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양사·셀트리온 출신 유재원 대표의 도전, 세계 최초 '액상 PCL' 신화
덱스레보의 창업 스토리는 유재원 대표의 남다른 이력에서 출발한다. 화학·식품 전문기업 삼양사 연구원 출신인 그는 과거 약물전달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연구·개발에 참여하며 미국 임상 및 라이선스아웃 계약 등의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셀트리온을 거치며 피부 미용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2013년 덱스레보를 창업했고, 삼양사 시절의 핵심 멤버들이 속속 합류하며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상형 PCL(Polycaprolactone) 필러 '고우리(GOURI)'다. 고우리는 수십 개의 펀치홀을 뚫어야 하는 기존 입자형 제품과 달리 하나의 펀치홀만으로 주입이 가능하며, 액상 형태로 주입된 후 피부 전반에 퍼져 콜라겐 재생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2021년 유럽 CE 인증을 획득해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세계 미용 안티에이징 학회(AMWC)에서 기술 관련 상을 수상하며 제품력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해 국내 시장에도 정식 출시됐다.

[고우리 패키지, 출처: 덱스레보 홈페이지]
고속 성장과 흑자전환, 그리고 다시 맞은 '적자'
이러한 기술력은 고스란히 실적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요약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덱스레보의 매출은 2019년 약 14.4억 원, 2020년 12.7억 원, 2021년 36.4억 원으로 연구개발기반 벤처의 전형적인 초기 모습을 보였으나, 2022년 매출 86.3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8.8억 원으로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023년에는 매출 112.9억 원, 영업이익 25.1억 원을 달성했고, 2024년 역시 매출 121.8억 원, 영업이익 22.1억 원을 기록하며 탄탄한 흑자 기조를 굳혔다.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선택하는 '기술특례상장' 대신 깐깐한 실적 요건을 요구하는 '일반상장'으로 기업공개(IPO) 트랙을 선회한 것도 바로 이 3년 연속 흑자와 가파른 외형 성장이라는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일반상장을 목전에 둔 2025년, 덱스레보의 실적표에는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2025년 당기 매출액은 약 13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8% 성장하며 외형 확장을 이어갔으나, 영업손익은 22.1억 원 흑자에서 33억 원 적자로, 당기순손익은 20억 원 흑자에서 35.8억 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대규모 적자전환의 배경: 6,000억 밸류를 향한 수익성 잠식
대규모 적자전환의 결정적 이유는 원가율 상승과 판관비의 폭증이다. 매출원가율은 2024년 15.5%에서 2025년 24.6%로 급등했으며, 영업비용의 핵심인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는 80.8억 원에서 132.5억 원으로 무려 64%나 폭증했다.
세부적으로 급여가 약 16.8억 원 증가했고, 광고선전비가 약 13.1억 원, 지급수수료가 약 9.3억 원 증가하는 등 고정비 성격의 인건비와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이 수익성을 크게 갉아먹었다. 매출 성장폭(8%)에 비해 판관비 증가폭(64%)이 비정상적으로 큰 것은, 상장 시 내부 목표인 '6,000억 원대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진이 국내 런칭 및 마케팅 확대를 강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참고로 2021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60억 원을 투자받을 당시의 추정 기업가치는 약 2,500억 원 수준이었다.
향후 전망: 설비 투자의 기대감 vs. 식약처 조사 리스크
다만 재무제표상 긍정적인 지표도 엿보인다. 생산 인프라 확충을 위해 건설중인자산이 2024년 5,940만 원에서 2025년 10.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향후 '고우리'의 국내 및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비한 공격적인 생산 시설 투자로, 완공 후 가동률이 올라간다면 수익성 개선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덱스레보의 일반상장 가도에는 실적 악화 외에도 치명적인 규제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현재 덱스레보는 '의료기기 관련 법령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당기말 현재 조사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혁신적인 창업 스토리와 글로벌 무대에서의 기술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일반상장의 문턱을 넘고 6,000억 원의 밸류를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폭증한 비용 구조의 개선(흑자 전환)과 식약처 조사라는 암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당장 시장의 기대처럼 순조로운 상장으로 직행하기에는 넘어야 할 허들이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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