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반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방송 솔루션 '아바킷(AvaKit)'을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던 스타트업 주식회사 플룸디가 결국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카이스트(KAIST) 출신의 청년 창업가 이경민 대표가 '2026 포브스코리아 30세 미만 30인'에 선정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벌어진 안타까운 소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5월 21일 플룸디에 대해 간이파산을 선고했다. 고가의 특수 장비나 모션 스튜디오 없이 일반 웹캠 한 대만으로 사용자의 행동과 표정을 3D 아바타에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모션 트래킹 기술을 선보인 플룸디는, 110여 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촉망받는 기업이었다. 또한 자체 버추얼 아이돌 에이전시인 '멜로데이즈'를 출범시키고 타 플랫폼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버추얼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외형 성장 난관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적자
이러한 글로벌 성과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플룸디의 매출액은 설립 이후 1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데 4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2022년 약 490만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23년 1,181만 원, 2024년 6,891만 원으로 뛰었고, 2025년에는 약 1억 2,684만 원을 기록하며 성장률만 놓고 본다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으나 기저효과로 인해서 절대적인 매출액은 크지 않았다.
손익 흐름을 살펴보면, 2022년 약 5,428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회사는 2023년 917만 원의 반짝 흑자를 냈으나, 2024년 1억 6,876만 원으로 다시 적자 전환했다. 이어 2025년에는 영업손실이 4억 4,327만 원까지 확대 되었다.
"기술 개발·인력 채용에 올인"… 9억 원 투자금의 빠른 소진
파산의 결정적 원인은 공격적인 자금 소진 대비 턱없이 부족했던 수익성에 있다. 플룸디는 2023년 포스텍홀딩스와 디캠프 등으로부터 프리A(Pre-A)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약 9억 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와 자체 IP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실제로 회사는 AI 딥러닝 기반 렌더링 기술 개발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약 7.7억 원 규모의 개발비를 자산화하며 기술 경쟁력을 닦았다. 사업을 확장하며 인력 채용에도 공격적으로 나서, 2025년 기준 급여와 퇴직금, 복리후생비를 합친 인건비로만 연간 약 3.4억 원을 지출했다.
문제는 회사가 벌어들이는 연 1.2억 원 남짓의 매출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개발비와 막대한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많은 현금 유출이 이어지며 2025년 말 기준 플룸디의 통장 잔고(현금 및 현금성 자산)는 단 2억 원밖에 남지 않은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결국 넘지 못한 '데스밸리', 후속 투자 불발로 씁쓸한 퇴장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벼랑 끝 상황에서, 플룸디는 2026년 들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후속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었나 끝내 이어지지 못하면서 파산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글로벌 유저 풀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앞세웠지만, 냉각된 벤처 투자 시장에서 확실한 수익 모델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유망했던 잘파(Z-알파) 세대 창업가의 과감한 도전은, 막대한 지출을 감당할 캐시카우의 부재와 자금 경색이라는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 씁쓸한 결말을 맺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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