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안식당, 백제원, 마포갈매기, 공화춘 등의 한식 부터 일식, 중식,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거느리며 국내 외식 트렌드를 주도했던 선샤인푸드(구 디딤이앤에프)가 결국 자본시장에서 퇴출 되었다. 2017년 코스닥 상장 이후 승승장구하던 회사는 무너진 지배구조와 심각한 경영난 속에서 2026년 5월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으며, 최근 주요 브랜드의 가맹등록마저 무더기로 자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되어 남겨진 가맹점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코로나19가 쏘아 올린 위기, 구조적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선샤인푸드의 위기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본격화되었다. 2020년부터 지속된 대규모 영업손실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급격히 악화시켰다. 영업 활동으로 인한 적자가 누적되면서 2022년 104억 원이던 자본총계는 2024년 기준 -59억 원으로 급락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금난에 빠진 본사의 부실은 직영점 및 가맹점 수의 급감으로 직결되었고, 결국 기업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경영권 투기의 무대가 된 이사회, 붕괴된 지배구조
재무 악화의 이면에는 주인을 잃고 표류한 지배구조 문제가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창업주 이범택 전 대표가 2021년 정담유통에 회사를 매각한 이후, 무리한 차입 인수와 반대매매 등으로 인해 수차례 최대주주가 변경되며 회사의 경영권은 극도로 불안정해졌다.
특히 2023년에는 개인투자자 김상훈 씨(일명 '모험가좌')가 약 52억 원을 투입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나, 기존 경영진과의 갈등이 폭발했다. 당시 경영진은 주주 동의 없이 주식 수를 10분의 1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강행했고, 이후 헐값(1주당 381원)에 유상증자를 단행해 황정아 씨에게 단돈 2억 원으로 최대주주 자리를 넘기는 촌극을 빚었다. 이에 분노한 김 씨는 현 경영진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하며 소송전을 벌였지만, 결국 지난 2026년 4월 정리매매 기간에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98%가 넘는 막대한 손실만 떠안은 채 물러났다. 회사가 본업인 외식 프랜차이즈 경영보다 이사회 자리싸움과 경영권 투기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상장폐지, 그리고 가맹사업 자진 취소
이러한 혼란 속에서 회사는 2025년 3월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 거래가 정지되었고, 끝내 2026년 5월 상장폐지가 확정되며 자본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유동성이 메마른 선샤인푸드는 채권자들로부터 파산신청을 당했다.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를 믿고 생업을 이어온 가맹점주들이다. 2026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 등록취소 목록에 따르면, 선샤인푸드는 5월 6일 자로 자사의 핵심 브랜드인 '연안식당', '신마포갈매기', '공화춘', '고래식당', '고래감자탕'의 가맹등록을 일제히 '자진 취소'했다. 이는 정상적인 가맹본부로서의 역할 수행이 불가능해졌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실상 가맹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진의 사익 추구와 무책임한 지배구조 다툼이 낳은 결과는 참혹했다. 한때 대한민국 외식업계를 이끌던 거대 프랜차이즈의 쓸쓸한 퇴장 이면에는, 상표권만 덩그러니 남은 채 생계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가맹점주들의 눈물이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선량한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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