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 임상 1만 건 돌파에도 불구, 실제 FDA 승인은 셀트리온 등 특정 기업에 쏠려 '상업화 간극' 뚜렷
임상 2상 완료율이 41.5%에 그치며 유효성 입증 단계가 국내 바이오 산업의 거대한 '마의 2상'으로 확인
상위 6개사 중 3상 도달 비중은 16%~84%로 큰 차이, 양적 팽창보다 질적 성과 중심의 체질 개선 시급
국내 기업과 기관이 주도한 임상시험이 1만 건을 돌파하며 양적 팽창을 이뤘으나, 실제 글로벌 상업화의 최종 관문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도달한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약 개발의 성패를 가르는 임상 2상 완료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이른바 '마의 2상'을 극복하기 위한 질적 성장이 과제로 떠올랐다.
임상 2상 완료율 41.5%, 유효성 입증의 벽
미국 임상등록 시스템의 데이터 1만 282건을 분석한 결과, 단계별 임상 완료율의 병목 현상은 2상 구간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초기 안전성을 확인하는 1상의 완료율은 75.3%를 기록했고, 대규모 검증 단계인 3상 역시 59.0%가 완료된 것과 대조적으로 2상은 41.5%에 그쳤다.
전체 1,329건의 2상 시도 중 551건만이 마무리되었으며, 나머지 778건은 중도에 멈추거나 기약 없이 진행 중인 상태다. 약물의 실제 효능을 처음으로 입증해야 하는 2상 단계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상업화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별 파이프라인 내실 격차 뚜렷… 3상 도달 비율 16~84%
주요 상장 바이오 6개사의 임상 단계별 분포를 살펴보면 기업 간 역량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셀트리온은 1상 37건 대비 3상 31건을 기록하며 84%라는 압도적인 3상 도달 비율을 보였다. 이는 이미 유효성이 입증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증명하는 바이오시밀러 중심 전략을 통해 성공률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보령과 대웅제약은 각각 57%와 47%의 3상 비율을 기록하며 허가 가시권에 들어온 후기 파이프라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미약품은 6개사 중 가장 많은 108건의 1상을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3상에 도달한 비율은 33%에 머물렀다. 초기 임상 시도는 활발하지만 후속 단계로 이어지는 집중력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미 허가받은 약의 사후 관리에 집중하는 유한양행은 1상(48건)보다 4상(23건) 비중이 높았으며, LG화학은 1상 32건 대비 3상이 5건에 불과해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은 16%의 3상 비율을 기록했다.
FDA 승인 독주하는 셀트리온, 나머지 5사와의 간극
글로벌 시장의 실질적인 성적표라 할 수 있는 FDA 승인 실적에서는 셀트리온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2년 베그젤마를 시작으로 짐펜트라, 유플리마에 이어 2025년 한 해에만 스토보클로, 아이덴젤트, 아브토즈마 등 3건의 승인을 추가로 획득했다.
이에 반해 대웅제약, 한미약품, 보령, LG화학, 유한양행 등 나머지 5개사가 진행 중인 합산 746건의 임상은 대다수가 여전히 진행 중이거나 국내 식약처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5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한 국내 임상 인프라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으나, 이를 FDA 승인이라는 글로벌 상업화 성과로 연결하는 역량은 여전히 특정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1만 282건이 산업의 힘이 되려면
한국의 연간 임상 등록 건수는 2016년 644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완만히 하락해, 2024~2025년에는 415~416건으로 횡보 중이다. 중도 종료나 철회된 임상은 전체의 5.0%(509건)에 그친다. 임상이 실패해서 문제가 아니라, 성공한 임상이 글로벌 시장 진입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구간이 비어 있다.
한국은 임상의 양에서 세계적 규모를 갖췄다. 5대 병원이 전체의 65.3%를 주도하며 기초 데이터를 쌓고 있고, 기업 6사는 822건의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1만 282건의 임상 자산이 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이 되려면, 2상의 계곡을 넘고 FDA까지 도달하는 성공 사례가 셀트리온 너머로 확산되어야 한다.
이 기사는 News Epoch가 미국 임상등록 시스템의 임상 데이터와 openFDA 의약품 승인 데이터를 The Proxy 수집 파이프라인으로 확보·분석하여 작성했습니다.
임상 데이터는 한국 기관·기업이 주관으로 등록한 임상시험을 수집한 결과이며, 참여 기관으로만 이름을 올린 글로벌 다기관 임상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FDA 의료기기 104건은 기업별 분류가 미비하여 이번 분석에서 제외했습니다. 데이터 기준: 2026년 4월 3일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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