는 와중에 추가 펀딩길이 막혀버렸고, 회사의 피 같은 자금이 미완성 건설 자산에 묶여버리는 이른바 ‘유동성 락인’ 현상이 발생하면서 자금줄이 급격히 말라붙었다.

붕괴된 수익성과 눈덩이 고정비…바닥난 현금 금고

외형 성장의 한계와 출혈 경쟁으로 인한 비용 폭탄은 적자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2021년 669억 원에서 2022년 753억 원으로 매출은 정점을 찍었으나, 영업손실은 오히려 70억 원대를 유지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산 인프라 확충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영업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2023년 소비 침체 등으로 매출이 3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55%) 나는 순간, 회사는 위기 대응 능력을 상실했다. 영업이익은 마진 구조가 붕괴되며 완전 자본잠식으로 이어졌다.

재무 건전성마저 붕괴되며 부채의 질도 급격히 악화됐다. 자금 조달 방식이 점차 위험한 형태로 변하면서 2022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43억 원, 장기차입금은 67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대출은 유형자산 대부분을 담보로 잡고 있었다. 이어진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2023년 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174억 원)가 수중에 있는 유동자산(16억 원)의 10배를 넘어서는 벼랑 끝 상황에 이르렀다. 사실상 현금이 바닥나 외상 매입금조차 결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매각 불발 시 파산 수순...마지막 변수는 '강제인가'와 '재매각'

현재 추진 중인 M&A마저 최종 불발된다면 얌테이블의 운명은 파산으로 직행할 확률이 매우 높다. 회생절차는 기본적으로 '기업을 살렸을 때의 가치(계속기업가치)'가 '청산했을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높아야만 유지될 수 있다. 원매자 부재 등으로 법원이 회생 계획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절차를 종료(회생절차 폐지)하게 되면, 법원은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는 남은 자산을 매각해 채권자들에게 배당한 뒤 법인은 소멸하게 되며, 산업은행 등 투자자들의 투자금 340억 원 역시 공중 분해될 전망이다.

물론 즉시 파산으로 가지 않을 마지막 변수도 존재한다. 법원의 주도하에 인수 가격을 낮추거나 조건을 완화해 다시 한번 원매자를 찾는 '재매각'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채권자 일부가 반대하더라도 회생 계획이 공정하고 형평에 맞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회생 계획을 승인하는 '강제 인가'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 역시 결과적으로는 얌테이블의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고 실제로 자금을 수혈할 확실한 인수자가 나타난다는 전제가 반드시 성립해야만 가능하다.

현재 자산보다 부채가 훨씬 많고 핵심 사업 동력인 수산허브 신축마저 멈춰 선 얌테이블은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기 극도로 어려운 벼랑 끝에 서 있다. 조속히 백기사가 등판해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수산 벤처 롤모델의 신화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선고라는 비극적 결말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뉴스에포크 데이터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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