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인투원은 공유 전기자전거 브랜드 '일레클(현 쏘카일레클)'을 운영하며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PM) 시장을 개척해 온 서비스 기업 중 하나다.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닿기 힘든 이른바 '라스트마일(Last mile)' 이동을 책임진다는 목표 아래 성장해 왔다. 지난 2019년 1월 쏘카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으며 인연을 맺었고, 카셰어링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한 쏘카가 2021년 12월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쏘카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모회사의 전폭적인 자금 수혈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던 나인투원은, 현재 심각한 재무 위기와 시장 경쟁력 상실 속에 결국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을 자진 등록 취소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직원 수 역시 150명대에서 최근 13명까지 급감하는 등 사실상 정상적인 기업 운영이 불가능한 한계 상황에 내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가맹사업' 자진 취소의 내막: 직영 전환 승부수 띄웠지만 뼈아픈 '46억 위약금'
나인투원은 2026년 5월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쏘카일레클'의 가맹사업을 자진 등록 취소하며 백기를 들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퍼스널 모빌리티(PM)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쏘카의 운영 전략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쏘카 측은 위축된 시장 환경 속에서 기존의 가맹 사업 체제로는 사업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가맹 사업을 전면 정리하고 본사가 서비스를 더 직접적으로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 기조를 선회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가맹사업을 무리하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출혈이 발생했다. 가맹계약을 해지하면서 발생한 위약금만 무려 46억 원에 달해 일회성 비용으로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또한 일부 가맹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회사가 보유한 전기자전거와 리스채권이 상계 처리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역시 2024년 2.9억 원에서 2025년 5.5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전방위적인 재무 구조의 압박을 받고 있다.

[자료: 쏘카 일레클 홈페이지]
외형 성장 뒤에 감춰진 '고위험 적자'의 늪
사업 초기 나인투원은 공격적인 기기 투자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2019년 불과 3.9억 원 수준이던 영업수익(매출액)은 2020년 12.8억 원, 2021년 35.8억 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뛰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각각 7.6억 원, 10.7억 원, 17.1억 원으로 불어났으나, 신사업 선점을 위한 '계획된 적자'로 여겨졌다. 이후 2022년 매출은 111.0억 원으로 100억 원 벽을 돌파했고, 2.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반짝 흑자 전환했다. 2023년에는 매출이 238.4억 원으로 두 배 이상 폭증하며 0.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영업 현장의 착시일 뿐, 쏘카 등으로부터 끌어다 쓴 막대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발생하면서 최종 당기순이익은 2022년 5.8억 원 적자, 2023년 19.2억 원 적자로 손실이 무섭게 커지고 있었다.
2024년은 나인투원 외형 성장의 정점이었다. 연 매출액은 305.3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전기자전거 운영 대수를 무리하게 늘리면서 보유 기기에 대한 감가상각비와 유지보수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결국 300억 원이 넘는 덩치를 키우고도 영업손실은 24.2억 원으로 다시 적자 전환했고, 차입금 이자까지 기업을 짓누르며 한 해 당기순손실은 50.7억 원까지 상승했다.
2025년, PM 시장의 성장 둔화와 앞서 언급한 가맹사업 철수 여파가 맞물리며 팽창하던 매출마저 꺾였다. 2025년 매출액은 20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3.9% 뒷걸음질 쳤다. 이미 확충해 둔 막대한 기기의 고정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회사는 2025년 한 해에만 무려 77.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가맹사업 축소에 따른 위약금 46억 원 등 일회성 비용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비용이 합쳐지며,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한 165.5억 원을 기록했다. 단 1년 만에 연간 총매출에 맞먹는 손실을 낸 것이다.
시한폭탄이 된 '누적 결손금 283억 원'과 압도적 유동성 위기
이러한 최악의 실적은 기업의 존립 기반을 무너뜨렸다. 2023년 말 68.0억 원이던 미처리결손금은 2024년 말 119.1억 원을 거쳐, 최악의 실적을 낸 2025년 말 기준 무려 283.4억 원으로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1/6 수준으로 토막 난 단기 지급 능력이다. 2025년 말 기준 1년 내 처분 가능한 유동자산은 약 60.3억 원인데, 당장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약 388.0억 원에 달한다. 유동부채가 자산을 327.7억 원이나 초과하고 있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순수 현금 자산 역시 2024년 말 45.7억 원에서 2025년 말 4.6억 원 수준으로 메말랐다. 결국 회계감사인은 2024년에 이어 2025년 감사보고서에서도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2년 연속으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모회사 쏘카에 전적으로 종속된 구조… 합병 철회 속 매각 딜레마
현재 나인투원은 자력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인다. 2025년 말 재무제표상 자본총계가 약 7.0억 원으로 플러스 전환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쏘카로부터 빌린 차입금 중 183억 원을 보통주로 출자전환(빚을 주식으로 대체) 해준 장부상 착시일 뿐이다.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쏘카에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이 272억 원이나 남아있다. 쏘카의 자금 수혈이나 만기 연장이 멈추면 회사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앞서 쏘카는 나인투원의 재무적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흡수합병을 만장일치로 결의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이를 전격 철회했다. 이는 나인투원을 본사에 흡수할 경우 향후 부실이 쏘카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우려해 부득이하게 자회사로 남겨둔 조치로 풀이된다.
가맹사업까지 포기하며 벼랑 끝 '직영 체제' 승부수를 던졌지만, 언제까지 모회사가 밑 빠진 독에 빚보증과 현금 수혈을 감당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독자 생존로를 잃은 쏘카일레클의 운명은 중대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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