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테이블오더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해 온 '티오더'가 중대한 성장의 기로에 섰다. 티오더는 최근 시장 침투율 정체와 비용 구조 악화로 촉발된 대규모 적자 및 자본잠식 위기를 회계기준 변경과 10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ABS)를 통해 간신히 넘겼다. 당장의 급한 불은 껐지만, 확보한 약 2년의 ‘런웨이(Runway)’ 기간 내에 흑자전환을 이뤄내지 못하면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출 4억에서 600억 돌파, 그리고 대규모 적자까지'… 수치로 본 티오더 7년의 롤러코스터
티오더의 지난 2019년부터 2025년까지의 별도 기준 재무 흐름을 살펴보면, 초기 시장 진입의 고군분투부터 폭발적인 외형 성장, 그리고 최근의 뼈아픈 성장 정체까지 회사의 극적인 롤러코스터 궤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티오더는 설립 초기인 2019년 약 4억 원의 매출로 시작해 2020년 33억 원, 2021년 58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약 1300만 원의 적자에서 2020년 약 4억 8000만 원 흑자, 2021년 약 650만 원 적자를 오가며 외형을 키우기 위한 초기 투자와 시장 탐색의 과정을 거쳤다.
본격적인 폭발적 성장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외식업계의 구인난과 디지털 전환 수요를 정확히 파고든 티오더는 2022년 매출을 약 33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약 596억 원을 달성하며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했다. 수익성 역시 정점을 찍어 2022년 약 89억 원, 2023년 약 97억 원의 견조한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업계 주도 기업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화려했던 성장세는 2024년을 기점으로 꺾였다. 태블릿 메뉴판 시장의 포화와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2024년 매출은 약 572억 원으로 성장세가 멈춰 섰고, 2025년에는 약 4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나 감소하는 '역성장'을 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초기 고정비를 투자한 후 매출 규모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노린다. 그러나 티오더는 매출이 꺾이는 구간에서 오히려 인건비와 인프라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폭증하며 비용 구조가 크게 악화된 셈이다.
회계기준 변경(K-IFRS → K-GAAP)을 통한 서류상 자본잠식 해소
손익이 적자로 전환 하자 티오더에서 선택한 전략적 조치는 2025년도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으로의 회계기준 변경이다. 2024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하에서는 회사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부채로 인식되었고, 이에 연동된 파생상품부채가 약 383억 원 계상되면서 막대한 파생상품평가손실을 유발했다. 그 결과 2024년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62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직면했다.
그러나 2025년 K-GAAP을 최초 채택하면서 상환전환우선주를 자본으로 분류하게 되었고, 2025년 말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286억 원으로 회복되며 서류상의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었다.

성장 모멘텀 한계 노출… 글로벌·신사업 부실화와 전액 손상차손
티오더의 더 큰 고민은 본업의 성장 정체와 유효시장(TAM) 확장의 실패다. 2022~2023년의 가파른 매출 성장은 테이블오더 시장의 초기 침투율 확대 덕분이었다. 하지만 2024년 성장이 정체된 데 이어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이 약 418억 원으로 전년(약 572억 원) 대비 26%나 감소한 것은 핵심 타겟인 국내 F&B 시장의 신규 가맹점 확보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거나 경쟁 심화로 단가 하락 압력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시도한 글로벌 진출 및 이종 산업 확장마저 좌초됐다. 2025년 별도 손익계산서상 약 8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분법투자주식손상차손'이 인식되었는데, 세부 내역을 보면 TORDER AMERICA(미국), TORDER CANADA(캐나다) 등 해외 종속기업과 (주)티오더스테이, (주)체크티 등 신규 사업 자회사들의 지속적 영업손실로 인해 해당 투자 주식의 장부금액이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사실상 전액 상각 처리되었다. 이는 투자금 손실을 넘어,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글로벌 시장이나 타 플랫폼 확장 가능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100억 원 규모 자산유동화(ABS)… '삼중고' 돌파를 위한 구조화 금융 전략
현금 창출력이 악화되면서 티오더의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연결 기준 약 -61억 원, 2024년 -178억 원으로 유출 규모가 가속화되었고, 2025년 별도 기준 역시 -95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탑라인 정체, 영업현금흐름 악화, 자본시장 경색'이라는 삼중고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티오더는 최근 미래에 들어올 구독료 매출을 담보로 10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ABS)에 성공했다. 이는 현재 회사가 처한 재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진이 고민한 결과 나온 구조화 금융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목적은 가속화되는 영업현금 유출(Burn Rate)을 감당하기 위한 '즉각적인 유동성 수혈'에 있다. 인력 및 인프라 확충으로 고정비 비중이 크게 높아진 현재의 비용 구조를 버텨내려면 당장의 운전자본 확보가 필수적이다. 본업을 통한 내부 현금창출력이 고갈된 한계 상황에서, 미래에 들어올 구독료의 현재가치를 할인해 일시에 현금화함으로써 시급한 유동성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이는 누적된 적자로 인해 막혀버린 전통적 대출 창구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일 수도 있다. 실적 악화로 일반적인 제1금융권 신용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해진 상태에서, 티오더는 이미 확보한 가맹점 계약의 '예측 가능한 미래 현금흐름'을 별도의 유동화 기구(SPC)로 격리하는 방식을 취했다. 기업 자체의 낮은 신용도가 아닌 우량한 자산 자체의 퀄리티를 담보로 내세워 조달 금리를 낮추고 자금 확보 한도를 극대화하는 신용 보강을 이뤄낸 셈이다.
아울러 하드웨어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지닌 태생적인 '현금흐름 미스매치'를 해소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테이블오더 사업은 초기에 태블릿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설치하는 대규모 자본지출(CAPEX)이 선행된 후, 이를 장기간의 구독료로 서서히 회수하는 구조다. 이번 자산유동화는 이미 시장에 설치된 자산에서 나올 미래 현금을 한 번에 끌어와 투자금 회수 시점을 강제로 앞당긴 조치로, 자산 회전율을 높여 이를 다시 운영 자금으로 재투자하는 선순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남은 시간은 약 2년, 티오더 성장의 갈림길
이번 1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수혈로 회사의 가용 현금은 기존 약 77.9억 원(25년 말 기준)에서 177.9억 원 규모로 늘어났다. 현재의 지출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런웨이는 약 12.5개월 추가 연장되어 총 22개월(약 1년 10개월) 가량을 확보하게 되었다. (단, 이는 기존 단기차입금 146.8억 원이 모두 정상적으로 만기 연장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티오더는 지금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고정비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진 현재의 비용 구조에서는 강력한 비용 통제나 매출의 성장 없이는 흑자 전환이 불가능하다. 식당 테이블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외식업계의 풍경을 바꿔놓았던 1위 기업인 만큼, 이번 성장통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내실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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