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주요 K팝 가수의 해외 진출을 상당수 도맡아 왔으며, 오아시스, 콜드플레이, 위켄드, 찰리푸스, 포스트말론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을 주도해 온 기업이다. 이들의 한국 법인인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2025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그동안 지적받아 온 높은 원가율의 원인과 재무적 과제가 확인되어 눈길을 끈다.
글로벌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비용 압박과 반독점 소송 결과
글로벌 공연 시장은 수요 증가와 함께 비용 상승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드컵 경기와 인기 가수 콘서트, 대형 밴드 투어 등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가격이 가계 예산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높은 공연 비용에 대한 여론의 불만은 미국 법무부의 라이브네이션을 상대로 한 대형 반독점 소송으로 이어졌다. 최근 라이브네이션은 티켓 판매 자회사인 티켓마스터를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으로 연방 당국과 합의하며 핵심적인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최근 7개년 실적 추이: 팬데믹 극복 후 2025년 역대 최대 매출 달성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손익을 보면, 회사의 실적은 라이브 공연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2019년 약 713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42억 원~307억 원 수준에 머물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1,214억 원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2024년 673억 원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1,701억 원이라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이는 2024년 대비 152.7% 급증한 수치로, 국내외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비즈니스 규모 자체를 키운 결과다. 이 과정에서 2024년 9억 원의 영업적자를 극복하고 2025년 67억 원의 영업이익을 자력으로 달성했다.

90% 상회하는 매출원가율, 해외 공연 비중이 주원인
매출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감사보고서상 매출원가율은 꾸준히 90%를 상회해 왔다. 2023년 92.0%(매출 1,214억 원/원가 1,118억 원), 2024년 92.2%(매출 673억 원/원가 620억 원), 2025년 91.1%(매출 1,701억 원/원가 1,548억 원)를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액의 대부분이 원가로 반영되는 구조는 공연 기획 비즈니스의 특성과 글로벌 지배구조에서 기인한다. 특히 '해외 공연 수입/원가'의 높은 비중과 낮은 마진 구조가 원가율을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2023년 기준 국내 공연 원가율은 94.2%(수입 453억 원/원가 427억 원), 해외 공연 원가율은 90.6%(수입 761억 원/원가 690억 원)였다. 2025년에는 국내 공연 원가율이 92.6%(수입 947억 원/원가 877억 원), 해외 공연 원가율이 89.1%(수입 753억 원/원가 671억 원)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세청 세무조사로 밝혀진 고원가 구조의 해답과 이전가격조정이익
그동안 제기되었던 높은 원가에 대한 의문은 2025년 진행된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원인이 확인되었다. 국세청은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라이브네이션 홍콩(Live Nation Hong Kong) 등 해외 관계사와 거래할 때 소득을 과소 수취(원가 과다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즉, 해외 관계사들과 공연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한국 법인이 지급한 원가율이 적정 수준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회사는 2025년에 과거 누적분을 포함해 약 149억 원의 '이전가격조정이익'을 관계사로부터 보전받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2025년에는 본업의 성장으로 달성한 영업이익 67억 원에 국세청 소득 조정으로 인한 영업외수익 149억 원이 더해지며 총 16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장부상 이익과 엇갈린 현금흐름…매출채권 집중도 과제
주목할 점은 2025년 장부상 16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실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7억 원으로 적자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장부상의 이익이 실제 회사의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는 운전자본의 급증이 원인으로, 매출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회수하지 못한 매출채권이 85억 원 늘어났고,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라 홍콩 법인 등에서 받아야 할 미수금 및 미수수익이 당해 연도에만 약 240억 원가량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매출채권 및 미수금은 특정 관계사에 집중되어 있다. 2025년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관계사 채권 376억 원 중 라이브네이션 홍콩 한 곳에만 312억 원의 채권이 묶여 있는 상태다.
공연 문화가 세계적으로 점차 확대되고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국세청 조사를 기점으로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원가율 구조도 정상화 및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 향후 관계사 채권의 원활한 회수를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한다면, 견고한 외형 성장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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