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05 THUTHURSDAY, NOVEMBER 5, 2026

옷 팔던 ‘츄’, 렌즈로 갈아타 적자 끝냈다

옷 팔던 ‘츄’, 렌즈로 갈아타 적자 끝냈다

일본 성장·광고비 절감에 3년 적자 탈출…KLN, 경영권 지분 65% 인수 계약

올리브영 매장 안에서 만나는 컬러렌즈 하파크리스틴의 출발점은 여성 쇼핑몰 ‘츄’였다. 옷을 팔던 피피비스튜디오스가 패션 사업을 정리하고 렌즈로 돌아서 지난해 연결 매출 589억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3년간 이어진 적자를 끝냈다.

장원영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브랜드 뒤에는 투자자들의 잇단 경영권 거래가 있다. 2020~2023년 최대주주가 세 차례 바뀌었지만, 창업자 홍재범 대표는 지난해 말에도 대표 자리를 지켰다. 올해 7월에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KLN)가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옷을 팔던 회사의 렌즈 전환

홍 대표는 2011년 12월 회사를 세웠고, 회사는 여성 패션몰 츄를 운영했다. 2019년 말 하파크리스틴을 선보인 뒤 2021년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22년 7월 장원영을 모델로 기용하고, 같은 해 기존 패션 브랜드를 매각했다.

패션 사업 정리는 감사보고서에도 그대로 담겼다. 회사는 2021~2022년 상표권을 팔아 총 154억원을 남겼고, 2022년 의류 자회사 PPB상하이 지분도 전량 처분했다. 주력 사업 설명은 2022년 ‘콘택트렌즈 및 의류’를 거쳐 2024년 ‘렌즈 판매 등’으로 바뀌었다.

경영진에는 투자자 출신이 있다. 장준호 공동대표는 삼일회계법인 회계사와 대성창업투자 투자심사팀장,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이사를 거쳐 2015년 투자자로 회사를 접했고 2017년 경영에 참여해 2023년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는 지난해 “컬러렌즈는 의료 기기지만, 동시에 패션과 뷰티의 정점에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미국에 거주하며 현지 사업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 오른 등기 대표이사는 홍재범·임덕만 두 사람이다.

바뀐 대주주와 남은 창업자

첫 경영권 거래는 2020년 하반기 위더코어의 구주 인수였다. 카버코리아를 매각한 이상록 회장 측이 지분 61%를 확보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됐으며, 회사는 별도로 전환사채를 발행해 50억원을 조달했다.

2022년에는 LB인베스트먼트가 약 400억원에 지분 52%를 인수했다. 같은 해 회사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새로 발행해 120억원을 조달했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사고파는 거래와 회사에 자금을 넣는 투자가 함께 이뤄졌다.

2023년 8월 비전에쿼티파트너스가 약 500억원에 지분 42%를 사들였다. 경영권은 홍 대표에게 위임했으며, 이 거래는 회사에 새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구주 매매였다. 홍 대표 지분은 2018년 21%에서 지난해 말 14%로 낮아졌다.

올해 7월 KLN은 경영권 지분 약 65%를 약 1400억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미스토홀딩스도 인수 펀드의 출자자로 참여했다. 기업가치를 2,150억 정도 평가 받은 셈이다.

[출처: 하파크리스틴 홈페이지]

일본 매출 늘고 광고비 줄어

사업을 바꾼 회사의 실적도 굴곡을 겪었다. 해외 자회사와 윙크컴퍼니를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은 2021년 480억원에서 패션 사업을 매각한 2022년 279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지난해 589억원까지 회복했고, 영업이익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연도

매출

영업이익

2021

480억원

10억원

2022

279억원

-43억원

2023

392억원

-34억원

2024

490억원

-42억원

2025

589억원

54억원

출처: 피피비스튜디오스 각 연도 연결감사보고서

2020년 말 연결 기준 자본은 17억원까지 줄어 있었다. 2021~2022년 순이익은 각각 28억원, 66억원이었지만, 여기에는 상표권 매각 이익이 보탬이 됐다. 특히 2022년에는 영업손실 43억원을 내고도 상표권을 팔아 117억원을 남기면서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흑자는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이 함께 만들었다. 전년보다 매출이 99억원 늘어나는 동안 광고선전비는 84억원에서 52억원으로 줄었다. 급여도 97억원에서 80억원으로 감소해 두 항목에서만 약 49억원을 아꼈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2023년 말 102명에서 지난해 말 78명으로 줄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 확장 속에 임차료는 2024년 45억원에서 지난해 55억원으로 늘었다. 인력과 광고 지출을 줄이는 동안 매장에 드는 비용은 커졌다.

해외 법인별 성적은 일본의 급성장을 보여준다. 내부거래를 제거하기 전 일본 법인 매출은 2024년 28억원에서 지난해 104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실적도 7억원 적자에서 1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준으로 홍콩 법인 영업이익은 39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었다. 미국 법인은 매출이 4억원에서 32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25억원을 냈다. 미국 법인의 2023~2025년 누적 영업손실은 76억원이다.

해외 성장 앞에 놓인 국내 규제

회사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8% 늘어난 343억원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51%로 절반을 넘었고, 일본 매출은 101% 증가한 105억원이었다. 일본에서는 현지 유통사 PIA와 계약하고 돈키호테에 입점했다.

국내에서는 의료기기인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 금지가 유통 경로를 제한한다. 회사는 안경원에 렌즈를 공급하고, 자회사 윙크컴퍼니는 온라인 예약 뒤 안경원에서 찾는 방식을 운영한다. 가맹 매장(올리브영 숍인숍 포함)은 지난해 6월 말 41곳에서 올해 6월 말 62곳으로 늘었다.

이 예약·픽업 방식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이어졌다. 스타비젼과 대한안경사협회는 지난해 2월 윙크컴퍼니 대표를 의료기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 이후 고발인 측은 올해 2월 대검찰청에 재항고했다. 윙크컴퍼니 측이 부산의 한 안경원 상표 ‘윙크안경’을 상대로 낸 불사용취소심판은 올해 9월 대법원에서 패소로 끝났다.

회사는 일본의 성장세에 미국 적자와 국내 법적 분쟁이 맞물려 있다. 경영권 지분에 약 1,400억원을 책정한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경영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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