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10 FRIFRIDAY, APRIL 10, 2026

'가습기 신화' 미로, 상장 꿈꾸다 법정관리로…회생 인가 후 재기 노린다

'가습기 신화' 미로, 상장 꿈꾸다 법정관리로…회생 인가 후 재기 노린다

K-OTC 등록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며 승승장구하던 소형가전기업 미로(Miro)가 2년 연속 회계감사 '의견거절'을 받는 극심한 위기를 겪은 뒤,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으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미로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빠의 마음으로 일군 '완전 세척 가습기'의 쾌속 성장

미로의 시작은 2014년 인하대 창업보육센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인해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어 있을 때, 서동진 대표 등 3인의 창업자는 천식을 앓는 자녀를 위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완전 세척 가습기'를 고안해 냈다. 본체와 수조를 분리해 물컵처럼 씻을 수 있는 역발상 구조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회사의 쾌속 성장을 이끌었다.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로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가전제품에 적극 접목했으며, 선풍기,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으로 라인업을 발 빠르게 확대해 나갔다. 이러한 꾸준한 성장세를 인정받은 미로는 2021년 6월 금융투자협회로부터 K-OTC(장외주식시장) 신규 지정을 받아 거래를 시작했다. 이어 같은 달 신영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등 기업 가치가 정점에 달했다.


[출처: 미로 홈페이지]

치명적인 약점과 경쟁 심화… 급격하게 찾아온 위기

하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주력 제품인 가습기가 겨울철에 매출이 집중되는 전형적인 '계절 가전'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비수기인 봄부터 가을까지를 버텨낼 강력한 '세컨드 엔진(선풍기, 공기청정기 등)' 구축에 실패하면서 현금 흐름의 불균형이 심화된 것이다.

또한, 미로가 개척한 '완전 세척'이라는 키워드가 대중화되면서 대기업과 저가형 중국 제품들이 유사한 콘셉트로 시장에 대거 진입했고, 결국 미로만이 가지고 있던 독보적인 '엣지'마저 크게 희석되고 말았다.

이러한 악재는 실적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미로는 2022년 별도 기준 약 15.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매출이 약 108.8억 원으로 전년(약 198.2억 원) 대비 반토막이 났고, 영업손실은 약 52.6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극심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2023년 6월 본사 사옥(토지 및 건축물 일체)을 약 150억 원에 매각하는 고육책까지 꺼내 들었으나, 기울어진 경영을 정상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완전 자본잠식과 2년 연속 '의견거절'

사옥 매각 등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4년 말 기준 미로의 자본총계는 약 -37.8억 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외부 감사인인 회계법인은 극도로 악화된 재무 상황을 근거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이 든다며, 2024년과 2025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2년 연속 '의견거절'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한계에 다다른 미로는 결국 법원의 판단에 운명을 맡겼다. 2025년 3월 25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으며, 동년 4월 14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자구안 마련 과정을 거쳤고, 마침내 2026년 1월 14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받는 데 성공했다. 현재 미로는 법정 관리 체제 하에서 2026년 예정된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매출 극대화와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라는 사회적 위기 속에서 '아빠의 마음'으로 탄생해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미로. 혹독한 겨울을 지나 법정관리라는 새 판 위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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